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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3일 토요일

룰루 선생님의 공연 초대

산골 어린이들의 재능 발굴 프로그램

가자마다 대학교 산하 아시아 태평양 문화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시는 룰루 선생님
올해 초 인문대 소속 여교직원들의 1박 2일 여행이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는데,
좋은 모임이나 행사, 공연이 있을 때면 늘 나를 초대해 주신다.
룰루 선생님의 시민운동가 겸 예술가 남자친구께서는
산골 오지의 어린이들 재능을 발굴,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계시는데,
지난 해  Merapi 화산 폭발로 피해를 입은 지역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계셨다.

산골 어린이들 중에서는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나
전통 춤, 노래, 악기 연주, 공예품에 이르기까지
그 지역에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문화를 부모, 혹은 조부모로부터 전수받아
어른 예술가 못지 않은 실력을 지닌 어린이들이 많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재능이 있는 산골 어린이들을 발굴하여,
공연을 통해 그 재능을 외부에 알리고,
학교나 후원 단체와 결연을 맺어주는 일을 하신다고...
신문에도 자주 실리는 멋진 분이시라고
룰루 선생님은 남자친구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고, 부러워 ㅋㅋ

어쨌든 3개월에 걸친 이 프로젝트 공연 중의 하나가 바로 족자에서 열리기 때문에
학교에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작은 마을로 룰루 선생님의 오토바이를 타고 갔다.
이런 좋은 공연을 보게 해 주셔서 룰루 선생님께 정말 감사했다.
룰루 선생님과 함께 ^^


아이들이 더위에 지치거나 탈진할 위험이 있어서 공연은 밤에 시작되었다.
저녁 7시 공연,
조금 일찍 도착해서 대기실에서 분장중이던 아이들을 만나보았다.
나는 색색의 전통복장을 한 아이들의 모습이 신기하고
아이들은 처음보는 한국인인 내가 신기하고 ㅎㅎ


마을 최고의 어른께서 직접 함께 와 주셔서
아이들의 분장과 의상 등을 꼼꼼히 챙기셨다.

쓱싹쓱싹, 단 몇 초면 아이들의 분장 완료
어르신께서는 아주 진지한 모습으로 분장에 임하셨다.


전통 공연은 3시간 넘게 지속되기도 한다고...
어린 아이들이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기를 기도하며
정성을 다해 분장을 해주고 계신 마을 어르신.

 드디어 공연 시작

룰루 선생님 남자친구 분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성인 공연 한 팀의 축하무대,
그리고 이어지는 오늘의 주인공, 우리 어린이들의 무대.

말 무늬 인형을 타고 행해지는 자바 전통 춤이었다

무대 한 켠에서는 인도네시아 전통 악기가 연주되고
구경 온 많은 외부인과 동네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신명나는 공연을 즐겼다.


아이들이 어찌나 열정적으로 춤을 추던지 저러다가 쓰러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아닌게 아니라 공연 도중 한 어린이가 탈진해 쓰러졌는데,
흠...
마을 사람들은 귀신이 들렸다, 즉 빙의 현상으로 믿고 있었다.
건장한 어른이 그 어린이를 들쳐메고 대기실로 옮겼다.
나는 긴장과 소음과 스트레스와 피로와 탈진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뭐, 이 춤을 추다가 빙의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고 하니,
그러려니 하면서 나머지 공연을 관람했다.


음악은 점점 빨라지고,
땀에 흠뻑 젖은 아이들은 무아지경이 되어 춤과 음악에 취해 있었고,
놀라운 열기를 내뿜었다.
아직 잘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정말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멋진 공연이었다.

수 백, 수 천, 아니 수 만의 다양한 문화를 지닌 인도네시아
나라도 넓고 인종도 많고, 언어도 다양한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인도네시아라는 이 나라,
각양각색의 문화를 지금처럼 지켜나갈 수 있기를... 



공연이 끝나고 간단히 식사를 하며 인사를 나누고, 또 두 분 사진도 찍어드렸다.
중저음의 낮은 목소리로 와줘서 고맙다며
다음 공연에도 꼭 와달라고 말씀하시는 룰루 선생님의 남자친구 분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었다.
저렇게 멋있고 보람 있는 일에 온 열정을 바치는
존경할 수 있는 남자,  완벽한 나의 이상형 ㅎㅎ

오늘 성공적인 공연을 마친 아이들이 무대 밖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밤 11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밤이 늦어 나는 아쉽게도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훨훨 도약할 미래를 기다리는 어린 천재들과
그들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이들의 앞날은 희망으로 가득 차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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