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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2일 토요일

UGM 한국의 날 축제 'KOREAN DAYS 2011'

한국어학과의 가장 큰 행사 '한국의 날'이 다가왔다.
우리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이미 한 달여 전부터 이 행사를 준비 해왔다.
이번에는 지난해와는 다르게 한인회의 도움으로 행사 규모도 커지고
한국 관광공사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초빙된 다양한 공연팀도 출연하여
더욱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이루어졌다.


학생들이 제작 배포한 포스터

1일 아침 첫 행사로 10시 세미나가 잡혀있었기 때문에
세미나 발표자인 나는 9시쯤 학교 강당으로 나가보았다.
새벽 2시부터 모였다는 열정적인 우리 학생들은
잠 한숨 못자고 스탠드 꾸미는 것을 마무리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부채춤 스탠드
이 공간에서는 전통춤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세미나장 앞
이 날 발표 주제는 Korean local wisdom으로 총 발표자는 세 명이 정해졌다.
니닝 선생님께서는 유교문화와 장남, 제사 등과 관련한 한국의 전통을
와힛 선생님께서는 단군신화와 한국인과의 관계를
그리고 나는 한의학에 대한 것들을 발표주제로 삼았다.

지난 해에는 K-pop을 주제로 하여 영어로 발표했었는데,
주제가 쉬워서 좀 더 편했던 반면,
이번에는 한의학의 기초 사상과 역사와 종류와 현대의학과의 차이, 유용성 등
한국어로도 설명하기 힘든 것들을
인도네시아어로 발표하려니 여간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니었다.
많이 준비했음에도 아쉬움이 남는 세미나였다.


한글 배우기 스탠드에서는 1,2 학년 학생들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글 자모 교육을 하고 있었다.
스탠드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가 붙잡힌 나도 ...

ㅎㅎ 이렇게 수업을 급하게 진행하게 되었다.
옆 무대에서는 댄스 경연대회가 열리고 음악소리는 시끄럽고
강당은 쩌렁쩌렁 울리는 와중에
초급한글 수업을 하려니, 한 타임 마치고 난 내 목소리는.....;;;
그래도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쓴 종이를 들고 스탠드를 나설 때 이들의 만족하는 눈빛이란 ^-^

인기만점의 한국음식 스탠드
비빔밥 주먹밥 떡볶이  한국과자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 학생들 새벽부터 열심히 요리하더니...
맛은 못 봤지만 두 시간만에 매진되었다는 얘길 들으니
음... 맛이 보통이 아니었나보다 ㅎㅎ

남아있던 한국과자들 모습만 카메라에 담았다
나름 수입과자?이므로 한국보다 더 비싼 편인데...
그래도 한국의 날이니만큼 사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아, 카라멜콘과 땅콩! ㅜㅜ

사물놀이 스탠드
찾아오신 손님들보다 우리 학생들이 더 신난 모습이다


지난 해에 3일 동안 5천 명이 다녀간 성공적인 축제
올해는 축제 규모도  커진 만큼 그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공식 집계 인원이 나오면 그 때 업데이트 하기로...

한복 입어보기 스탠드
찾아온 방문객들의 줄이 어찌나 길던지...


그리고 저녁시간
간단히 한 시간 가량의 식사와 휴식 시간이 주어지고
우리는 7시 5분 선생님들의 무대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기 위해 과사무실에 모였다
지난 2주 동안 5번 모임을 통해 열심히 연습한 원더걸스의 노바디와 인도네시아의 트롯(?)
이 두 곡을 열심히 안무 맞춰서 준비해왔다.
학생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로...
그런데 과사에서 나는 또 한번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고야 말았다.


물론 하루 다섯 번 올리는 기도가 일상생활이 되어 있다고는 하나
저렇게 옆에서 춤 연습하고 한쪽에서는 경건하게 기도를 올린다는게....
나는 입이 벌어질 정도로 놀라웠으나
선생님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쿵짝쿵짝 노바디 노바디 벗 유~
춤을 열심히 연습하셨고,
니닝 선생님께서는 열심히 절을 하셨다.

......................................................................
과사무실 안에선
이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나만 더 신기한 사람이 되는 분위기...


어찌됐든 마지막 점검도 마치고
의상도 갈아입고 우리는 드디어 공연을...
ㅎㅎ

공연 모습

평소에 얌전한 모습으로 수업하고 과제만 잔뜩 내주시던 선생님들이
이렇게 무대 위에서 열심히 코믹댄스를 추는 모습에
학생들은 이날 완전 광란의 도가니였다.
선생님 선생님 사랑해요를 외쳐대는 우리 사랑스런 학생들
첫 스타트도 틀리고 춤 순서도 섞이고
뒤죽박죽 어설픈 공연이었지만
너무나 좋아해주는 학생들 덕에 우리 선생님들도 정말 감동 그 자체

이 날 모인 모든 사람들과 '사랑해요'를 외치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우리 뒤로도 밴드와 여러 공연들이 있었지만
우리만큼의 환호를 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ㅎㅎ

그리고 3일째 되던 날은
한인회의 협조로 공연이 이루어지는 'Korea towards you'행사
세계 무대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한국의 B-boy댄싱팀인 고릴라 크루 멤버들이
이 멀리 인도네시아의 족자카르타에까지 공연을 위해 와 주었다.
생전 이런 공연을 실제로 본 적 없었을 우리 학생들과 일반 방문객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듯 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 집필활동에 바쁘신 이외수 선생님께서 오신 줄 알고... ㅎㅎ
농담이고...
정말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 하루였다.

홍대 전용관에서 드로잉쇼 'HERO'를 공연하고 있다는 네 분
음악과 춤과 컬트와 예술이 어우러진 멋진 무대였다.
마지막에 석굴암과 족자의 보로부드르 사원을 그린 멋진 그림은
정말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 먼 곳까지 와주신 모든 출연자분들...
족자의 우리 학생들, 한인들, 그리고 그 날 행사를 지켜 본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남기고 가셨다.

아, 갑자기 홍대 앞에 가서 떡볶이도 먹고,
좋은 공연들도 보고 싶어졌다.

이렇게 3일간의 한국의 날 행사가 모두 끝났다.
목요일 마지막 행사를 마치고 나니, 12시.
그동안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쉬지도 못했을 우리 학생들은...
이날도 끝가지 귀가하지 않고 남아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눈물도 보이고 박수도 쳐주고, 서로 아쉬움을 달래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그 동안 문제도 많고 다툼도 많았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큰 행사를 치름으로써,
이들은 더 멋진 어른으로 한 발 다가갈 수 있으리라...

정말 기특하고 대견한 우리 학생들, 
"선생님, 너무 피곤해요, 내일 수업이요...??"
하고 묻는 우리 학생들에게 나는 금요일 두 과목의 휴강 소식을 알렸고,
학생들은 또 한번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그렇게 그 밤이 마무리 되었다.
"내일 수업 휴강하는 대신 조건이 있어요.
한국의 날 행사가 끝난 후 느낀점 감상문 레포트 써 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