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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17일 금요일

인도네시아 언어 프로그램

코이카 한국어교육 분야 봉사단원으로서 한국어 수업을 하는 것과 동시에
나는 UGM의 현지어 과정인 INCULS 수업도 듣고 있다.

주 당 12시간의 수업, 그리고 잦은 세미나와 한국 관련 행사, 수업 준비와 학과 회의
이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어 수업까지 듣는다는 것이 조금 힘든 건 사실이지만...
내가 약간만 부지런을 떨면,
정말 알차고 보람된 시간을 보내고,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학기 중의 나는 가르치랴, 공부하랴...
항상 바쁘다 ^^;;

대학에서 이미 인도네시아어를 전공하고
인도네시아에 와서도 오로지 언어 공부에만 매진하는 어린 유학생들이
늘 INCULS에서 상위 성적을 차지한다.
나는...? 간신히 수업을 따라가는 정도. 헤헤...
뭐 이건 핑계에 불과하고, 모든 게 다 자기하기 나름일 것이다.
그래도 시험기간에는 밤잠을 설쳐가며 열심히 공부하고
발표 수업 준비도 열심히 해간다.
내가 한국어학과에 visiting lecturer의 신분으로 있다는 것을
모두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늘 행동도 조심히, 겸손하고 예의바르게 해야한다.

족자카르타에서 1년 동안 지내면서 벌써 INCULS중급반과 고급반 과정을 모두 마쳤다.
이곳에 처음 왔을때와 비교해봐도 나의 인도네시아어 실력은 엄청 늘었다.
오늘은 가자마다 대학교의 INCULS과정과 인도네시아 대학교의 BIPA과정 비교다.


지난해 5월 말, 인도네시아에 처음 도착해서 바로 UI대학교로 향했다.
기숙사에서 한 달 반동안 지내면서 언어 집중 코스를 밟았다.
UI의 언어 프로그램은 BIPA라고 한다.
잘 짜여진 커리큘럼에 재미있고, 열정적인 젊은 교수진들...
쾌적한 환경까지 갖춘 매우 괜찮은 언어과정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지내는 동안 사용하는 기본적인 회화와 문법들은
한달 반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BIPA에서 배운 것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우 만족스러운 수업이었다.

오전에 새로운 문법을 배우면,
그 다음시간에 그와 관련된 회화 수업이 이루어지고,
같은 주제의 유익한 읽기 수업,
그리고 선생님들이 직접 녹음한 듣기까지
학교 밖에 나가서 새로 배운 문형 활용해서 인터뷰 해보기,
그리고 발표.
주말에는 직접 시장에 나가서 물건을 사 보거나
혹은 sms로 지령을 받고 스스로 길찾아 오기(서바이벌 수업 ㅜㅜ) 등
어찌나 참신하고 재미있고 알찬 수업들의 연속인지...
BIPA과정 비용이 인도네시아 물가 수준에 비해 월등히 비싸다는 게 수긍이 갔다.


인도네시아 최고의 명문 UI

수업도 정말 잘하시고, 노래도 잘하시는 Bu Erni선생님


인기 많은 Abduh선생님
이 밖에도 모두 인도네시아어를 전공하신 선생님들이 열 분 이상 계신다.

졸업 공연을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배우곤 했던 인도네시아 전통 악기들
아룸바, 앙클룽 등...

수업 끝나고 강의실에서 한 컷

BIPA과정을 끝내고 받은 수료증

인도네시아 대학교(UI)의 BIPA과정이야말로
인도네시아어를 빠른 시간안에 최대한 학습할 수 있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인 것이 분명하다.
단, 자카르타 인근 Depok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물가가 매우 비싼 편이라, 학비, 생활비, 주거비 등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학교 안은 괜찮겠지만, 학교 밖을 나가면
상상을 초월하는 교통체증과 매연에 시달릴 수도 있다. 
그리고 문화 생활이나, 주변 지역 여행, 마음의 여유 등은...
모두 포기할 것!


