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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30일 월요일

학생들과 수영장 나들이

학생들과 UNY 수영장 나들이

나른한 토요일 오후, 학생들에게 문자가 왔다.
"Ibu Kim, nanti sore berenang bisa tidak? kalo bisa ke kolam UNY jam 4"
이부 김, 오후에 수영하시겠어요? 괜찮으시면 UNY수영장으로 4시까지 오세요

그래, 오늘은 학생들과 수영이다.
OK 답장을 보낸 뒤, 부랴부랴 수영용품을 챙겨들고 UNY수영장으로 향했다.
UNY는 University Negeri Yogyakarta의 약어로 족자카르타 공립 대학교이다.
체육관련 학과가 매우 유명하고, 인도네시아의 전통 춤이나 puncaksila와 같은 전통 무예 학과도 있다.
족자카르타 내에서 내가 일하는 가자마다 대학교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학교라고 들었다.
캠퍼스도 매우 크고, 시설도 좋은 것 같다. 이렇게 다이빙대까지 갖춘 커다란 수영장도 있고...


UNY 수영장에는 풀이 총 5개 있는데, 우리가 이 날 수영한 풀은 7미터 깊이다. @.@

학생들이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윰과 다누, 그리고 요가... 리즈키와 따다는 오는 길이라고 했다.
6,000루삐아.
우리돈으로 약 800원 정도의 입장료를 내고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즐거운 수영 시작.
6학기 학생들 Danu, Ayum, Tada, Yoga
이제 이 학생들은 KKN이라고 하는 2달짜리 봉사활동에 참여한 후,
각각 논문 작성에 들어갈 것이다.
곧 이별을 앞두고 있는 졸업반 학생들,
정이 참 많이 들었는데...
그래도 선생님과 제자로 인연을 맺은 것은 변함 없을테니까... ^-^
하하하, 내가 제일 신나 보인다.

수영하다가 먹는 도넛은 꿀맛입니다.
신나게 수영하며 노느라 벌써 해가 저물어 버렸다.
이 날 운 좋게도 UNY학생들의 수중발레 연습을 볼 수 있었다. 
절묘하게 잡아낸 사진 한 장.  

우리 학생들... 수중 발레를 따라해 보겠다고 난리다. ㅎㅎㅎ


수영이 끝나고
뜨끈한 국물을 찾아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Mie ayam pangsit kuah라는 음식. 학생들이 추천해 준 메뉴다.
야채와 면이 든 그릇에 닭국물로 맛을 낸 만두국을 부어서 먹는 요리.
난 인도네시아 음식이
다 맛있다. ㅜㅜ

오늘만큼은 나도 이들과 함께 대학생으로 돌아갔다.
사람많은 수영장에서 우리끼리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며 즐거워하고,
천 원짜리 면 한그릇에 행복하고,
또 마음 통하는 이들과 함께여서 신나게 웃을 수 있었다.

오늘도 행복한 추억하나를 가슴에 새긴다.

2011년 5월 27일 금요일

종강 그리고 강의평가


나는 복받은 사람
드디어 2010/2011년도 2학기 강의가 모두 끝났다.
지난 7월 말 족자카르타에 처음 오자마자 적응할 새도 없이 바로 수업에 들어가서
어리버리 첫 학기를 마쳤다면,
이번 2학기는 어느정도 적응도 하고, 학교 시스템도 웬만큼 이해하고,
학생들과도 친숙해져서 보다 원활한 수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수업준비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새벽 1시가 되든 개의치 않고 나름 열심히 공부했고,
아침 7시 수업을 위해 나서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학생들 앞에선 미소를 지었다.
아니, 웃음이 절로 나오고 행복했다.
그러면서 나는 정말 천직이 교사가 맞구나 라고 항상 생각했다.

오늘 아쉬운 끝인사와 함께 수업을 마무리 하면서 강의 평가서를 돌리고 교실을 나섰다.
그리고 오후까지 학생들이 익명으로 제출하는 평가서를 기다렸다.
익명이기에 가슴에 상처가 남는 말이 있을 수도 있고,
 모든 학생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기에
갖가지 불평과 불만이 적혀있을 수도 있다는 각오를 하며...

그런데 이건 정말...
ㅜㅜ

나는 정말 정말 복받은 사람이다!
나를 너무나도 행복하게 만드는 강의평가서들!
내 지난 1년 간의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50여 명의 학생들에게 단 한 줄의 불평도 듣지 않고
너무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받았다.


우리 선생님은 최고입니다!

우리 사랑하는 김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보고싶을 거예요 다음에 만나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재미있었어요^^
우릴 가르쳐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선생님 대박! 정말 고맙습니다 우리 예쁜 선생님^^

어쩜... 이렇게 좋은 평가를 해 주는지...ㅜㅜ
너무나 부족한게 많은 이 못난 선생에게
정말 큰 사랑을 주는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제자들이다.

