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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4일 화요일

Maha mentor



고교생 멘토링 프로그램 참석을 위해 고등학교를 방문하다.


족자 인근 마글랑의 한 고교에서 컴퓨터 단원으로 복무했던 
코이카 협력 요원 강 군에게서 연락이 왔다.
"김 쌤 주말에 시간 되시면 저 좀 도와주세요
고등학교 가서 아이들한테 그냥 공부하는 얘기랑 한국 학교 얘기 좀 해 주시면 돼요
아 그리고 티비 촬영팀도 온대요"
원래 약속은 2시간 전에 갑자기 잡고, 정확한 설명도 잘 안 해주는 어리버리 강군 ㅠㅠ
난 그냥 그러려니... ㅋㅋㅋ
강 군은 고등학교 컴퓨터 선생님으로 활동하면서
기특하게도 자기 또래의 인도네시아 대학생들과 모여 
고교생들을 멘토링 해주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던 것이다.
인근 고교를 돌면서 학습 방법,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 대학과 진로에 대한 정보 등을
학생들에게 제공해주며 형처럼, 때로는 선생님처럼 
그렇게 나름대로 자신만의 활동을 해왔던 것이
입소문이 나서 '트란스7' 방송 프로그램 촬영 섭외까지 들어왔던 것이다.

약속 장소인 욕야카르타 공립 11 고등학교
이 학교의 모토와 비전
와우 국가적 이해와 글로벌 전망을 지닌 학교를 지향하는구나!

내가 부탁 받은 것은
한국에서도 선생님을 했던 경력과 UGM에서 실제로 대학생들을 지도해 본 경험을 살려
고등학생들에게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학교 생활이나 문화의 차이에 대해서 알려주고
한국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그들의 일상 등을 소개해 달라는 것이었다.
덕분에 족자의 고등학교도 방문해보고 학생들도 만나보는 기회도 얻고
게다가 티비 출연까지? ㅎㅎ
강군의 절친 고해 형(?)
일본 외무성 소속으로 족자카르타에 파견된 일본인 친구 코해이
이 친구도 이 날 일본인들은 사무라이 정신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는 이야기로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나랑은 가끔 테니스 치는 사이 ㅋㅋㅋ


아침에 도착해서 교실과 교무실, 교내 이곳저곳을 둘러 보았다.
아, 여성해방의 영웅 Kartini여사의 사진이 교실에 붙어 있었다.

저 남자분은... 
누구세요? ^^;;;

그리고 이 날 참석한 많은 마하멘토 소속의 대학생들은 이미 고교생들과 그룹을 지어
설문조사와 진로에 대한 상담, 주어진 과제 등을 해결하였다.
자신들의 대학생활로도 충분히 바쁠텐데
이렇게 뜻이 맞는 친구들이 모여 고등학생들에게 인생의 선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대견한 우리 인도네시아의 대학생들 ^^
옆에서 지켜보는 내 마음까지 흐뭇
인도네시아 고등학교의 책걸상
ㅎㅎ 짝꿍이랑 책상에 금을 그어서 나눠써야 되는 시스템이구나...
한국에서는 우리 부모님 세대의 책걸상이 저러했겠지?

쾌적한 환경을 갖춘 교무실


선생님께서는 우리를 위한 간식을 준비하고 계셨다.

드디어 촬영시작
이런 행사 진행이 처음이라 긴장 된다던 마하 멘토 소속 대학생
그러나 어찌나 재치있게  진행을 잘하던지... ㅎㅎ
내가 학생들 앞에서 이야기를 할 차례.
나는 한국 고3의 하루 일과를 설명해 주었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8시부터 5시까지 학교생활이 끝나지만,
우리 학생들은 아침 7시 0교시부터 시작하여 야간 자율학습 10시까지
모든 스케줄을 소화하고 과외나 학원, 독서실 등으로 옮겨 다시 보충 공부를 한다고,
한국의 학생들은 다른 그 무엇보다 공부에 목숨을 걸고
부모님들의 교육열 역시 무척 높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하지만 목표의식 없이 그냥 시키는대로 공부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한류스타 소녀시대나 2PM 이런 친구들도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것이 아니라 10대 초반부터 트레이닝을 받으며
학교 공부는 물론, 외국어, 노래, 춤, 매너 등
스타가 되기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한 친구들이라는 이야기도 함께...
(우리 어린 학생들은 그저... 한류가수들 이름이 나오자 흥분...^^;;;)

질의응답 시간도 갖고...
아, 학생들이 한국어학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질문을 해 주었다.
(이건 여담인데, 이번 가자마다 대학교 한국어학과 신입생 30명 정원 중에 
10명 내신성적 우수자를 먼저 모집했는데 600명이 지원. 
영문과 일문과를 제치고 인문대 최고의 경쟁률을 자랑했다.ㅎㅎ)

쭈뼛쭈뼛 사진을 같이 찍자고 다가오던 고등학생들

강 군한테 매일 어리버리하다고 구박만 했었는데
덕분에 이런 좋은 경험도 하게 되다니...
2주 전에 귀국했는데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헤어져서 아쉽다.
어쩜 마지막 인사도 공항에서 문자로 하니? ㅋㅋㅋ

이 날 만났던 많은 고등학생들 그리고 우리 대학생 멘토들에게도 
그리고 내 자신에게도...
김난도 교수님의 책을 인용해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시작하는 모든 존재는 늘 아프고 불안하다. 
하지만 기억하라, 그대는 눈부시게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