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프팅과 동굴탐험을 동시에
Cave tubing @Goa Pindul
족자카르타에 처음와서 가르쳤던 2학년 학생들 40여 명은,
이제 벌써 4학년 졸업학기가 되어 논문이다 아르바이트다 각자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가장 정이 많이 가고, 또 나를 참 많이 따랐던 우리 4학년 학생들이
모처럼 족자 인근으로 야외 나들이를 준비중이라며 나를 초대했다.
3월 8일 수요일 아침 6시,
우리 집 앞으로 나를 데리러 온 예옌의 오토바이를 타고 학생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학생들은 승합차도 한 대 빌리고 도시락도 싸고 제법 준비를 많이 했었다.
그리하여 우리가 향하는 곳은 바로....
Gunung Kidul 에 위치한 Pindul 동굴이다.
2009년부터 관광지로 개발되어 일반에 공개된 Goa Pindul(goa는 인니어로 '동굴'이라는 뜻)
지역은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500미터 길이의 강이 흐르는 동굴이다.
이곳은 Cave tubing이라는 야외활동으로 입소문이 나있는데
고무튜브를 타고 강물 위를 둥둥 떠다니며
박쥐나 석회 바위 등의 동굴 생태도 탐험하면서 물놀이도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매력적인 관광지이다.
족자에서 50킬로미터 떨어져있으며 로컬 커뮤니티에 의해 운영된다.
장비 대여와 동굴로 이동하는 차량 제공, 간단한 교육 등을 맡아서 해 준다.
학생들과 함께 이용한 패키지 프로그램은 1인당 Rp.75,000 상품이었는데
2킬로미터 강 투어와 동굴 탐험, 그리고 점심이 포함되어 있었다.
소요 시간은 약 2~3시간 정도.
튜브 래프팅을 하기 전 구명복을 착용하고 간단한 주의사항을 숙지하는 중.
나만 바짝 기합들어갔어 ㅎㅎ
장난이 무척 심하고, 농담도 재미있게 하시던 젊은 교관님 ㅎㅎ
가자마다 대학교 한국어학과에서 왔다고하니
나와 우리 학생들에게 참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여고 시절...
매년 여름 수련회에 참가할 때면,
나는 항상 활동적이고 재미있는 젊은 교관님에게 반하곤 했었지
큰소리치고 혼을 내기도 하고, 무서운 모습을 보이지만
1박 2일 수련회를 마치고 헤어질 때면 그사이 정이들어 눈물을 훔치게 만들던 그 분들...
젊은 교관들보다 한참 나이를 먹고, 학생이 아닌 선생님의 입장이 되어버린 지금은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만 지을 뿐...
2킬로미터 강 투어를 시작하기 전 단체컷
이때는 알지 못했다.
태양에 두 시간동안 온 몸을 그대로 맡긴 채 신나게 튜브 래프팅을 한 후,
얼굴과 온몸에 우리 모두 화상을 입게 되리라는 것을...ㅠㅠ
본격적인 동굴 탐험에 들어가기 전 강에서 튜브를 타고 래프팅을 하게 되는데
다같이 손을 꼭 잡고 한 줄을 이루어 강을 타고 내려간다.
도중에 물살이 빨라지면 한 사람이 강물에 빠지기도 하고, 물을 많이 먹기도 했지만,
모처럼 어린아이처럼 들뜨고 신난 우리는 소리를 질러대며 즐거워했다.
중간에 폭포를 만나서 찰칵
3월 우기의 끄트머리에서 불어난 강물 때문에 더욱 즐거운 래프팅을 할 수 있었다.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다.
목적지로 향하는 그 길에 그 아무리 거센 물살을 만나고 험한 바위에 부딪힌다 할지라도
우리 지금 잡은 이 손 절대 놓지 말자.
가자마다 대학교 한국어학과의 이름으로 만난 우리는... 하나...
처음 해 보는 튜브 래프팅에 나는 정신이 혼미.
이렇게 재미있는 레포츠를 그 동안 모르고 살았단 말인가 ㅎㅎ
초대해 준 4학년 학생들에게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점심으로 제공된 Mie ayam을 맛있게 먹고
(인도네시아식 닭국수 요리)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동굴 탐험이 이어졌다.
동굴 입구
약 50미터 길이의 동굴 안으로도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폭의 강이 끊임없이 흐른다
종유석? 석순? 석주?
흐음... 중학교 때 배웠는데....;;;
석회 동굴에서 자라는 석회주들...
천장에 매달린 것들이 떨어지는 일은 없겠지 설마?
바위 틈 곳곳은 박쥐의 서식지...
박쥐들 날아다니고 난리도 아녔음....
한 30분 동안 천장만 바라보았더니 고개가 어찌나 아프던지...
하지만 너무나 진귀한 구경을 해서 좋았다.
나름 진지하게 석회 동굴 탐험을 마치고 동굴 출구 부근에서 바위에 올랐다.
용감한 졸업생 치코의 점프 시범
"이렇게 뛰어보시라고요!"
철푸덕 점프를 한바탕 하고 다시 돌아온 치코가 내게도 뛰어보라고 부추겼다.
"저길 들어가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몰라, 어머나!!
내 뒤로 용기 얻은 우리 여학생들!
푸트리 입수
페비도 입수
ㅎㅎ
Cave tubing으로 신난 우리들
족자로 돌아와 뒷풀이로 학생 집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얼굴과 팔다리는 벌겋게 익어서 따끔따끔 쓰라리고 아팠지만,
좋은 추억 하나를 더 만들어서 행복했다.
3월 말이면 2년 동안 정들었던 족자카르타에서의 코이카 활동을 끝내고,
가자마다 대학교와 또 사랑하는 우리 학생들과도
이별을 해야하는 이 시점에서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함께한 즐거운 여행이었다.
Location.
Bejiharjo, Karangmojo, Gunung Kidul, Yogyakarta, Indone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