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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31일 수요일

교통 이야기2(오토바이)

오토바이

인도네시아어로 Motor 모또르~
라 부르는 오토바이들...
왜 유독 동남아시아에는 오토바이들이 이렇게 많은걸까?

베트남, 라오스 등이 그러하거니와
이 곳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로 오토바이의 홍수를 이룬다.

사진 속 오토바이들은...
오토바이 경매장 혹은 오토바이 전시장의 사진이 아니다.
그냥 평일날 아침에 내가 찍은 인문대 오토바이 주차장의 사진이다.
수백대의 오토바이가 학교를 가득 메우고 있는
다소 경악할만한 사진 ㅎㅎ
이러한 주차장이 각 단대마다 있으니....
ㅎㅎㅎ

거의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이렇게 개인적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다닌다.
나머지는 자전거 혹은 극소수의 자동차와 도보...

나이 지긋하신 교수님들이 말씀하시길 십여년 전 쯤에만 해도
자전거가 많았지, 지금처럼 이렇게 매연을 발생하고, 교통사고의 주범이 되는
오토바이들이 많지는 않았다고 한다.
국민소득 2천 달러를 지나면서 자동차 시대로 가기 전의 단계인 걸까...?
아님 정말 더워서 걷기 귀찮아서...? ㅎㅎ

UGM 학생들에게 아니 인도네시아의 보편적인 대학생들 사이에
전해내려오는 일종의 규칙이 있는데,
먼저, 1학년 입학해서는 보통 자전거를 탄다.
형편이 나은 학생들은 바로 집에서 오토바이를 사주기도 하지만 극히 드물고...
2학년 쯤 되면 오토바이를 임대한다.
연애도 해야하고, 먼거리 이동시 기동력도 필요한데다
확실히 더운 나라인만큼 자전거를 이용한 통학은 불편하다.
한 달에 일정 금액을 내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가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면서 드디어 자신의 오토바이를 사는 것이
암묵적인 이들의 관행?이라고나 할까? ㅎㅎ
인도네시아는 크레딧 이라 부르는 오토바이 임대업이 무척 발달되어 있다.

어딜가든 흔히 접할 수 있는 오토바이 할부 홍보물

백만원 넘는 오토바이를 월 3만원 정도의 대여금을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처음 인도네시아에 도착했을 때,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들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매연 때문에 눈과 목도 따갑고, 좋지 않은 인상을 가졌던 것이 사실인데...
이 나라의 경제 사정과 기후와
여러가지 상황들을 놓고 봤을 때,
오토바이가 많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정말 우리나라처럼 대중교통이 잘 돼 있는 곳도 드물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늘 길을 갈 때는 빠르게 달리는 오토바이를 주의해야 하고,
자동차 운전자들이 오토바이를 조심하면서 항상 방어운전을 하는
오토바이의 천국 인도네시아
하루 빨리 대중교통이나 사회 기반시설이 좀더 확충되고,
사람들의 환경의식도 바뀌면서
쾌적한 도보 문화, 대중교통문화가 하루 빨리 도래하길 바라본다.

아가씨 미안해요! ㅋㅋ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
바지를 좀 올리든지, 재킷을 좀 내리면 안될까요? ㅋㅋㅋ

릴라의 생일

사랑스러운 친구 릴라의 28번째 생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 처음 온 지난 해 7월은 방학 중이어서
학교 수업도, 학교 선생님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도,
또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없었다.

오로지 수업과 개강준비를 하며, 남은 개인 시간에는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족자에 적응해 가려고 노력했다.

늘 같은 시간대에 수영장에서 마주치는 예쁘장한 현지인이 한 명 있었는데,
한 번 두 번 눈인사를 주고 받다가 우리는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고,
결국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나서는 금새 친해져버렸다.
그렇게 릴라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마음을 온전히 다 대화로 표현해 낼 수는 없었지만,
어설픈 나의 인도네시아어를 누구보다 잘 이해해주고,
내 맘을 잘 알아주는...
우리는 서로 너무나 잘 통하고,
누구보다도 서로를 걱정하고 챙기는 진정한 친구가 되어갔다...
특히 나의 인도네시아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한 부분이 되어버린 릴라.

오전에 인도네시아어를 공부하고, 오후에 한국어 수업을 하고,
그렇게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저녁에는 릴라를 만나 함께 땀흘리며 운동을 하고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이곳에서의 큰 즐거움이 되어버렸다.
나의 현지어 실력 향상에도 큰 보탬이 되어 준 릴라
이러한 나의 소중한 친구 릴라가 생일을 맞았다.
지난 2월 내 생일날 깜짝 파티를 열어서 내 눈물을 쏙 빼놓았던 것을 생각하며
나도 열심히 릴라를 위해 슬라이드 쇼도 만들고
케익도 주문하고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릴라의 생일을 준비했다.
어쩜 케익도 이렇게 먹음직스럽고 예쁜지...


