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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9일 금요일

무지개를 찾아 떠난 블리뚱 (Belitung) 여행 2


섬투어와 다이빙2회가 무사히 잘 끝났다.
아름다운 Lengkuas 섬을 뒤로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오픈한지 얼마 안 된 Aston 호텔
지금 블리뚱에서는 가장 핫한 호텔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정도 수준의 숙박시설도 찾아보기 힘든 곳
정말 시골...

7층 방을 배정받고 올라와 보니
새것이라 깔끔했다. 

베란다 밖으로 보이는 블리뚱의 마을 모습들
평온하고 한적하다
높은 건물이라고는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이건 베란다 쪽에서 바라본 방의 내부 모습
얼른 짐을 풀고 호텔 수영장에서 노을지는 모습을 보기로 했다.

수영장이 상당히 작았는데 그래도 바다쪽으로 탁 트여 있어서
석양을 바라보기에는 안성맞춤
아, 그런데 수영장 타일 마감이 좀 날카롭게 되어 있어서
어린이들은 조심히 물놀이를 해야 할 것 같았다.

노을지는 거 보면 향수병 걸리는 희야
한국 생각 나요

가 본 적도 없는 호미곶 해맞이 손 흉내 ㅋㅋㅋ
거기 과메기가 맛있다면서요?

섬 투어 할 때 진짜로 너무 배고프고, 
섬이라 주변에 먹을 것도 없어서 너무 불편했는데
호텔이 어머니의 마음으로 도시락을 싸주고 있었다.
ㅋㅋㅋ
이용해봐도 좋을 듯...
Kepayang 섬의 음식이 위생상태가 좋아 보이지는 않았기에...

둘이 꽁냥꽁냥 노을지는거 바라보고
사진찍고 동영상 남기고 놀다가
얼른 샤워하고 드레스업하고 디너를 하러 다시 내려갔다.

와인도 제일 좋은 걸로 한 병 주시구요!
ㅋㅋㅋ 
음식 가격 와인 가격 너무나 착했다.
시골이라 좋아요!!

저녁 메뉴는 호텔에서 일괄적으로 운영하는
그릴드 시푸드 & 뷔페
뷔페에서 채소랑 고기, 밥 가져다 먹고
요리사들이 풀 사이드에서 그릴에 구워주는 신선하고 맛난 시푸드를
무한 리필 해 먹을 수 있는 완전 행복한 디너 

새우, 참치, 조개, 연어 등등 이름 모를 생선도 많았다.
종류도 많고, 신선하고, 맛있고
게다가 무한 리필이라니...
복받으실 거예요
블리뚱 애스턴 호텔

둘이 함께 하는 여행 행복하네요
우리 언제나 지금처럼만 살아요
나의 무지개는 아무래도 당신이에요.



수영장 한 켠에 자리 잡고 앉아
어둑어둑해서 소리로만 전해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칵테일 한 잔씩


다음날
역시나 바다 바라보며 아침식사를 

오늘은 힘든 다이빙 일정 없으니 풀 위주로 먹겠어요!

오늘 일정은
다시 Tanjung Tinggi 해변으로 가서 
'무지개 분대' 영화 촬영지와 바위들 구경하고
고령토 광산을 구경하기로

짠! 

Laskar Pelangi 촬영지라고 기념비 세워 놓음 

거대한 바위들을 헤치고 바닷가 쪽으로  나가자

바위 틈이 좁으면 밀어내자! ㅋㅋ

둘이 잘 놀지요? 후훗...


정말 커다란 바위들이 많고 물도 깨끗하고 진짜 독특한 풍경이었다

수영하는 개구쟁이

혹 무지개 분대의 씩씩한 일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랏 이 바위 뭐지? 하고 다시 보게 되는...

지금도 아주아주 천천히 오랜 시간에 걸쳐 
깎아지고 닳아지고 부서지고 있는 바위들

뾰족뾰족 모난돌이 세월이 지나며 둥근돌이 되듯이
사람도 마찬가지다
작은 일에도 쉽게 분개하고 성난 바위처럼 날카롭던 철없는 젊은이는
세월과 함께 마음의 상처나 다른 사람의 사랑도 받으면서
그렇게 천천히 부드럽게 닦이고 갈린다. 

그리고 저 돌들이 그러하듯 사람들을 의지하고 살아간다.



햇빛 아래 걸었더니 목 말라요
코코넛 한 통 마셔요~
도끼(?) 낫(?) 같은 걸로 척척 썰어 주시는 어머님

코코넛 열매는 빨대를 꽂아 쪽쪽 물을 다 마신 후
여리여리 요 속살을 숟가락으로 긁어 먹는다.

