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자카르타의 병원
피트리 선생님의 약혼자 입원 ㅠㅠ
학과 사무실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었다.
피트리 선생님의 약혼자가 오토바이 사고로 집중 치료실에서 치료중이라고 한다.
그 날 몇몇 선생님들께서는 3시에 바로 문병을 가셨고, 나는 수업이 오후까지 있는터라
다음날 혼자 문병을 나섰다.
병원은 노보텔 맞은편에 위치한 Bethesda병원.
찾아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으나
병원 내에서 ICU를 찾기가 어려웠다.
병원이 낮고 넓게 지어져서 내부를 빙빙 돌았다.
병원 입구 모습
집중치료실은 구조가...
유리로 된 집중치료실 안에서 환자가 회복중이고
유리벽 뒤편에서 가족들이 환자를 지켜볼 수 있는 두 평 남짓한 공간이 있다.
이 좁은 공간에서 가족들이 걱정과 근심으로 환자의 회복을 기다리는데
집중치료실 커튼이 오후 12시와 6시 총 두차례 한시간씩 열린다고 한다.
이 때 환자 얼굴을 보기 위해 가족들은 모두 항시대기 모드로 들어간다.
들은대로 108호 병동을 겨우 찾았는데,
아이구, 살짝 열린 문틈으로 보니 어머님으로 보이는 나이든 여자분과 피트리 선생님께서
사이좋게 낮잠을 주무시고 계셨다.
에어컨도 없고, 실내는 좁고, 날씨도 무척 더웠는데
많이 피곤하고 지친 모습으로...
뭐... 책 보면서 한 20분쯤 그 앞에 쭈그려 앉아서 기다렸던 것 같다.
마침 약혼자의 누님이라는 분들이 오셔서 시끌시끌...
피트리 선생님과 시어머니 되실분께서 잠에서 깨어, 나를 보시더니 깜짝 놀라신다
가져간 음식들을 드리고,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
인도네시아어 책에서 문병 관련 챕터 본문을 한 번 읽고 가길 잘했다.
피트리 선생님께서는 예상 못하셨던지 눈물을 글썽글썽 하신다.
아이구 맘 여린 우리 피트리 선생님 얼마나 놀라셨을까?
어머님께서도 나를 어찌나 예뻐하시던지
피부도 희고 키도 크다며, 오랑꼬레아들은 어쩜 그렇게 다들 예쁘냐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금 빠른 속도로 달리던 피트리 선생님 남자친구께서 앞 차가 급제동하는 바람에
덩달아 갑자기 멈춰섰고 그 때 오토바이 핸들에 배를 심하게 부딪혔는데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왔다고 한다.
장출혈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피트리 선생님은 사고가 있던 날부터 계속 병원을 지키며 눈물로 밤을 새웠는데
얼굴이 반쪽이 돼 있었다.
두어 시간 대화를 나누다보니, 오후 6시 집중 치료실 커튼이 열릴 시간이 되었다.
남자친구 얼굴 보고 가라며 피트리 선생님도, 그리고 어머님도 나를 붙잡았다.
사진은 어머님이 찍으라고 하셔서...
이렇게 누워있는 환자의 모습을 한시간동안 지켜볼 수 있다.
내가 왔다고 약혼자에게 알렸더니, 이렇게
손으로 G.A.M.S.A.H.A.M.N.I.D.A를 만들어 보여주셨다.
와 나도 눈물이 핑 돌았다.
어서 빨리 나으셔야 할텐데...
다행히 며칠 입원해서 치료 받으면 좋아질거라고 하니, 한시름 놓인다.
학교 행사가 늦게 끝날때면 항상 피트리 선생님을 집에 바래다 주기위해 찾아오시던
인상 좋은 분이셨는데...
하루 빨리 완쾌하셨으면 좋겠다.
인도네시아 병원의 집중치료실...
두 번은 경험하고 싶지 않은 곳!
정말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느낀 날이다.
여기는 내가 몇 달 전 알러지 때문에 찾았던 족자의 인터내셔널 병원
어마어마한 규모에 깨끗하고 친절한 직원들,
현대적인 시설까지 갖추고 있었다.
Ring road Utara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이건 작년, 인도네시아 음식에 적응하기 전,
심한 장티푸스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모습.
보고서 마감일이라서 아픈 와중에도 컴퓨터로 작업했던 기억이 ㅎㅎ
가자마다 대학교 바로 앞에 위치한 Pantih Rapi 병원이다.
기독교 병원이고, 규모도 엄청 크고, 약도 잘 듣는 것 같다.
가깝고, 친절해서 내가 자주 이용하는(?) 병원.
그렇지만 대기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약간의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많이 아프다면 바로 응급실로 직행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
많이 아픈게 아니면, 미리 전화로 진료를 원하는 해당 과에 예약을 먼저 한 후
병원에 가서 역시 두 시간 정도 기다리고 바로 진찰 받을 수 있다.
타국 나와서 생활하면서 자기 건강은 정말 자기 스스로 챙겨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