릴라의 남친이 릴라 생일을 잊어버리는 바람에 속상해있던 릴라는
나의 깜짝 등장에 엄청 기뻐했다. 히히

이렇게 상큼한 표정도 지어보이고,

서로에게 케익도 묻히며 즐거운 생일밤을 보냈다.

슬라이드 쇼를 볼 땐, 릴라의 눈에도 눈물이 글썽~ ㅎㅎ
우리 우정 변치 말자 릴라야...



오랜만에 폴라로이드 사진도 찍고 예쁜 추억을 또 하나 만든 밤이었다.

나의 든든한 인도네시아 친구 릴라야...
이 블로그의 한글을 네가 읽지는 못하겠지만...
난 진심으로 너와 친구가 된 것이 기쁘고,
또 너에게 무척 고맙다.

족자의 쇼핑공간 - 갤러리아, 롯데마트, 암쁠라스

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에서 네 번째 규모의 도시라고 한다.
수도 자카르타, 동부자바의 수라바야, 스마랑에 이어 족자카르타
그리고 자바섬이 아닌 수마트라 섬의 메단...의 순으로...
인도네시아의 네 번째 크기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족자도 한국에 비하면 시골인 것은 마찬가지.
그렇지만, 쇼핑몰은 꽤 여러군데 있다.
UGM을 중심으로 걸어가기 쉬운 갤러리아 몰을 비롯해
현재 족자에서 가장 크고, 편리하며, 찾는 이가 많은 암쁠라스(Ambarukmo plaza),
말리오보로 거리의 말리오보로 몰과 대형 인도마트,
두 개의 까르푸와 지난 해 9월 오픈한 롯데마트,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크고 작은 편의점들...
그러고보니, 족자는 참 없는 것 없이 조용하면서 살기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든다.
지하 2층을 포함하여 5층 규모의 갤러리아 몰
엑셀소 커피숍, 윈디스 패스트 푸드점, 지하의 스넥바, 마따하리 몰 등이 입점해 있다.
UGM에서 걸어가기 좋은 위치
지난 해 오픈한 롯데마트는... 접근성이 조금 떨어져서 차가 없는 나로서는 가기가 힘들다.

창고형 마트를 방불케 하는 롯데마트...
생각보다 한국 식료품이 없어서 실망했다.


원래 마트 내부 함부로 사진찍고 그럼 안되는거지? ㅋㅋ
몰래 찰칵했다


식료품 코너를 제외하고 마트 내부에 에어컨 시설이 안 돼 있어서 더웠다.

음... 롯데 초코파이, 롯데 빠다 코코넛, 롯데 카스타드... ㅋㅋ
롯데 과자는 엄청 많았다.

롯데가 진출한 것은 맞지만, 거의 100퍼센트 현지화된 마트의 모습이었다.
매년 UGM한국학과에 보내주는 장학금에 감사하며,
롯데마트 화이팅! ㅋㅋㅋ

그리고 족자에서 가장 잘나가는 Ambarukmo plaza
일명 암쁠라스!



내가 거의 매주말 찾는 곳이다. ㅎㅎ



1층 행사장에는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지는데,
가끔 삼성이나 엘지의 가전제품 행사장도 펼쳐지고,
내가 방문 했던 이 날은 분유 홍보 행사가 행해지고 있었다.

암쁠라스에는 센트로와 까르푸가 크게 입점해 있고,
각종 레스토랑과 스타벅스, 피자헛, 브레드 토크, 던킨 도넛, 그라메디아 서점
게임시설, 카페 등이 위치해 있어
주말 오전에 암쁠라스 몰에 한번 들어가면 해가 지고서야 집에 돌아가기 일쑤다.
미드나잇 세일이나 라이브 공연 같은 각종 이벤트도 자주 열리며,
주말에는 주차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암쁠라스 2층 야외에 위치한 내가 자주 찾는 발코니 레스토랑.
선선한 바람 쐬면서, 라이브 음악 들으면서 먹는 저녁식사가 끝내준다.
나시고렝, 연어 스테이크, 오리 요리가 맛있다.

명품관이 즐비한 자카르타의 대형 몰만큼은 아니어도
족자에서도 웬만한 것들은 불편함 없이 이러한 몰들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날씨가 더운 인도네시아에서 몰이 갖는 기능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데이트 공간, 학습의 공간, 인터넷의 공간, 만남의 공간,
더위를 피하는 공간, 식사와 놀이의 공간 등...
인도네시아에서 몰 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인 것 같다.

