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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4일 토요일

'빠당'으로 적을까? '파당'으로 적을까?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인도네시아어 표기 원칙

나는 인도네시아 음식을 대부분 좋아하지만, 
특히 Padang 음식을 몹시 좋아한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미낭카바우족의 전통 가옥 형태를 한 Padang 레스토랑은 
자꾸만 내 발길을 이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널리 인기를 끌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주변 국가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이 지역의 음식은 
한 번 맛보면 중독되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몇 년 전, 미국의 CNN 방송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1위를 기록한 것이 
바로 ‘른당’이라는 매콤한 고기요리인데, 
이는 대표적 Padang 음식이다. 
참고로, 인도네시아 음식이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1위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인도네시아가 미국에 이어 페이스북 국가별 사용자 
2위에 해당하는 나라이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Padang 음식을 한글로 표기할 때, 
‘빠당’이라고 해야 현지 발음에 더 가깝고, 
매콤하고 자극적인 빠당 음식의 맛을 
제대로 표현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파당’ 음식이라고 표기하면 
왠지 모르게 싱거울 것 같은 느낌이랄까? ㅋㅋㅋ

인도네시아 학생들과 작문을 할 때도 
항상 학생들이 의아해 하는 부분이 바로 
인도네시아어를 한국어로 표기할 때 
된소리가 아닌 거센소리로 적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대학교는 왜 ‘데뽁’이 아니라 ‘데폭’에 있느냐고 묻는다. 
‘빨렘방’이 아니라 ‘팔렘방’(Palembang)이라고 적고 나면, 
왠지 수마트라가 아니라 어디 팔레스타인 옆에 
붙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 맛있고 쫄깃쫄깃한 ‘음뻭음뻭’의 맛을 
‘음펙음펙’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제1장 4항의 내용을 보면,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도대체 왜 ‘빠당’음식이 더 현지음에 가까운데
된소리를 쓰지 않도록 한 것일까? 

우리말의 자음은 예사소리(ㄱ, ㄷ, ㅂ), 
거센소리(ㅋ, ㅌ, ㅍ), 된소리(ㄲ, ㄸ, ㅃ) 세 갈래의 대립을 갖지만, 
인도네시아어를 비롯한 많은 외국어 자음은
무성음( k, t, p )과 유성음( g, d, b ) 두 갈래 대립만을 갖는다. 
우리는 ‘달, 탈, 딸’을 각각 다른 소리로 구분하지만, 
영어에서는 ‘big’과 ‘pig’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두 가지 구분만 있을 뿐, 
pig를 ‘피그’라고 발음하든 ‘삐그’라고 발음하든 같은 [p]로 인식한다. 

반대로 우리는 유성음과 무성음 대립이 없으므로
‘고기’라는 단어가 두 개의 같은 자음 ‘ㄱ’으로 인식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코기( kogi )’처럼
무성음 k와 유성음 g로 다르게 들리는 것이다. 

단, 우리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외국어를 들을 때
이 무성음( k, t, p )들이 언어에 따라
영어나 독일어처럼 우리말의 거센소리에 가깝게 들리기도 하고,
프랑스어나 러시아어, 인도네시아어처럼
된소리에 가깝게 들리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언어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외국어의 p, t, k 소리를
강한 느낌을 주는 된소리(ㄲ, ㄸ, ㅃ)가 아닌
거센소리(ㅋ, ㅌ, ㅍ)로만 적도록 제한한 것이다. 

같은 무성음 [p]를 ‘ㅍ’과 ‘ㅃ’ 두 가지 다 허용하면
오히려 표기의 혼란이 가중이 될까 우려한 것이다. 
그러므로 인도네시아어의 경우,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유성음, 무성음 두 갈래 대립뿐이므로, 
무성음은 거센소리 표기가 원칙적으로 맞는 것이다.    

학생의 이름을 한글로 쓰는 방법을 처음 가르쳐 줄때, 
Putri는 푸트리로, Yetti는 예티로 써야 한다고 가르쳐주면, 
학생들은 매우 의아해 한다. 
하지만,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그러한 것이다. 
외래어 표기법 역시 한글 맞춤법의 일부이고, 
외래어·외국어의 한글 표기를 통일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가능한 한 준수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가도 
인도네시아어의 실제 발음과 너무나 동떨어진 외래어 표기법에 
실소가 절로 나오기도 한다. 
현실발음을 표기에 반영하라는 주장에 따라 
잘 통용되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하루 아침에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로 표준어가 바뀐 것도 머리 아픈 일이고, 
‘푸틴’대통령이 하루 아침에 ‘뿌찐’으로 불리는 것도 복잡한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감칠맛 나게 들리는 ‘빠당음식’이 
약간은 퍼석퍼석하고 맛없게 들리는 ‘파당음식’이 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나는 오늘도 고민한다. 

