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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24일 목요일

자카르타

희야의 자카르타 생활기 시작


족자카르타의 한적함 속에서 2년을 보낸 
시골 여선생 희야의 자카르타 생활기가 시작됩니다. 
ㅎㅎㅎ

2년 동안 '느림의 미학'을 완성의 경지까지 끌어올리려던 희야가
교통지옥 세계1위, 인구수 폭발, 빈부격차의 지존인 복닥복닥 자카르타에서 
잘 적응하고 무사히 지낼 수 있을런지 ...


'자카르타'하면 떠오르는 것,

인도네시아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

100미터를 40분 걸리게 만드는 심각한 교통체증.

우기만 되면 저지대는 늘 Banjir~ 홍수에 물난리.

1년에 3분의 1은 이래...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형 쇼핑몰들과 화려한 번화가.
그 이면에 현지인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



뭐야, 왜 다 부정적인 것들이지? ㅜㅜ
자카르타의 장점은 살면서 차차 찾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아, 자카르타 투어를 위한 관광명소를 뽑아 보자면,

시내에 위치한 독립 기념물과 광장
자카르타의 상징인 모나스(MONAS;Monumen Nasional, 독립 기념물)
근데 저 꼭대기의 불꽃 모양 조형물이 순금이라는게 사실임?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 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함.
희야는 아직...


볼거리도 풍부하고 공부할 것도 많은 국립 박물관 (Museum Nasional)
두 번 다녀왔음...

대통령 관저
그냥 스윽 지나가면서 보면 됨.


자카르타 북부의 해안 쪽에 위치한 안쫄(Ancol) 유원지

안쫄 유원지에서 배로 한 시간이면 오케이인 
예쁘고 작은 섬들(Pulau seribu;천 개의 섬)
실제로 섬이 천 개는 아님...


또 자카르타 근교인 보고르 Bogor에 위치한 동남아 최대의 식물원

시내와 가까운 곳에 따만 미니, 따만 사파리,
근교의 저렴한 골프 연습장 등등등...

와우~ 정리해 놓고 보니 자카르타 꽤 매력적이고 
다양한 얼굴을 지닌 도시라는 생각이 새삼. ㅎㅎ

게다가 6월부터 7월 14일까지는 시내 다수 점포들이 참여하는 
그레이트 세일 기간이라고...

앞으로 자카르타에서 펼쳐질 생활들이 흥미진진한걸~
자카르타. 천천히 정을 붙여봐야겠다.

위의 모든 장소들은 나름 정성을 담아 찬찬히 다 포스팅할 계획.

할로~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대사관과 비자 발급

희야가 족자카르타의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지 어언 한 달,
그 동안 한국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달콤한 휴가를 보내며 
5월 자카르타 복귀를 앞둔 어느날,
(4월 한달 동안 희야에게 엄청 중요한 일들이 일어났지만, 차차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한국의 봄날은 이 사진 한 장으로 대체...)
봄바람 휘날리면~ 흩날리는 벚꽃잎이~ 울려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5월부터 자카르타 소재의 Gunadarma 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의를 하게 된 희야.
오예~
"그래, 앞으로는 자카르타 생활기가 펼쳐진다!" ㅎㅎ

비자와 여권 업무를 모두 도맡아 처리해 주던 코이카와는 달리
이번에는 내가 직접 이런저런 서류들을 준비해가며 많은 것들을 알아갔다.
일단, 가장 중요한 비자 문제!

나는 6개월 체류가 허가되는 사회문화 비자(비영리 목적)가 필요했다. 
이 비자를 발급받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현지 기관(학교, 어학원 등)에서 인도네시아 이민국에 비자 케이블을 요청해 놓으면,
케이블(초청장)이 한국의 인도네시아 대사관으로 연결이 되고,
우리는 여권을 가지고 대사관으로 가서 접수를 한 뒤, 
사흘 후에 비자를 찾기만 하면 된다.
이 때는 보통 여권, 항공권, 사진 2장 정도만 준비하면 된다.