2011년 8월 25일 목요일

수라이 선생님과 이부 시티의 송별회


영어도 한국어도, 물론 인도네시아어도 정말 잘하시고, 똑똑하시고,
사람까지 좋으신 우리 한국어학과장님께서
박사과정을 밟으러 한국으로 가신다. 벌써 다음주...ㅠㅠ
인문대 학장님의 애제자(?)로서 ㅋㅋ 총애를 한 몸에 받고, 능력도 있으시고 해서
한국어학과를 이만큼 발전시켜 놓으신 공이 역력하신 수라이 선생님.
헤어짐이 너무나 아쉽고, 빈자리가 너무나 클 것이 분명하지만,
선생님의 앞날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보내드리는 송별회 자리를 마련했다.
수라이 선생님께서 한국학센터의 Novi선생님과 환하게 웃고 계신다.

지금은 라마단 금식기간.
5시부터 모인 우리는 5시 40분 금식해제를 알리는 사원의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침만 꼴깍꼴깍

2006년 한국어학과가 설립될 때부터 모든 행정업무를 도맡아 오셨던
한국어학과의 살림꾼 이부 시티도 이번 9월 5일을 기점으로
말랑이라는 동부자바로 직장을 옮기신다.
갑자기 두 분이 자리를 비우시게 되니, 남은 사람들은 한동안 패닉상태에 빠질 듯.
오늘 부 시티가 인사말 하면서 눈물을 흘려서 보는 사람마저 마음이 아팠다. ㅜㅜ


다함께 저녁식사하는 즐거운 자리^^
오랜만에 한국어학과 한국학센터 모든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할지 고민돼서 케익을 사 갔다.
다행히 아이들을 많이 데려오셔서 모두들 즐겁게 나눠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선물 교환도 하고, 모두들 돌아가며 이별의 말도 나눈 후에는
다함께 단체사진을!
오늘 밤 바로 페이스북에 업로드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저는 이 밤 아직도 안 자고 있습니다. ㅎㅎ
새로운 학과장님께서는 한국어도 한마디 못하시고,
새로운 직원이 적응하기까지는 또 많은 시간이 걸리고 하겠지만
지금처럼 서로 도우며, 보듬으며 함께 해 나가는 한국어학과가 되길...
수라이 선생님, 부 시티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이 다 잘 되길 기도할게요.


니닝 선생님의 생일

니닝 선생님의 생일

D3 학과장을 맡고 계신 니닝 선생님의 생일날 아침, 학과 사무실의 모습이다.
나는 선생님 생신인 것도 모르고 과사에 나갔는데
먼저 온 학생들이 케익에 불을 붙이고 책상 뒤에 숨고 난리가 났다.^^
깜짝 파티를 준비 중인 졸업반 학생들의 모습!

깜짝 파티는 언제나 스릴 넘치고 흥미진진하다.

이 세상의 모든 교직에 종사하시는 선생님들은 공감하실 것이다.
비싼 선물도, 상품권도, 촌지도 아니라
학생들의 진심이 담긴 편지와 정성어린 케익 하나면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한 것을...


케익은 집에서 혼자 먹는 것보다 이렇게 여럿이 나눠 먹어야 제 맛!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많아서 겨우 크림 한 입을 먹더라도
생일 당사자의 행복이 전달되어 기쁨의 맛을 볼 수 있다.


이번 8월부터 S1의 새로운 학과장님이 되신 Tri선생님
한국어학과를 이만큼 키워오신 Suray전학과장님께서
이 달 말일에 한국으로 박사과정을 밟으러 가신다. 

언제나 아침부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 가자마다 대학교의 한국어학과
이런 소소한 일상이 너무나 좋다.

2011년 8월 3일 수요일

라마단 금식 일일체험 그리고 부까 뿌아사 buka puasa(금식을 열다)

인도네시아 친구들과 함께 부까 뿌아사buka puasa (금식을 열다)

8월 1일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의 이슬람 국가들은
8월 30일까지 장장 한 달여 간 라마단 금식에 들어갔다.
새벽 4시에 간단한 식사를 기도와 함께 한 이후,
해가 뜬 이후부터 해가 질 때까지 
물 한 모금조차 입에 대지 않는 엄격한 금식이다. 

학기 개강을 맞은 상태로 라마단 금식에 들어갔던 지난해와는 달리
다행히 올해는 방학중에 라마단을 맞았다.
목마르고 배고픈 상태에서 수업에 집중할 수 없는 학생들을 쳐다보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것이 어디 있으랴...
학생들은 방학이라 괜찮지만, 
과사무실에 나가보면 현지인 교수님들은 금식 상태로 일하고 계신다.
나도 캠퍼스에 나와 있는 시간만큼은...
미안하고 눈치도 보이고, 또 학교식당도 모두 문을 닫고...
그래서 자연스레 금식을 함께하게 되었다. ㅜㅜ
인도네시아 말로는 금식을 뿌아사(puasa)라고 한다.