2014년 5월 22일 목요일

한국어 수업중에 생긴일 (뽀로로 방문과 스승의 날 깜짝 파티)

토요일 한국어 수업 시간이었다.
갑자기 교실 밖 복도 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웬일이니~
뽀롱 뽀롱 뽀로로롱 뽀로로
 귀여운 뽀로로가 세종학당에 방문을 해 주었다. ㅋㅋㅋ


뽀로로 좋아할 나이는 다들 지난 어른들이지만,
어찌나 반가워하고 좋아들 하던지..ㅎㅎ
덩달아 나도 같이 신이났다.

"뽀로로 안녕??
뽀로로, 한국말 할 수 있어요??"
나는 신이나서 뽀로로의 손을 이끌고 우리 교실로 향했다.

교실에 들어와서 같이 사진도 찍어주는 다정한 뽀로로 ㅋㅋ
꽤 오랫동안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한국의 만화 캐릭터 뽀로로.
귀여운 펭귄 캐릭터 뽀로로는 '어린이 대통령'이란 애칭까지 갖고 있다.

그러나 요즘 한국에선
타요 버스 때문에 그 인기가 잠시 주춤하다고 하지만 ㅋㅋㅋ
뽀로로의 굴욕 (사진 출처: www.tuntunsquare.com )

우리 학생들은 뽀로로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즐겁고 기억에 남는 시간을 보내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잠시 수업이 쉬는 시간에 다용도 홀에 가 보았다.
실은 우리가 수업하던 그 시간
오전 일찍부터 어린이 미술전 시상식이 있었고 
그 행사 때문에 뽀로로가 섭외(?)되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했을꼬?

헉, 분해된 뽀로로
ㅋㅋㅋ
나중에 알고보니, 뽀로로의 실체는 미코 씨였다는...
문화원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우이 대학교 한국어학과 졸업반 남학생 미코 씨.
엄청 잘 생기고, 점잖고, 한국어도 잘하고
가끔 내 대학원 과제도 검사해주는 미코 씨가 뽀로로 탈을 썼다고...
ㅋㅋㅋㅋㅋㅋ
땀을 흠뻑 쏟은 미코 씨는 저렇게 뽀로로를 분해(?)해 놓고 
땀 식히러 에어컨 앞에 가 있었고,


나는 낼름 뽀로로 얼굴만 한 번 써봤다. 히히
뽀로로 반가웠어, 안녕~

그리고 아래 사진은 지난 17일 토요일
이 날 따라 학생들이 집중 못하는 것 같고
분위기 어수선해서 왜이럴까 했는데,
수업 중간에 우리 학생들...
이렇게 케이크와 선물을 가지고 들어왔다.

내 생일도 아니고,
학생 중에 생일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왜이러시나 했더니,

이틀 전에 한국의 '스승의 날'이었다고
이렇게 또 학생들끼리 이벤트를 만든 거였다.
아이고, 우리 학생들... 참...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셨군요 ㅎㅎ
뭘 이렇게까지...
그렇지만 진짜 감동이에요.
정말 고마워요


게다가 직접 만든 왕관과 카네이션, 그리고 몸에 두르는 띠까지..ㅎㅎ




'우리 최고의 선생님♡'
이 문구 마음에 들어요! 히히~


학생들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
너무 좋아서 사진 찍는데 막 깜찍한 척까지 했다
ㅋㅋㅋ

그러고 보니,
나는 인도네시아에서도 한국의 '스승의 날'에
이렇게 멋진 이벤트를 매년 받은 것 같다.
나와 국적도 피부색도 다른 제자들로부터
이렇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니...
참 영광스러울 따름이다.
한국의 학생들처럼 '선생님의 가르침 감사합니다.' 하고
어려운 인삿말은 할 줄 몰라도
"선생님, Teacher's day 축하합니다!"
하면서 삐뚤빼뚤한 한글 카드와 편지를 전해줄 때
더없이 행복하다.












2014년 5월 14일 수요일

우이 도서관과 인도네시아 국립 도서관 그리고 인도네시아 언어변화

'언어변화'라는 과목을 금요일 오후에 수강하고 있다.
매주 과제와 발표를 산더미처럼 내주시는
카리스마 넘치는 미아 교수님의 수업.
나와 동기들은 매주마다 학교 도서관, 국립 도서관, 
심지어 정부기관까지
자료를 찾고 인터뷰를 하러 다니느라 바쁘다.
이번에 수행한 과제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신문과 현재의 신문,
그리고 그 중간 과정의 신문 기사를 통해
통시적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어의 변화를 살펴보고
조사 발표하는 과제였다. 

먼저 인도네시아 대학교 도서관

서적과 논문도 많고
Kebun apple(사과밭)이라 부르는 컴퓨터실도 있고
무엇보다 스타벅스와 한국식당이 위치해 있어서
비파 유학생들에게 늘 인기가 많은
인도네시아 대학교의 도서관!
독서실도 있고

자료 열람실도 있고

한국-인도네시아 문화 코너도 있다
우이 학생증이 있어야 도서 대출이 가능하다.