그런데 나의 현지 코워커 Wiryana씨께서는...
(3월 30일 족자를 떠나던 날, 구나다르마 대학교에 인사하러 갔을 때의 사진)

사회문화 비자에 케이블 요청까지는 필요 없다면서
몇가지 서류들만 들고 대사관을 방문하라는 거다 ㅜㅜ
한국 사람들, 여행사에서는 다들 케이블이 필수라던데....ㅜㅜ

Wiryana씨께서 준비해 주신 서류는 다음의 것들,
구나다르마 대학교측에서 나의 신분을 증명하는 서류와
 구나다르마 대학교와 경기과학대와의 MOU서류, 
나의 급여를 일체 경기과학대에서 지원한다는 재정지원 서류, 
별도로 Wiryana씨께서 준비하신 permohonan visa(비자요청서)
이 서류들만 가지고 비자를 받으러 가라고 하시는 거다.
이거 준비해 주실 바에 차라리 케이블 요청해 주시지...ㅜㅜ

비자 대행사와 대사관 직원과도 통화를 해보았으나
모두들 비자 케이블 이야기만 자꾸 하면서 비자발급이 어렵다고 했다.
나는 중간에서 어리둥절하고 마음만 급해진 상황.
어쩌라고~!!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다시 전화를 걸어 현지인과 통화를 한 후에
위의 서류들이라면 발급 가능하니 대사관을 방문하라는 허락이 떨어졌다.
 오홍, 케이블 없이도 발급이 가능하구나~!!


비자 발급 업무는 3시까지만 가능하다고 하니, 서둘러 고고씽~

9호선 샛강역 3번 출구로 나와 200미터 정도 직진하면 
오른쪽에 멋진 인니 대사관 건물이 보인다.

그런데 우리는 요 멋진 대사관 본관 건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왼쪽으로 돌아서 10미터 정도 더 들어가면 비자 업무를 보는 영사과가 따로 있다.


창구가 5개 정도 있는데 모두 한국말이 가능한 인도네시아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비자 요청서를 이렇게 2부 작성하고, 3*4 사진도 2장 필수, 여권과 함께 창구에 제출한다.
그리고 비자 발급 비용 45달러를 약 150미터 밖에 있는 외환은행에 가서 내고 와야 하는데,
3시 즈음에 이 부근을 쌩쌩 달리시는 분들은 
비자 받으려고 외환은행 다녀오시는 분들인듯... ㅋㅋ
나 역시도 쌩쌩~~

대사관 본관 1층
본관 건물은 보통 비자 발급 받을 시에는 갈 필요가 없기는 한데...
나는 케이블 없이 비자 요청하는 거라
내 서류가 대학교 측에서 보낸 서류들이 맞는지 다시 한 번 공보과 직원을 만나
확인받는 작업이 필요했다.
만나서 서류도 면밀히 검토하시고, 이것저것 질문도 하시고는
내 서류에 확인 사인을 해 주셨다.

인도네시아 분위기가 물씬 풍기도록 멋지게 장식을 해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비로소 비자 발급 접수가 끝나고 나는 사흘 뒤에 다시 대사관을 찾아가
비자가 찍힌 여권을 받아 왔다.
그리고 비자 발급 이틀 후에 자카르타로~~

시간과 수고를 아끼려면 대행사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비자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가 워낙 커서... ^^;;

하지만 나는  이번 기회에 비자 공부도 더 하고, 
경기과학대학교 측의 경비도 절감해 드리고 ㅎㅎ

이제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인도네시아로 갑니다.



족자카르타 안녕~ 가자마다 대학교 안녕~

족자카르타에서의 마지막 날

영원히 시간이 멈춰버린 듯, 
한가롭고 아무 걱정없이 행복하기만 하던 족자의 생활도 어느덧 끝이 다가왔다. 
흑흑ㅜㅜ
2년이라는 시간도 돌이켜보면 찰나구나...
현재 군인인 분들에게는 영겁의 시간이겠지만... 

