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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3일 화요일

이슬람 이야기3 (사원과 기도)

 이슬람 이야기2

 사원과 기도


 인도네시아에 와서 내가 이슬람 문화권에 있구나 하고 여실히 느끼게 해 주는 것이 바로 거리마다 즐비한 모스크들이다. 이슬람을 상징하는 달과 별 모양의 첨탑이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 있고, 거기에 각양각색의 둥근 지붕과 견고한 외벽이 조화를 이루고 왠지 모를 엄숙한 분위기마저 풍긴다.
 제 시간마다 들려오는 사원의 기도소리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죄짓고는 못 살듯 한 느낌. 인구의 90%가 무슬림인 이곳 인도네시아에서는 각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천주교, 기독교, 불교, 유교, 이슬람교, 힌두교 6개의 종교를 국교로 인정하고 있지만, 정치 지도자나 사회 지배층 등의 메이저는 모두 무슬림이다. 이슬람교를 향한 이들의 믿음은 얼마나 강한지 몇 가구 되지 않는 작은 동네일지언정 사원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또 얼마나 정성스럽고 견고하게 건축하는지, 화산폭발과 지진, 쓰나미, 테러 등이 하루가 멀다 하고 늘상 일어나는 인도네시아건만 바로 이 사원들만은 늘 끄떡없다. 무슬림들이야 알라의 보살핌 덕으로 큰 재난에도 사원은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ㅋㅋ 보통의 집들도 사원에 들일 반만큼의 공을 들여서 견고하게 짓는다면 웬만한 지진쯤은 끄떡없을 것 같다.

 인도네시아에서 첫 학기 수업을 할 때, 금요일 11시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이 안 되는 이유가 늘 궁금했는데 바로 금요일 기도식, ‘줌아딴’이라 불리는 행사 때문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금요일 11시에서 12시 사이의 기도는 아주 특별하게 진행된다. 신성한 이 행사를 위해 모든 무슬림 남자들은 몸을 깨끗이 하고, 공손히 앉아 코란의 가르침과 종교 지도자의 좋은 말씀 등을 듣는다. 평소 기도가 2~30분 정도라면 이 날은 1시간이 넘게 기도가 진행된다. 처음 이 문화를 알지 못했을 때는 왜 11시에 시작되는 3교시 수업에 남학생들이 자꾸 빠지거나 지각하는지 몰라서 화가 났었는데, 두 번째 학기에는 아예 마음 편히 수업을 아침 0교시로 옮겨버렸다. 그래서 매주 금요일은 고3처럼 7시 수업을 ㅡㅡ;;; 이제는 기도 때문이라는 핑계로 수업을 빠지거나 지각하는 학생은 아무도 없다.

 정말 못 말릴 정도의 지극정성 기도. 누가 인도네시아인들을 게으르다고 했던가? 열대의 뜨거운 기후 탓에 한낮이 되면 종종 나른하게 지친 모습을 보이거나 낮잠을 청하는 이들이 자주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지만, 무슬림들의 기도 일과를 듣는다면 저 말은 쏙 들어갈 듯. 이들은 매일 5번씩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올린다. Fajr라 불리는 첫 기도는 새벽 동이 터 올 무렵에 한다. 보통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 Juhr는 정오 무렵에 올리는 두 번째 기도이고, 세 번째는 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의 기도로 Asr라고 부른다. 해가 막 떨어진 직후 네 번째 올리는 기도를 Maghrib이라 하며, 마지막으로 잠들기 전에 하는 기도가 Isha이다.
 매번 기도를 올리기 전에는 코란에 나온 대로 몸을 깨끗이 씻고 여자들은 기도복으로 갈아입기도 한다. 인도네시아에 강력 범죄 발생률이 낮은 것이 어쩌면 이렇게 잦은 기도 문화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슬람 율법 자체도 매우 엄격하고, 처벌 수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무시무시하긴 하지만... (2004년 12월 쓰나미가 크게 닥쳤던 Ache지역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배를 받지 않는 특별 자치구인데, 이곳은 여전히 이슬람의 율법을 따른다고 한다. 절도죄에는 손목 자르기 형벌을 가한다는...>.<) 어찌 됐건 이렇게 매일 신을 떠올리고 자신을 반성하는 기회를 갖는데 흉악한 범죄를 짓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한 번 잠들면 업어가도 모르는 터인지라 새벽 기도 소리에 잠을 깨거나 방해를 받는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잠귀 밝고 예민한 몇몇 동기들은 새벽마다 들려오는 기도 소리 때문에 고통의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래도 어쩌랴. 사원마다 경쟁하듯 울려 퍼지는 코란 읽는 소리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어릴 때부터 무슬림들은 이들의 성경, 코란을 읽기 위해 아랍어 과목을 학교에서 배운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아랍어를 읽고 쓸 줄 아는 정도는 된다고 한다.

 지금 멀리 카타르 도하에서 이슬람의 법을 공부하고 있는 가희 양이 며칠 전 이슬람 문화 체험의 생소한 느낌을 내게 글로 남겼었다. 서구의 시각을 벗고, 그들을 이해하면서 새롭게 하게 된 생각들을 공유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중동의 이슬람은 어떨까?

 아직도 ‘이슬람’이라고 하면 1부 4처제나 돌팔매질 처형, 테러리스트 등의 과격 무슬림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과 우방인 우리나라에서 접하게 되는 이슬람의 이미지는 서구인의 시각과 잣대로 비춰진 것이 사실이기에... 그들의 본질을 보려고 하기 보다 강대국의 입장에서 결과적으로 드러난 그들의 발악을 악으로 규정하고 소수의 잘못된 행위를 무슬림 전체의 이미지로 옭아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들이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이들의 유일신 알라.
그리고 무슬림들의 생활 규범인 코란.
그저 더 알고싶을 뿐이다.

