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 검색

2014년 2월 4일 화요일

제 2의 발리, 순수함이 남아있는 롬복 Lombok(mataram) 여행기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좋은 점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희야를 행복하게 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아름다운 여행지가 인도네시아 곳곳에 많이 숨어있다는 것.

남들은 평생에 한두 번 갈까말까한 아름다운 휴양지를 
이곳에선 마음만 먹으면 주말에라도 훌쩍 다녀올 수 있다

이번에는 설연휴에 맞춰 아침에 떡국 한그릇 먹고 
훌쩍 비행기에 몸을 싣고 롬복으로 향했다.

지도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DvgF&articleno=910037

롬복은 발리 옆에 위치한 섬으로 제주도의 2.5배 크기에 해당하며 
아직은 발리만큼 관광시설이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깨끗한 자연환경을 지닌 아름다운 섬이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섬 베스트3' <영국 BBC>
'숨막힐 듯 멋진 비밀의 섬' <뉴욕타임즈>
'10대 허니문 파라다이스’ 세계 최고의 여행 전문지' <론리 플래닛>

이러한 수식어가 붙는 롬복은 발리와 비행기로 30분 거리이며 
배편을 통해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국제공항이 있어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도 입국이 가능하다.
자카르타에서는 약 2시간이 걸렸다. 

발리는 명실상부 세계적인 관광지로 이름을 널리 떨치고 있기 때문에
조용한 휴양지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시끄러운 곳일 수도 있다.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특히 한국인 관광객이 매우 드문 롬복은
신혼여행지가 될만한 멋진 섬이었다. 
3시 비행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저녁 6:50분 비행기를 타고 
롬복섬에 도착하고 보니 현지 시간으로 11시 ㅠㅠ
(자카르타보다 1시간 빠르고,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공항택시를 타고 Senggigi에 위치한 숙소로 향했다.
우리가 머물 숙소는 Sudamala vila
(www.sudamalasuitesvillas-senggigi.com/‎)
너무 밤늦게 도착한다는 것이 아쉬울 뿐...ㅠㅠ

하지만 밤에 바라본 숙소도 너무나 멋졌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빌라형태의 숙소였는데,
너무나 예쁜 카페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묵은 216호 입구의 모습 ㅎㅎ
예약 때 내 이름과 아이디를 사용했더니,
미스터 김 되어버렸네 ㅎㅎㅎ

방도 모던하면서 깔끔하고 너무나 예뻤는데, 


특히 욕실겸 드레스룸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다음날 입을 의상을 욕실가운 앞에 걸어 놓으니 안성맞춤ㅎㅎ


호야, 이리 와봐요.
거울보고 우리 신혼부부 놀이해요!ㅎㅎ
허니문 코스프레 중인 결혼한지 1년 5개월 차 부부 

밤에 파도소리 들으며, 바닷바람 쐬며,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고, 알콩달콩 깨볶고 콩볶는 사이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커튼을 열어젖히는 순간
와 하고 작은 탄성을 질렀다.
수영장 너머로 탁트인 바다...
옆에서 내 손 잡아주는 사랑하는 사람...
우르르 몰려오는 파도소리와 기분좋은 바닷바람...

이런 멋진 풍경과 함께 맛있는 아침식사도 얼른 하고파ㅎㅎ
2월초는 아직 우기가 끝나지 않은 때라서 쨍쨍 햇볕을 기대할 수는 없다.
생각했던 새파랑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였다.

 
밥 좋아하는 호야는 인도네시안 스타일 나시고렝 아침식사
빵 좋아하는 희야는 아메리칸 브랙퍼스트로

느긋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리조트 프라이빗 비치로 산책을 나섰다. 
안락하고 좋으면서도 가끔 한편으로 씁쓸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 
바로 리조트들이 끼고 있는 프라이빗 해변이다.
호텔 계열사들이 많은 자본을 투자해서 직접 개발했고, 
아름답게 관리하기 위해서 해변에 출입을 제한하는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여러 동남아 휴양지들은 모조리
호텔이며 빌라며 돈많은 외국인들이 섬의 주인행세를 해서
정작 원래 땅주인인 현지인들은 이런 아름다운 풍경은 제대로 감상할 수도 없다. 