앙~



일정에는 없었는데
사누시 씨가 데려다 준 블리뚱 전통 가옥
군수님이 업무 보시는 관사 옆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마지막 목적지는 공항 근처에 위치한 고령토 광산
화장품의 원료로 쓰인다는 고령토
굉장한데?
얼핏보면 터키 파묵칼레 ㅋㅋㅋ

우와 색깔 예쁘다

여기서 고령토 캐내서 다 싱가포르로 수출한다고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은 아닌 듯 하여
마구마구 사진을

여기서 블리뚱 여행의 여정을 마무리


여행을 시작했던 그 작은 블리뚱 공항
자카르타로 우리를 싣고 갈 비행기

그리고 다시 익숙한 일상으로

안녕...


나의 무지개 마을




무지개를 찾아 떠난 블리뚱 (Belitung) 여행 1


인도네시아의 유명한 영화 'Laskar Pelangi(2008)'를 알고 있는가?
'무지개 분대'라는 제목으로 한국에도 소개된 바 있는 이 영화는
인도네시아에서 사랑받는 소설가 안드레아 히라타의 소설을 바탕으로 하였다.
그 해 인도네시아 역대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는데, 
광산업으로 부유했던 작고 아름다운 섬이 점차 황폐해지고 가난해지면서 
그곳의 어린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하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해 열혈 여선생과 학생들이 고군분투 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순박하고 아름다운 성장기 영화다. 

인도네시아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인니어 선생님께서 보여주시고 감상문 과제를 내주셨던 영화였다. 
그때는 인니어를 잘 못하던 때라, 영화의 모든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영화속에 등장하는 빼어난 자연경관과 순수한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마음 속 깊이 새겨진 작품성 있는 영화였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영화의 배경으로 나온 블리뚱 섬은
그 후로 내 마음속 무지개 마을이 되었다.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 속 낙원이랄까?
블리뚱은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으로
아직은 많은 개발이 되지 않은 시골섬이다.
행정구역상 남수마트라에 속하는데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금방 갈 수 있다.


티켓을 예매할 때 목적지는 Tanjung Pandan으로 검색해야 한다.
블리뚱의 작은 공항

현지 여행사를 통해 공항 픽업과 일일 섬투어 패키지를 예약하면
호텔로의 이동이나 여러 개의 섬관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블리뚱 여행을 준비하면서 또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인터넷에서 블리뚱 관련 자료를 찾고 다이빙도 함께 문의하려고 
이런저런 사전조사를 하다가
블리뚱 어드벤처라는 여행사 계정을 우연히 팔로우하게 되었다.
트위터 친구가 된 블리뚱 어드벤처 여행사 직원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한국어 단어를 몇 개 할 줄 아는 것이었다.
물어보니, 한국어를 자기 삼촌한테 배웠다고 했는데,
그 삼촌은.....
5년 전에 내가 족자카르타 가자마다 대학교(UGM)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때 
같이 일했던 한 동료 선생님!!!!!!!!!!!!!!!!!!!!!!
나랑 트친이 된 그 여행사 직원은 그 선생님의 조카!!!!!!!!!!!!

정말 인도네시아는.... 넓고도 좁다 !!!
삼촌의 옛 친구에게 주어지는 여행상품 할인의 향연 ㅎㅎㅎㅎㅎ
덕분에 할인된 가격에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고 즐거운 여행을 했다.
지금은 여기에서 일하고 있지만, 
나중에 자신만의 여행사를 내고 싶다는 그 친구가 잘 됐으면 좋겠다. 
어쨌든 많은 도움 받고 자동차나 배편, 다이빙 장비 등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여행사,
블리뚱 어드벤처
http://www.belitungadventure.com/

이런 사연을 안고 희야랑 호야가 블리뚱으로 날아가서
처음 한 일정은 바로 섬투어
블리뚱 섬 북쪽의 Tanjung Tinggi 해변으로 이동해서
배를 타고 주변에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을 예닐곱게 투어하게 되어있다.
Pantai Tanjung Tinggi
정말 깨끗하고 아름답게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모습이다.

 배를 타고 출발
10~20분의 가까운 거리에 각각의 개성을 지닌 작은 섬들이 펼쳐져 있다.
바다가 깊지 않았고(5m 정도의 수심이라고 한다), 
물이 깨끗해서 바닷속이 훤히 다 들여다 보였다.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저런 바위들이 많이 있었다.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의 침식, 풍화 작용을 많이 받은 듯
동글동글 성품마저 유순해보이는 바위들... 

물 속에 푸릇푸릇 보이는 것들 모두 산호초와 해초들
꺄~악!
가루다 모양의 바위도 있고 버섯 모양의 바위도 있고
바위의 생김 하나하나를 보는 것도 나름 재미

아, 이곳은 정녕 신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정원인가?


그렇게 배를 타고 섬 주변을 떠다니다가 신기한 섬을 발견했다.

오직 모래로만 이루어진 모래섬(?) 모래무더기(?)
이걸 섬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다.