학교 도서관에서 이론서를 섭렵했으면
이제 인도네시아 국립도서관에 
신문 찾으러 가야지!

국립 도서관은 Jl. Matraman Raya에 위치

앗, 도서관이 매우 크구나...


Perpustakaan
내가 힘들어하는 발음 중의 하나가 도서관과 보건소
Perpustakaan, perkesmas
ㅋㅋㅋ

도서관을 찾은 날이 토요일이었는데...
귀엽게도 엘리베이터 카펫이 Sabtu(토요일)라고 깔려 있는게 아닌가 
ㅋㅋㅋ 그럼 이거 월요일되면 Senin으로 바뀌나?
참고로 토요일은 3시까지 도서관이 개방한다. 

입구를 찾아 들어가서 락커에 짐을 보관하고

신문 (surat kabar)이 보관되어 있다는 8층 꼭대기로 이동

이게 다 신문이여~
사서분들이 다들... 할머니...ㅋㅋㅋ
연세 많으신 이부들께서 도서관 업무를 보고 계셨다.
가장 오래된 신문 주세요!
몇 년도 신문 주세요!
몇 년도 것도 주세요!
자꾸 부탁했더니, 
니들이 갖다가 봐 하셨다는 ㅋㅋㅋ
그래서 운 좋게 금지된 열람실 내부에도 들어가 보고

이것이 가장 오래된 신문 1869년 수라바야에서 발행된 Tjahaja Sijang
너무 낡고 오래돼서 친구들이 신문을 살짝 만지기만 해도
 부스스 부서져 버렸다.
나는 겁나서 만지지도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고
복사해서 열람하게 되어 있는데
복사기에 얹기만 해도 부서지는 관계로
할머니, 아니 사서께서 사진 촬영을 허락해 주셨다 오예
인도네시아는 역시 ㅋㅋㅋ 허술해~


1870년 신문도 좀 더 살펴보기로...
인도네시아가 아직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였던 그 시절의 신문은 주로
문학 작품 소개나 소소한 사건을 담은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우리가 조사하기로 한 정치파트 기사가 너무 부족해서
어려움이 많았다.


요건 1869년과 2014년 중간 즈음인 1942년의 신문 Sin Tit Po
그리고 2014년 신문은 옛날 신문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서
수라바야 포스트 2014로 조사하기로 결정.

시간의 변화에 따라 나타난 신조어, 
음운론 변화에 따른 표기방법 변화,
통사적 변화와
외래어 표기 변화
네 가지 주제로 나눠 각자 분석 후 조별 발표 하기!
내가 맡은 주제는 외래어 표기 변화이다.

함께 자료조사를 나온 언어학과 동기들과

내가 분석한 외래어 표기 변화를 간단히 예로 들면...
1869년과 1942년에는 adoption 의 방법으로 
그대로 외국어를 채택해서 쓰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예) Politie, Guvernement, Activiteit 등
모두 네덜란드어를 그대로 사용한 경우다.

2014년에는 adaptation, creation의 방법이 사용된다.
외래어를 인도네시아어의 규범과 표기에 맞게 적응시켜서 사용하거나
예) Politie -> Polisi, conferentie -> konferensi 등

새로운 단어를 생성하여 사용한다.
예) Guvernement -> Pemerintah, Interview -> wawancara 등

저런 분석과 예문 찾는 일을 PPT로 여러장 작업을 했다;;

표기에 있어서 인도네시아어의 자음과 모음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알아두면 유용할 것 같아서 첨부해 본다.
그랜드 인도네시아 Arjuna 로비 근처에 멋스러운 카페가 하나 있는데, 
카페 이름이 'Djournal' 
디저널로 읽을 것이 아니라 
현대 표기로 치자면 그냥 Journal인 것이다.
그러고 보니 Bandara Djakarta 해산물 레스토랑도
반다라 디자카르타일 필요는 없다. 
1942년도 표기 중에 OE가 있다.
인도네시아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초대 대통령
Soekarno 대통령이
소에카르노가 아니라 수카르노인 이유 ㅋㅋㅋ
그러므로 자카르타 공항 이름도
'수카르노 하타' 공항

이제 이름이 Djoko인 인도네시아 사람 이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난감해 할 일은 없을 듯
이래서 사람은 배우고 익혀야...? ㅎㅎㅎ

내 생각에 우리조 발표는 참 잘했지만
역시 언제나처럼 교수님의 무수히 많은 지적과 수정 명령이 ㅋㅋㅋ
고되고 귀찮았지만, 
국립 도서관에 가서 희귀한 신문도 구경하고
인도네시아어의 변화도 공부하고
나는 한층 더 성장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