<지난 2월 20일, 이집트 혁명 도중 무슬림들이 기도시간에 기도를 올리자
기독교인들이 손에 손을 잡고 인간 방패가 되어준 감동의 사진>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종교를 뛰어 넘는 인간애도,
온 마음을 하나로 묶은 혁명에 대한 뜨거운 열망도,
아니고
무슬림들은 기도시간을 언제든 항상 지킨다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교통이야기1 (베짝)

교통 이야기1
인력거와 벤츠가 공존하는 이 곳.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베짝 이야기.

관광객으로 활기 넘치는 여행자의 거리,
말리오보로에서는 관광객들에게 끊임없이 호객행위를 일삼는 무리가 있으니,
이름하여 ‘베짝꾼’들, 바로 인력거꾼들이다.
우리 나라에는 일제 식민지 때나 있었던 인력거가 이곳에는 아직도 존재한다.
자전거를 개조해 만든 이 ‘베짝’은 베짝꾼의 동력으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인데, 뒤에 앉은 베짝군이 페달을 굴려 움직이며, 손님은 앞에 달린 의자에 앉아 가게 된다. 보통 혼자 혹은 두 명이서 타는 경우가 많은데 현지인들은 4인 가족이 베짝 한 대를 타고 다니기도 한다.
볼거리가 많은 여행지에서 저녁 무렵 베짝을 타고 서늘한 바람을 쐬며 좁은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구경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다소 위험한 데다 자동차나 오토바이의 매연을 그대로 마셔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베짝 바로 옆으로는 벤츠나 도요타가 도로에 달리고 있으니 말이다.
아, 그리고 가격은...
베짝꾼들이 부르는 게 값이다.
보통 현지인들은 가까운 거리를 갈 때 1000원 안짝이지만, 외국인의 경우 3천원 혹은 5천원까지도 부른다. 뭐 바가지를 쓴다고 하더라도 매우 저렴한 금액이지만!
                     이렇게 깨끗하고 예쁜 베짝은 극히 드물다. 사진은 호텔 로비 전시용 베짝.


                                                            말리오보로의 밤거리.
                 손님이 한가해진 시간, 베짝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보통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계층에서 베짝꾼들의 직업은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데, 하루에 많게는 4~5번 정도 손님을 태우고, 어떤 날은 1~2명, 심지어 손님을 한 명도 받지 못하는 날도 있다고 한다.
그나마 말을 소유하고 마차를 모는 마차꾼들은 이들에 비하면 부자인 편.

저렴한 베짝료만을 지불하고 편하게 앉아 곳곳을 둘러보면서, 평생 이 곳에 뿌리 내리고 살아온 베짝꾼들에게서 여행지에 대한 생생한 설명도 들으면서, 족자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짧은 영어로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이것저것 설명해 주려 노력하는 순수한 베짝꾼을 만난다면 그 날 여행은 성공한 편!
만일 족자에 올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베짝 체험을 해 보기를!

Kebudayaan Korea 한국의 문화 수업

한국의 문화 : '전통 풍속' 야외수업

팀 티칭으로 이루어지는 한국의 문화 수업에서 내가 강의를 할 차례가 되었다.
총 8명의 교수들이 2 주의 수업에 걸쳐 다양한 주제로 한국의 문화를 강의 하는 수업인데,
나는 한국의 전통 풍속에 관한 주제를 선택했다.
첫 번째 주에 다양한 한국의 문화를 이론적으로 소개하고, 두 번째 강의 시간에는 학생들과 야외에서 직접 전통 놀이들을 경험해 보는 걸로 진행해야겠다고 방향을 정했다.

4대 명절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하고, 설, 추석, 단오, 한식 등에 행해지는 갖가지 풍습들을 사진 자료와 함께 제시했다.
세배하는 법도 배우고, 다양한 음식들과 놀이 사진들도 살펴보고,
재미있는 2시간 반 동안의 강의가 이어졌다.
그리고 수업 마무리로 낱말 퀴즈!

가로 7번 문제
한국의 대통령 이름을 묻는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정답

반기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정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진짜 웃겨서 쓰러지는 줄 알았다.
아직 2학년이라 한국의 정치나 사회와 관련된 수업을 이수하지 않아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 이 녀석들! 그래도 한국 실정에 관심 좀 가져주지! ㅎㅎ

그리고 한 주 뒤에 이어진 전통 풍속 야외수업에서는 30명의 학생들을 4개 조로 나누었다.
그리고 팀 대항으로 윷놀이, 제기차기, 씨름, 놋다리 밟기 등의 민속놀이 등을 체험해 보았다.

UGM의 상징 Gerha Sabha대강당


치열했던 여학우들의 씨름 경기 ㅎㅎ

어설프지만 열심히 제기를 차는 모습





오늘 수업의 하이라이트
 한 마음이 되어 놋다리 밟기





 UGM 한국어학과 4학기 학생들


낮 2시부터 이어진 야외수업에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목은 쉬어버렸지만,
나 역시 학생들과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실컷 웃고, 즐거운 추억을 만든 하루였다.

그리고 1주일의 시간이 흐른 뒤, 학생들이 제출한 전통 풍습에 관한 레포트
레포트 하나에도 온갖 정성을 다하는 한국어학과 학생들.
정말 이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