모든 수업이 만족스러웠고 앞으로도 함께하길 바란다는 말
이외에 나를 교사로서 더욱 기쁘게 하는 말이 있을까?

아침 수업은 학생들도 힘겨웠나보다.
다음번에는 이른 아침수업은 삼가해달란다 ㅎㅎ
그 밖의 개선 사항에는 야외 수업을 넣어주세요
우리 토론 수업 더 많이 해요 등이 있었다.

언니처럼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나도 사랑합니다. 우리 학생들^^

Dosen ini sangat baik dan murah seyum...
murah는 싸다 저렴하다 흔하다 라는 뜻이고
senyum은 웃다 미소짓다 라는 뜻이다
내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 싼 웃음을 지었다....
는 건 아니고 ㅎㅎ
늘 미소를 간직한 채 수업에 임했다는 뜻이다.
정말 생각해보니, 지난 한 학기 내내 늘 웃는 모습만 보여준 것 같다.
나를 웃게 만든건 다 저희들인데 ^^

그리고 오늘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원래도 웃음이 많기는 하지만
유독 지난 학기 내내 학생들 앞에서 웃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학생들이 착하고, 나를 믿고 잘 따라와 준 이유도 매우 컸지만,
과연 이러한 이유뿐이었을까? 
 내가 한국에서 중학교 수업을 할 때도,
또 드센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입시반 학원강사를 할때도
이렇게 늘 웃음을 짓고 살았던가...
대학 때 꿈꾸던 이상적인 교육자의 모습이 아니라
그저 학생들에게 공부하라고 강요하고 윽박지르던 내 모습.
입시위주의 한국에서는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웠던 내 지난 모습들...

1년 인도네시아에서의 생활을 돌이켜 보면,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이 곳 삶의 질적 수준도, 환경도, 돈도, 사람도 아니다.
내가 과연 옳은 결정을 한 것인지,
한국에서의 삶을 접어두고
이 곳에 한국어 봉사를 하겠다고 온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지,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를, 미래를 고민하며 잠 못 이루던 밤들
그리고 가끔 밀려드는 불안과 회의감,
그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

지난 주부터 슬슬 시작된 슬럼프 때문에
 친한 언니에게 전화로 한 시간동안 하소연을 하기도 했었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어디냐고,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이 맞느냐고...
그런데 오늘 그 해답이 명쾌하게 내려졌다.
며칠전 오래 묵혀둔 펀드가 25퍼센트 수익률을 내서
가만히 앉아 공돈을 벌었을 때도 오늘만큼 기쁘진 않았다.
비록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문서들이지만
오늘 이 강의평가서가 나를 저 구름위로 훨훨 날아가게 만들었다.
사람은 물질만을 쫓아서도 남들에게 인정받는 삶을 산다해도
결코 마음속 깊이 행복해 질 수 없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체험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 동안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가장 기쁜 일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웃음이 떠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단지 그 사실을 내가 깨닫지 못했을 뿐.
오늘로 그간 일주일동안의 슬럼프는 끝이 났다.

그래,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있는 나는 지금
얼마나 복받은 사람이냐~
^-^

2011년 5월 26일 목요일

수업 이모저모

수업 이모저모


종강을 일주일 앞둔 요즘.
아직은 신입생들인 D-3 2학기 학생들의 말하기 수업시간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나는 네이티브강사의 수업시간만큼은 최대한 발표와 활동위주의
 활기차고 즐거운 수업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모든 학생들에게 한 번 이상씩 말할 기회가 주어지고,
이왕이면 그 날 배운 표현들을 꼭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입에 착 달라붙을 때까지 연습하고 수업을 마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루함? 졸음? 이런거 전혀 없다. 적어도 내 수업시간만큼은!
열정을 쏟아 부은 수업 이후 칼칼해진 목을 달래며 마시는 물 한모금이 세상에서 가장 달다.

 
전화를 주제로 대화를 만들어 보는 시간
주어진 시간 3분 이후에는 바로 발표로 이어진다.

한국 국제 교류재단이 KB국민은행의 협찬으로 제작한
'인도네시아인을 위한 종합 한국어2'권을 교재로 사용중이다.

드디어 긴장되는 말하기 발표!
노트를 슬쩍슬쩍 훔쳐보는 귀여운 학생 ㅎㅎ

발표 마치고 들어가는 학생 붙들고 난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걸까?

끝까지 피드백 멘트를 하려는 모양이다.


저 망가진 표정과 손동작은 어쩔거야... ㅎㅎ

학생들이 활동위주의 수업을 통해 한국어를 좀 더 친숙하게 익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일주일 뒤면 종강, 강의 평가 그 이후에 기말고사를 마치면
즐거운 방학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방학에도 예비 졸업생들의 논문지도로 바쁘겠지만,
한국에서의 휴가와 여행,
또 공부와 수업준비로 알차고 보람된 방학을 보내야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