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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6일 목요일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열심히 회사와 집을 오가며(퇴근 후에는 수영과 달리기도 하는)
성실한 삶을 사는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5년째 접어든 타국에서의 직장생활이 가끔은 외롭기도 한 평범한 남자였지요.
남자는 모처럼의 휴가를 맞이하여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계획합니다.
목적지로 정한 곳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이런저런 정보를 둘러보던 남자는
참으로 마음에 드는 블로그를 하나 발견합니다.
여행을 가기로 마음을 정한 그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는 한 여자의 블로그였지요.


여자는 타국에서 외국인 학생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는 일을 합니다.
(일이 끝나면 매일 수영과 달리기를 하지요)
작은 것에 행복해하고, 속깊고 의젓해 보이지만,
가끔은 철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여자는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며 자신이 느낀것, 새롭게 알게된 것들을
종종 자신의 블로그에 남기면서 그렇게 평범하게 생활하는 여자였지요.

남자는 여행을 앞두고 그 여자의 블로그에 몰두합니다.
여행의 정보가 목적인지 블로그의 주인인 그 여자를 더 알고싶어서인지
자기 자신도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냥 자꾸 그 여자의 글이, 그 여자의 일상이, 그 여자의 모습이 궁금해질 뿐입니다.
그렇게 어느덧 여행일이 다가왔습니다.

여자는 고국에서 자신을 보러 와 준 친구 덕에
여행의 기분을 만끽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냅니다.
자신이 즐겨 가던 레스토랑에 친구를 데려가고, 
자신이 일하는 학교를 친구에게 보여주기도 하였지요.
그리고 늘 걷던 길을 친구와 함께 산책하고, 차를 마시고,
친구와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그리고 또 친구를 떠나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남자는 비행기를 타고 드디어 여행지에 도착했습니다.
시끌벅적한 도시를 떠나 모처럼 마주한 여행지는 남자에게 기쁨을 가져다 줍니다.
처음 와보는 낯선 곳이 분명하지만 왠지모를 친근감과 함께 
이곳이 처음부터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
바로 그 여자가 생활하는 곳입니다.
여행지를 둘러보는 내내 마음 한켠에선 그 여자의 흔적을 자꾸 찾게 됩니다.
그 여자의 블로그에서 본 공항이구나.
그 여자가 소개해준 유적지, 여자가 자주가는 식당,  
그리고 여자의 학교...를 돌아보며
행여 그녀와 마주치지는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남자는 자꾸 떠오르는 그녀 생각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즐거운 추억으로 남은 여행을 기억 할수록 만난 적도 없는 여자에 대한 마음이 커져 가고,
꼭 한 번 그 여자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남자, 용기내어 여자에게 메일을 보냅니다.


여자는 평소처럼 자신이 사는 곳의 정보를 물어오거나
작은 도움을 요청하는 메일들을 확인합니다.
그런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메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같은 나라의 다른 도시에 사는 평범한 직장인 남성.
즐거웠던 지난 여행에서 여자의 블로그를 보며 많은 도움을 얻었다며,
감사의 인사와 함께 학교와 학생들의 소식을 물어옵니다.
 타국 생활의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글들과
여자의 안부를 진심으로 염려해 주는 내용의 메일이었습니다. 
정성을 들여쓴 듯 문체나 표현력도 마음에 듭니다.

그렇게 여자와 남자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메일들을 주고받으며 펜팔을 시작하게 됩니다.

남자, 이번에는 여행이 목적이 아니라 그녀가 목적입니다.
오직 그녀를 보기 위해 다시 한 번 비행기에 오릅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
시간이 허락될 때마다 비행기를 타고 그녀에게로 날아갑니다.

여자, 그 남자가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는 주말이 기다려집니다.
이제 더이상 평범하고 조용하기만 했던 똑같은 일상이 아닙니다.

수영과 달리기를 즐겨하던 여자와 남자는 그렇게
사랑하는 연인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희야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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