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명물, 전통 옷감 바띡에 관해서는 몇 달 전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족자에서 바띡 패션쇼가 열린다고 해서
친구와 함께 구경하러 갔다.
입장료 80,000 루삐아
우리 돈으로 약 만 원 정도!
인도네시아 물가에 비해 왜 이렇게 비싸나 했더니,
호텔 가 제공되는 쇼였다.
호텔 로비에 바띡을 만드는 여인이 작업 중이었다. 그나저나 그림 회전은 어떻게 하는거야? ㅠㅠ 이렇게 손님들이 드나드는 소란스러운 공간에서 온전히 작품에 집중할 수 있을까 하는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
드디어 패션쇼 행사장 입구에 도착. 사진촬영, 방명록 기재, 각종 바띡 옷과 액세서리 판매 등 찾아오신 많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붐볐다. |
바띡 소재로 만든 블라우스를 입은 릴라
나도 무난한 옷차림에 바띡 숄을 어깨에 살짝 두르고 갔다.
Santika Hotel은 처음 와보는데 인도네시아 전통 분위기가 강하고
고전적인 인테리어가 우아해 보이는 4성급 호텔이었다.
정성스럽게 마련된 음식들!
Haha, oh Lila~~
we have to calm down! we came for fashion show, not for the food!
보기 좋고, 맛있기까지 한 음식들 덕분에 더욱 즐거웠던 시간
귀여운 테이블 받침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쪽에 새겨진 한글 "식사 하세요"
"맛있게 드세요" 정도로 수정하면 더 좋을 듯 했다.
쇼를 기다리는 중 한 컷
이 날 일본인이냐는 질문을 두 번이나 받았다.
난 코리언이라구요!!
이 날 행사 진행자가 바띡 숄이 멋지다며 인터뷰를 요청해 왔다.
짧은 인도네시아어로 몇마디 대답한 후, 호텔 할인권도 받았다.^^
패션쇼 중간중간에, 잔잔히 흐르는 라이브 음악도 좋았다.
바띡 드레스를 입은 모델들의 모습.
발랄한 워킹이 인상적이었던 모델.
가장 마음에 들었던 드레스.
바띡 옷감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푸른 빛깔이 무척이나 밝고 예뻐보였다.
저런 상큼한 드레스를 입고 인도네시아의 아름다운 해변을 당장 거닐고 싶은 심정!
오드리 햅번을 연상시키는 드레스
바띡 천으로 저런 디자인의 작품도 만들 수가 있구나...
그 동안 바띡은 나이든 여성들을 위한 옷이라고 여겨왔던 내 편견이 깨진 하루였다.
30여 분 동안의 모델들의 워킹이 끝나고 마지막 디자이너의 인사 무대.
지금 막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여자분이 이번 쇼를 주최한 디자이너다.
으레 그러하듯 바띡을 단순히 전통적 디자인에만 이용하지 않고
과감하고 독창적으로 모던한 드레스들을 선보인
그녀의 센스가 돋보이는 쇼였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전통 옷을 사랑하고
꾸준히 그 전통을 지켜가려고 노력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의 모습에 부러움이 솟기도 했다.
다음 달에 한국에 휴가 가면,
한복 입고 신라호텔에 점심이나 먹으러 갈까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