나는 원래 예정된 5월보다 조금 일찍, 3월 말 귀국하게 되었다.
그래서 3월 한 달은 그 동안의 업무를 마무리하는 각종 보고서와 서류준비,
인수인계와  개인신변 정리 등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1학년들과의 마지막 수업이 있던 날,
아침 수업에 빈 자리가 많아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뒤늦게 들어온 학생들의 손에는 케이크와 각종 음식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송별회 때 꼭 빠지지 않는 Tumpeng까지 등장하는 것이었다.

아이고 우리 학생들 ㅠㅠ
무슨 돈이 있다고 이렇게 십시일반 돈을 모아 깜짝 송별회까지 열었다니~ 어흑!
그동안 감사했다고 말해주는 학생들 때문에
나는 막 눈물이 앞을 가리고... ㅠㅠ

Tumpeng 의 가장 꼭대기를 자르는 의식은 떠나는 이의 몫이다.
나는 울어서 빨개진 눈을 꿈뻑이며 정성스레 Tumpeng을 잘랐다.

그리고 남은 음식들을 모두 함께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우리 신입생들과는 함께한 시간도 길지 않고
정말 잘해준 것도 없는데 이렇게 멋진 송별회를 열어주다니...
꼭 다시 만나요~!
한국어 공부 지금처럼 열심히 하세요~!

D3 학생들에게도 멋진 바틱 드레스를 선물로 받고
학생들의 성원에 그 자리에서 직접 입어보고 사진까지... 

'이렇게 가는 날까지 나는 받기만 하는군요.
정성어린 선물도, 따스한 관심도, 넘치는 사랑도 말예요.
영원히 잊지 않을게요.'


그날 저녁에 있었던 선생님들과의 저녁식사 시간.
이혜나 선생님의 송별회가 열렸던 바로 그 식당에서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되었다.

'Ibu kita Kim EunHee jangan pergi~'
이부 카르티니 노래를 개사하여 
이부김 한국에 가지 말라며 장난스런 노래를 부르시던 학과장님.


니닝 선생님께 바틱 손수건도 선물로 받고...
피트리 선생님께서는 너무 많이 눈물을 흘리셔서
나도 같이 끌어안고 펑펑 울어버렸다.ㅜㅜ


이렇게 족자에서의 잠 못 이루는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9시 비행기를 타려고 공항으로 출발하는데 예옌이 비행기 시간을 묻는다.
공항에 나올까봐 일부러 안 알려줬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리 8학기 학생들...

공항에서 새벽 6시부터 기다리고 있었단다...ㅠㅠ

족자에 와서 처음 맡았던 우리 2학년 학생들, 
처음이라 부족한 것도 많았고, 많은 것을 가르쳐주지 못한 미안함도 커서 정이 많이 갔는데,
이제는 졸업 논문을 쓰는 졸업반이 된 이 학생들이 
족자를 떠나는 순간까지도 내게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우리 예쁜 학생들 때문에 게이트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모두들 논문 잘 써서 졸업도 하고, 
공부도, 취직도, 원하는대로 모두모두 이루기를!


자카르타에 와서 열어본 선물은...
우리 함께 찍었던 사진이 들어간 예쁜 머그잔이었다.
그 안에는 손수 쓴 편지까지...ㅜㅜ


편지를 읽어보며 눈물을 후두둑 후두둑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 큰 사랑을 받은 지난 2년이 감사해서,
사랑하는 이들과의 헤어짐이 아쉬워서,
정든 것들과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함이 서운해서...

족자가 그리우면, 
가자마다 대학교의 푸른 캠퍼스가 가슴 시리도록 생각나면...
다시 돌아올게요.

안녕 나의 정든 족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