실제로 필리핀에서는 원주민들을 몰아내고 섬을 개발하기 위해 
돈많은 호텔 계열사들이 악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고...
보라카이 아티족의 젊고 똑똑한 청년 지도자 덱스터가 살해당한  
기사를 읽고 분노한 적이 있었다. 
(보라카이의 눈물 기사 - http://tjffldk.tistory.com/18074)
아이고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네...

다만, 외국자본이 도상국에 투자하면서 지역민들을 내몰지 않고 
일자리도 제공해주고, 지역개발에도 힘써주기를... 
또한 우리도 여행 오며가며 명품 립스틱, 화장품 덜 사고 
주민들이 만든 수공예품 선물 사기!
그렇다고 이상한 약 같은거 말고 ㅎㅎㅎ

이날 날씨 흐렸는데도 바닷가 산책할 때 팔이랑 얼굴이랑 많이 그을렸다.



다시 빌라 수영장으로 돌아와서...
발리 플라워 주워다가 장난도 치고
머리에도 꽂아보고 수영도 하고...

여유롭게 오전 내내 누워서 책도 읽었다.
여행와서 기껏 읽는다는 책이 안어울리게 '유엔미래 보고서'  ㅋㅋㅋ
요즘 읽고 있는 책인데 엄청 재미있다
오후에는 롬복 섬에서 길리 섬으로 이동했다.

롬복까지 왔다면 반드시 가봐야 한다는
길리 3총사
길리 트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아이르(길리는 작은섬이라는 뜻이라고 함)
섬 중의 하나인 길리 트라왕안으로 숙소를 옮겨 1박 했는데...
길리 트라왕안은 다음번 포스팅에서 올리기로 하고

다시 롬복이야기로...

여행 마지막 날 
길리 섬 여행을 마치고 롬복 섬으로 돌아오니 낮 1시였다.
비행시간까지 약 6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고,
우리는 아이폰 충전기를 되찾기 위해 다시 수다말라 빌라에 들렀다. 
(어저께 빌라에 놔두고 퇴실 ㅠㅠ 
다행히 친절한 직원분들이 잘 챙겨주셨다.
이래서 퇴실 때는 베개맡에 팁을 항상 두고 나와야 하는거구나.. ㅋㅋㅋ)

 



요 멋진 수영장은 쉐라톤 승기기

수다말라 빌라와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롬복에 가장 먼저 지어진 대형 리조트단지라고...
규모가 꽤 컸다.

호텔은 오래돼서 조금 낡은 느낌이 났지만
수영장이 크고 너무나 멋있었다.



쉐라톤 호텔의 해변

캬~ 정말 멋진 곳에 자리잡고 있구나...

뒤에 산 있고 앞에 바다 있고 완전 풍수지리에 따른 입지조건ㅋㅋ


이제 공항으로 떠나야 할 시간
호텔이 커서 그런지 호텔 앞에 택시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었다.
택시 기사 아저씨께 롬복 전통 음식으로 가장 유명한 식당에 데려다 달라고 했다.

택시 기사님이 사무실에 무전까지 쳐서 물어가며
소개해 주신 식당인데 너무 맵고 짜서... ㅋㅋㅋ


롬복 스타일로 요리한 생선 구이랑 닭구이를 먹고
너무 맵고 짜서 
떼보톨 많이 마시고... ㅋㅋㅋ





 공항을 향해 이동중에 찍은 사진
저 트럭이 교통수단이냐, 이사 가는 거냐, 무슨일이냐 하고 여쭤보니
택시 기사님이 말씀해 주시기를...
롬복의 전통 결혼 풍습은 신랑 마을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온 가족이 저렇게 신부쪽 마을로 이동해 와서
신부의 동네를 흥겨운 음악과 온가족이 함께 한바퀴 돈다는 것

아니나 다를까 Senggigi 해안가 지역을 벗어나 마을쪽으로 진입하니
이런 잔치 행렬을 볼 수 있었다.



다들 한껏 멋을 부리고 흥겨운 잔칫날을 즐기고 있었다. ^^


가다가 소나기도 내렸는데, 행렬은 전혀 멈춰지지 않았다.

롬복 공항에 도착



거센 비로 앞에 Citi link 비행기는 두 대나 연착되어 있었는데
다행히 우리 비행기는 제시간에 자카르타를 향해 떠났다.

다음번에는 더 여유로운 일정으로 와서
인도네시아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린자니 산에 트래킹도 가고
다이빙도 실컷 하고 푹 쉬다가 오고 싶다.
안녕 신비로운 섬 롬복~ 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