가자마다 대학교(UGM)의 INCULS과정

인도네시아에 국비 장학생으로 유학을 오는 외국의 여러 친구들은
UI가 아닌 UGM으로 보내진다.
왜 수도 자카르타가 아닌 이 작은 도시 족자로 보내지는 것일까?
국가에서 비용적인 면도 고려했겠지만
족자카르타는 아직도 전통 문화가 살아 숨쉬는
생활 자체가 인도네시아 방식인
문화 예술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INCULS수업 모습

호주, 중국, 베트남, 러시아, 독일, 프랑스, 일본, 한국 등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들...
BIPA과정에는 한국인이 많은 편이라고 들었다.


중국에서 온 친구의 사천요리 소개

INCULS 수료 전, 한 학기동안 함께 한 친구들과 저녁식사
한, 중, 일, 러시아 인근 4개 국가 사람들이 모인 자리인지라
대화 내용은 전쟁, 과거사, 영토 분쟁, 정치적인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시간.

INCULS과정 수료증


흠... 운 좋게도 두 가지 언어 과정을 모두 밟아본 내가 내린 결론은...
족자는 언어실력 향상보다는
삶의 여유와 즐거움, 저렴한 유학비용을 통해 많은 문화를 경험하기에 적합하다.
교수진은 모두 일본어학과, 프랑스어학과, 영문학과 등을 졸업하신 분들이고,
과목당 체계성도 떨어진다.
하지만, BIPA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생활비도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대학생과 일대일 개인레슨이 가능할 뿐 아니라,
각종 운동, 악기 등을 배울 수 있고,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다. 

한 학기 정도의 단기 과정을 고려한다면 자카르타고
1년 이상의 어학연수나 학업을 목표로 한다면 족자카르타로!


Lokakarya Tentang KOREA 한국어과 홍보 세미나

한국어학과 홍보 세미나

인도네시아는 9월에 새학기가 시작되고 파릇파릇한 신입생들이 입학한다.
중학교부터 조기졸업 제도가 있기 때문에
똑똑한 학생들은 17살 혹은 18살에 벌써 대학과정을 밟을 수 있다.
UMPT(Ujian Masuk Perguruan Tinggi)라 불리는 대입 시험(우리나라의 수능)이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6월 초쯤 시행되고 나면,
UGM한국어학과와 PUSKOR(Pusat Studi Korea)는 세미나를 준비하느라 분주해진다.
고교3학년 담임들을 초빙하여 2박 3일 동안
한국을 알리고 한국어학과를 소개하는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이다.

2달 여 전부터 이미 여러 번의 회의와 준비가 시작되었다.  
올해로 벌써 7번째를 맞는 한국어학과 홍보 세미나는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의 후원으로 개최된다.
매년 많은 지원과 관심을 보내고 있는 한국국제교류재단
이번에도 역시 많은 지원금과 함께 한국에서 두 분의 관계자가 출장 오셨고,
 많은 도움을 주셨다.

6월 8일 세미나 첫 날.
행사장 앞의 배너

행사가 열린 Wisma Joglo 호텔 내부의 세미나실.
이미 7일 밤.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서른 분 가량의 손님이 오셔서 투숙하셨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바로 빡빡한 세미나 스케줄이 시작 ^^ 
이번 세미나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인쇄물들
한국에서 석,박사 유학을 마치신 현지인 선생님들께서
한국의 문화, 역사, 철학, 경제 등 전반적인 지식을 소개하셨다.
생각보다 현지 고교 담임들의 반응이 뜨거워서 놀랐다.
인도네시아인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져서
한국어학과를 지망하는 학생들도 점점 많아진다고...