이 모래섬에 잠깐 배를 매어 두고 땅을 밟아 보았다.
그러다가 발견한 불가사리 두 마리 
선장님에게 잠시 붙들려서 찰칵

희야도 용기내어 불가사리 들고 찰칵

불가사리도 가만 보니 참 예뻤다.
하늘에 떠 있던 별 두개가
잠시 이 작은 모래섬에서 쉬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섬투어를 대강 마치고
우리는 바닷속 탐험을 할 차례
호야 
자, 이제 다이빙을 할 준비 됐습니까??
준비 됐습니다.
다이빙 좋아요!
호이호이!

우리는 총 2회의 다이빙을 했는데 
한 번은 Indo Marine 포인트(최대 수심 21m)에서 난파선을 구경했고
한 번은 위의 사진에 보이는 Lengkuas 섬 근처에 있는 
Coral Lengkuas 포인트(최대 수심 15m)에서 다이빙을 했다. 

인도 마린 포인트는 1996년에 무역선 인도 마린이 침몰한 장소인데
아직까지 바닷속에 배의 형태가 매우 깨끗하게 잘 유지되어 있었다.
게다가 배가 뒤집어지거나 기울어지지 않은 채 
반듯하게 정박해 있듯이 가라앉아 있다.
언제든지 다시 물 위로 두둥실 떠올라 항해를 시작할 것만 같았다.

배가 침몰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아서 그런지
주변에 산호나 해양 생물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배의 선실에도 들어가 보고 갑판에도 서 보는 등 
재미있는 경험들을 많이 했다. 

그러나 우리가 블리뚱을 여행한 2월은 
고프로 카메라를 사기 전이므로
안타깝게도 물속 사진이 없다 ㅠㅠ

타이타닉같이 장엄하게 물속에 가라앉아 있던 인도마린도
Lengkuas 섬 주변의 예쁜 산호와 물고기들도
모두 다 내 마음속에만 존재하고 있다 흑흑 ㅠㅠ

언젠가 또 이 섬을 찾아가서 나의 고프로에 꼭 담아오리라...
음화화화

하루 종일 빌려서 섬투어도 하고, 다이빙도 했던 우리의 통통배 통통통통...
웃고 있는 호야 뒤로 선장님과 다이빙 버디 아저씨, 가이드 사누시 씨가 보인다

다이빙을 하고 나니 몹시 허기져서 밥을 좀 먹고 싶다고 했더니 
섬들 중에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이 섬의 이름은 Pulau Kepayang
생선 구이랑 면요리랑 이것저것 시켜서 먹었는데
너무 배고파서 일단 막 먹어버려서 사진이 없다 ㅋㅋㅋ
남은건 요 디저트 바나나 튀김 사진  

천 칼로리는 될 것 같은 연유, 초코, 치즈를 잔뜩 얹은 바나나 튀김
맛은 최강

요렇게 이가 다 빠진 커피잔에 담긴 가루 커피도 정겹다


우리가 밥 먹은 레스토랑의 실체
레스토랑은 초가와 나무로 얼키설키 지어 놓아서 비록 볼 품 없어도
섬의 경치만은 끝내줬다 
그리고 음식들도 훌륭하진 못해도 맛있게 한 끼 먹을만 했다.
새벽부터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고 해서 들어온 섬이 아니던가
그 어떤 음식이 주어져도 달게 먹었을 것이다.

허름한 레스토랑 뒤쪽에는 이렇게 바다거북을 보호하기 위해
거북알을 부화해서 새끼를 기르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바다거북 친구들 안녕?

꼬물꼬물 삼둥이같구나

아, 산호초가 예쁘기로 소문나서
스노클링과 다이빙객이 끊이지 않는 Lengkuas 섬에서는
저 등대에도 올라 볼 수 있다. 
네덜란드 식민지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하는 저 등대
그럼 한 백년 됐다는 이야기...

섬이 아담하고 예뻤는데, 한쪽에서 섬 지키는 아저씨들이
쓰레기 태우셔서 마음이 안 좋았다 ㅠㅠ
섬을 지켜달라고요~

파란 하늘과 하얀 등대, 흰 구름이 참 예쁘다

이런거 보면 꼭 꼭대기 올라가 봐야 직성이 풀리는 호야
그냥 보는 것만도 예쁜데... 우리 그냥 돌아가면 안되는 건가요?

결국...

땀을 줄줄 흘리며 정상까지 도착

캬~ 발아래 펼쳐진 경치...
조금 힘들고 무섭기도 했지만,
이곳이 바로 지상낙원
저 멀리 수평선과 그와 맞닿은 깨끗하고 파란 하늘 귀여운 애기 구름

정상까지 올라온 보람이 있었다.
역시 부창부수!
저는 언제나 남편을 따르겠어요~ 호호 
눈 닿는 곳마다 그림엽서가 따로 없었다.


한참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고 너무나 좋았는데 
내려가는게 또  큰 일 조심조심 천천히

그렇게 하루 종일 아름다운 섬들을 돌아보며
블리뚱 섬의 매력에 푹 빠진 채로 호텔로 돌아왔다.


블리뚱 여행 2에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