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 검색

2013년 1월 17일 목요일

자카르타 홍수났어요!

반지르~ 자카르타

'반지~르~'라는 말은 인도네시아어로 '홍수가 나다', '물에 침수되다' 
라는 뜻인데
비가 많이 내려 홍수 피해를 입은 곳과
'반지~르~'라는 어감이...
참, 잘 어울린다.
요며칠 계속된 비
보통 열대우림 기후는 한 두시간 반짝 비오고 그치는게 정상 아니던가?
그런데 요며칠 자카르타와 인근 도시의 날씨는 정상이 아니었다.
하루에 대여섯시간 이상 아니 어떨 땐 하루종일
근 2주 이상 집중호우가 계속되었고
인근 바다는 풍랑이 거세어 화물선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태풍처럼 바람도 거세게 불고...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자카르타의 절반 가량이 물에 잠기고
(4미터까지 침수된 곳도 있다고)
11만 명 가량이 대피한 상태라고 한다

어제도 밤새 내린 비로 
아침 출근길의 교통체증을 예상하고 학교로 발길을 향했는데 
아이구 오늘은 정말 심각했다.
 보통날보다 매우 심각한 교통지옥이 펼쳐져 있었다

서너시간을 그냥 차안에 갇혀 시간을 보내고 있으려는 찰나
드디어 심각한 피해 상황이 눈 앞에 펼쳐졌다.
오마이갓~
도로가 침수되어 차들이 엉금엉금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
주요 도로와 철도가 모두 침수된 상태다ㅠㅠ
조금 높은 지대의 고속도로는 그나마 다행
저 아래쪽으로 보이는 자카르타 도심의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도로 유실, 주택 침수, 곳곳의 도로와 철도 폐쇄,
공항 마비, 교통체증, 직장과 학교 결근 등
자카르타는 오늘 몸살을 앓았고 
결국 오늘을 긴급재난일로 선포하고 임시 공휴일로 지정.


세시간 넘게 도로에 갇혀 있다가 수업이 휴강되었음을 알고 집으로 향하는 길
고속도로의 지대가 살짝 낮은 부근을 지나는데 
어른 정강이 높이로 침수된 도로를 차로 지나가야만 했다.
중간에 차가 멈춰서버릴 것만 같고
어찌나 겁이나고 무섭던지
기사 아저씨와 나는 차 안에서 연신 기도를 해댔다. ㅜㅜ
'제발 무사히 집에 가게 해 주세요~'
이런 고비를 세 번이나 겪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말로만 듣던 자카르타의 반~지~르를 직접 경험한 날~
ㅜㅜ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하루였다.


자카르타 포스트의 기사

Floodwaters inundate the Hotel Indonesia traffic circle area in Central Jakarta on Thursday. Several thoroughfares across the city were paralyzed by flooding. (Antara/Widodo S Jusuf)
Floodwaters inundate the Hotel Indonesia traffic circle area in Central Jakarta on Thursday.
 Several thoroughfares across the city were paralyzed by flooding. (Antara/Widodo S Jusuf)


자카르타 최고 중심지 호텔 인도네시아 앞 분수대가 이런 상황~!!

이번 홍수로 침수피해를 입은 자카르타 시민들(11만 명...)
모두 힘을 내서 빠른 시일내에 복구가 이루어지길...

그나저나 이런 우기가 2월까지 지속된다고 하는데
 어휴...
컴퓨터를 하는 지금 이 시각에도 밖에는

비가 내리고~ ♩♪
ㅠㅠ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2013년 1월 11일 금요일

메리 크리스마스 자카르타 그리고 새해맞이

작년 성탄절에 족자에서 올린 블로그 포스팅을 다시 읽어보니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 여름옷을 입고 설 날도 올해가 마지막이겠지...'
하는 글귀가 있었다.

마지막? ㅎㅎ 인생사는 참 모르는 것.
그때만 해도 나는 인도네시아 생활을 정리하고 
올 봄에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으니까...

자카르타의 다른 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의를 하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해서 
자카르타 교민으로서의 삶을 살게 될 줄이야...

어쨌든 나는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여름옷을 입고 트리 옆에 섰다.
메리 크리스마스~

자카르타의 크리스마스는 족자의 것보다 훨씬 화려했다
건물마다 예쁜 트리장식도 많고
갖가지 이벤트도 많고...

그랜드 인도네시아 몰 앞의 트리
진짜 화려하고 예쁘다 역시 자카르타 최고의 백화점다운 모습
많은 사람들이 트리와 조명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크리스마스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Pacific place 로비에도 산타의 썰매가 떴다.
아, 실제로 보면 더 멋진데...

아마루에 짜장면 먹으러 갔다가 만난 산타와 얼굴 까만친구
근데 이 친구는 정체를 모르겠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임페리얼 호텔에 맛있는거 먹으러 갔는데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호야 말로는 자기가 호텔 전체를 빌렸다나 푸하하

스테이크랑 와인도 함께 하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맘껏 즐겼다.

그리고 드디어 2012년의 마지막 날,
송년회 음식장만을 하느라 하루종일 피곤한 하루를 보내다가
12시가 되기 전 함께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러
연말 파티가 열리는 RJ's club에 갔다.

클럽 전체가 들썩들썩 축제분위기였다.
갖가지 소품들에 예쁜 풍선과 고깔, 피리와
새해 카운트용 커다란 모니터...
그리고 무료 음식들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게다가 거기서 강남스타일 댄스 경연대회를 하는거다
우리가 한국인임을 눈치챈 디제이가 직접와서 
우리 커플에게 참가할 것을 권유했고
얼떨결에 따라나간 무대에서 우리는... ...
.......

 오오오오오~
오빤 강남스타일~ 

 신나게 말춤을 추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결과...
강남스타일 댄스경연대회 우승 
히히히
Rp 500,000dp 상당의 상품도 받았다.

오예~

신나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모든 사람들과 얼싸안고 기뻐하고 서로 인사 나누며
그렇게 새해를 맞았다.

2013년 계사년 새해에는 
앞으로 어떤 일들이 우리 앞에 펼쳐질까? 

해피 뉴 이어~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