그리고 이번 세미나에서 우리 네이티브들은....?
한국어 알리기 수업을 맡았다.
완전 초보 게다가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을 대상으로
최대한 간단한 기초 한글을
재미있고, 쉽게!!
첫 날, 이혜나 선생님께서 한글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
기초 자음, 모음에 대해 1시간 가량 수업하셨다.
이 날 학습목표는 한글 자,모음 수업 후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쓸 수 있다.
모든 참석자들이 매우 흥미로워 하셨고,
약간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한글 이름이 적힌 명함을 부착할 수 있었다.

뷔페식으로 마련된 점심식사.
세미나 중간중간에 제공되는 간단한 차와 간식도 맛있었고,
식사도 만족스러웠다.
식사시간에는 일부러 선생님들 옆에 앉아서 이런저런 질문에 응답해 드리고,
사진도 함께 찍어드렸다.

5시에 세미나가 끝나고, 저녁 7시 만찬행사 
만찬행사에서 사회를 맡은 6학기 학생 Yogi와 함께 찰칵!
한국어도 잘하고, 게다가 잘생겨서 인기도 많은 훈남 요기.

무대 앞에서 한 컷.
실은  한 달 전, Novi교수님께
저녁 만찬 때 한복을 입어 줄 수 있겠느냐는  부탁을 받았다.
많은 손님들이 분명 한국인과 사진을 찍고 싶어할텐데...
그 때, 한복을 입으면 훨씬 의미있지 않겠느냐며...
흔쾌히 승낙한 후, 예쁘게 한복을 입고 다소곳이 웃으며 사진을 찍어드렸다.

입가에 슬슬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우리...ㅋㅋㅋ

우리 학과의 자랑 한삼춤, 부채춤, 사물놀이 동아리들의 공연
 인도네시아의 작은 도시 족자카르타에 울려퍼진 한국의 전통 음악들...
그렇게 멋진 밤이 저물어 갔다.

둘째 날,
오늘은 내가 한국 노래를 수업하는 날!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노래이면서 따라하기 쉬운게 뭐가 있을까
엄청난 고민 끝에 드라마 풀하우스의 곰 세마리를 하기로 결정했다.
꽤 오래 전 드라마이긴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대단히 끌었었고,
비와 송혜교를 유명하게 만든 드라마였다.

어제 배운 자, 모음 복습과 인사표현 배우기

드라마 풀 하우스의 송혜교 동영상 시청후, 곧바로 가사 분석 시작.
젊은 선생님들은 곧잘 따라하셨다.
몇 번 연습 끝에 앞에 나와서 직접 노래 해보기.

남자 선생님들을 모두 앞으로 모셔서 노래를 불러 본 자리.
몇 몇 선생님께서는 안무까지 재미있게 따라하셔서 큰 웃음 선사해주셨다.
미리 준비한 한국 전통 사진 엽서와 한국 과자 등을 예쁘게 포장해서
선물로 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셨다.
학교로 각각 돌아가시면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겠다며,
발음을 인도네시아어로 적어가기도 하셨다.
즐거운 노래수업 시간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지망으로 한국어학과를 희망하는 학생은 소수에 불과했다고 한다.
1지망은 모두 영문학과, 일문학과 등
하지만 이제는 일문학과와 비슷한 경쟁률을 자랑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어학과 ^^
한류와 한국 기업들의 진출, 한국의 경제 성장 등
한국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이번 세미나같은 우리의 자그마한 노력들 또한
한국을 알리는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 자부해 본다.


앗,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저녁 만찬 때 가장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킨 K-pop댄스 동아리 학생들
자발적으로 몇몇 그룹들이 자주 모여 한국 댄스가수들의 노래를 따라하고,
춤을 연습하고 한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ㅎㅎ

예쁘고 멋진 외모와 환상적인 댄스실력, 가창력 등을 겸비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한국의 대중가수들이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뿌듯하다.
얼마 전 파리 공연도 성황리에 마치고
이제 아시아를 넘어 유럽, 그리고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가
더욱 발전해서 한국을 널리 알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