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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5일 수요일

족자카르타의 재래시장


이혜나 선생님의 아버님께서 하신 명언이 있다.
"그 나라에 대해 잘 알고 싶으면 시장에 꼭 가 보라"
그래서 혜나 선생님의 부모님께서는 족자에 와 계시는 동안 
매일 아침 시장을 빼놓지 않고 구경 가셨다. 
두분이 손잡고 함께 걸으시면서... 
캬아 멋진 부부셔~~~

(덥다고 손 놓으면 반칙! ㅋㄷ)


이 주옥같은 명언을 지난 달에 놀러왔던 아름이에게 고대로 전해주며
아침 시장 구경을 종용했다. ㅋㅋㅋ
"야 일어나, 시장가자"
우리는 이미 해가 중천인 오전 9시에 뙤약볕을 쬐며 시장을 향했다.
찻길을 건널 때에는 무서워서 둘이 손도 꼭 잡았다. ㅋㅋㅋㅋㅋㅋ

우리집(Perumahan UGM)에서 Tugu 조형물이 나올때까지 남쪽을 향해 쭉 걷다보면,
(한 20분 걸은 것 같다) 재래시장이 나온다.


이 Tugu라 불리는 조형물은 족자의 랜드마크로 
1886년 지진이 나기 전에는 높이 25미터의 기념비였으나
현재는 10~15미터에 불과하다.
족자를 상징하는 이 기념탑은 남쪽의 바다와 술탄 궁전, 
그리고 북쪽의 Merapi화산을 잇는 일직선상에 세워졌다.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유학왔던 대학생들이 졸업식이 끝나고 나면,
정든 족자를 떠나기 전, 이 기념탑 앞에서 사진도 찍고
뽀뽀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ㅎㅎ
나도 조만간 저기 뽀뽀하러 갈 듯... 

Tugu 근처의 재래시장에 드디어 도착 ㅎㅎ

이 날 우리 Ibu가 장보다가 깜빡하신 토마토와 망고스틴, 망고를 사오라는 
세 가지 미션을 주셨는데,
우리는 러닝맨이라도 된 듯 저 세 가지를 찾아 유쾌하게 온 시장을 누비고 다녔다.

카메라를 들이밀자 수줍은 듯 남편을 붙잡는 할머니 ㅎㅎ
웃는 모습이 여전히 고우시네요.

채소를 채썰어서 팔기도 하는구나...
신기함.

와우, 나무에서 바로 따 온 듯한 바나나
바나나의 종류만 수백가지라는 Ibu의 말씀.



저 오토바이를 탄 아버지가 사 온 닭으로 
오늘 저녁 식탁가에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화목하게 식사를 하겠지?
그런 화목한 저녁식사에는 확 튀겨버린 치킨보다는 
보글보글 끓인 닭국이 더 잘 어울리겠다. ㅎㅎ



와 예쁜 국화도 많이 있구나...
꽃 보니 기분 좋은데?
나도 여자랍니다~ ㅎㅎ


앗, 드디어 발견!

망고와 망고스틴(인도네시아에서 망가, 망기스라 부름)
열대과일들 중에서 난 이 두 가지가 가장 맛있는 것 같음 ^-^
두리안하고... ㅋㅋㅋ


저런 저울 처음보지 않음?
진짜 추를 달아서 무게를 재는... 재래시장 저울 ㅎㅎ
정이 넘치는 시장 아주머니께서
어찌나 많이 담아주시던지...
이 날 시장 아주머니들의 훈훈함을 듬뿍 담아 왔다. ^^

토마토를 고르자~ 토마토를 고르자~


아름이도 재래시장 인증샷 찰칵~
"아름아, 물건부터 좀 받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로써 우리의 미션은 성공! ㅎㅎ
집에는 도저히 더워서 걸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시장 입구에 있던 베짝! ^-^
쌩쌩 달리는 베짝 위에서 신나하던 아름이 ㅎㅎ

포토그래퍼 저리가라 수준의 베짝 아저씨가 찍어주신 사진.
와우, 달력에 넣어도 되겠어 ㅎㅎㅎ

재래시장. 저렴하고 정이 넘치는 공간인 것 뻔히 알면서도
편리하다고 몰에 있는 마트 이용하곤 하는 나를 되짚어 보며,
혜나 쌤 아버님! 저 아버님께 좋은 것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