그래 다이어트도 할 겸 문화도 체험해 보고 하루정도 단식해 보지 뭐...
코이카 국내 훈련 기간동안 1달러 식사를 체험한 적이 있었다.
세계의 빈곤 인구를 생각하며, 그들의 굶주림을 함께 나눈다는 취지에서
하루 동안 단 1달러 만큼의 식량을 먹고 견디는 경험이었는데,
주먹밥 한 덩어리와 건더기 없는 국,
딱딱한 빵 한 덩어리와 시럽음료 같은 것으로 하루를 보낸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는 부끄럽게도 배고픈 상태로 하루종일 있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일부러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현대인들은 항상 배에 음식물을 가득 담고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많이 먹어 탈이나고, 비만을 걱정하는 욕심쟁이 인간에 불과하고 말이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어쨌든 그래서 나는 점심을 굶고
이 더운 날씨에 물과 음료도 자제하고 하루를 보낸 뒤
오후에 친구들을 만나 부까뿌아사를 준비하는 분주한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금식 해제를 준비중인 가자마다 대학교 주변 거리 모습
보통 6시쯤 금식이 해제된다. 미리 한 두시간 앞서 길거리에 노점상이 즐비하게 자리를 연다.
금방 혈당을 올릴 수 있는 달콤한 과자들, 과일 음료들, 간단한 먹거리 등이 주로 판매된다.


과일 음료를 파는 노점상들
Es buah (얼음과일)정도로 불리는 음료를 판다.
이렇게 갖가지 열대과일들(파파야, 리치, 두리안, 파인애플 등)을 잘라서 봉지에 담고
시럽음료를 얼음과 함께 부어준다.





노점상 주변 카펫에 앉아 금식 해제를 기다리는 젊은이들
8월 2일 어제 시간으로는 5시 47분에 금식이 해제되었다.
해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이 되는 부까 뿌아사 시간은 즉, 금식해제 시간은...
근처 모스크 사원의 소리를 통해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다.
사원의 울림을 들은 이후에야 사람들은 갈증난 목을 달래고,
하루 종일 허기진 배를 달래기 시작한다.


색색의 인도네시아 전통 간식들

이날 부까뿌아사를 함께 한 친구와 음식을 고르는 중

배고픔을 참으며 금식 해제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은 한 마음이 되는 것 같다.
배는 고프고 온 몸에 힘은 없어도
라마단의 기간동안 온 거리는 활기가 넘치고 즐겁다.

이 더운 나라에서 하루종일 음식은 커녕 물 한 모금조차 입에 대지 않는 것은
이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내가 보기에 다소 위험한 일인 것 같다.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업무의 효율성도 떨어지고,
사람들은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거나 아예 일찍 퇴근하는 등
인도네시아의 경제활동도 근 한달여간 마비되다시피 한다.
외국인이 많은 관광지가 아니면, 많은 식당들은 문을 닫거나
몰래 숨어서 영업을 한다.

어떻게 물도 안 먹고 하루를 버텨!
대체 이 더운 나라의 기후에 어울리기나 한 문화야!
라고 못마땅하게 생각했지만,
그건 문화적 상대성을 무시한 독선적 생각일 뿐일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배고픔과 갈증을 참고 난 후 마신 별 것 아닌 이 과일음료로 
나는 어린애마냥 행복했다.
하루 금식 체험을 해 보니, 견딜만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린아이들은 반나절의 금식만을 실행하고,
생리중인 여자나 임신한 여자, 아픈 사람, 노약자 등은 금식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행해지는 것은 물론 아니며,
오로지 본인의 의지에 의해서 이뤄진다고 한다.
금식이 해제된 후, 기도와 식사를 마치고 나면 
사람들은 불꽃을 터뜨리기도 하고 
서로 안전하고 원활한 금식이 되길 축복해주기 바쁘다.
단순한 욕구의 절제 뿐만 아니라 축제의 성격을 지닌 라마단.
배타성이 낮고 개방성을 띤 무슬림들의 나라 인도네시아에서
내가 느낀 라마다 금식의 모습은 이러했다.

2011년 8월 2일 화요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영화관 이야기

족자카르타의 영화관 이야기
Cinema XXI


인도네시아는 외화에 길들여진 관객의 수준에 비해
그 수요에 걸맞은 좋은 영화 제작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주로 귀신영화, 코믹영화 위주...
가끔 가뭄에 콩나듯 좋은 현지영화가 제작되기도 하지만...
'시네마21'이라는 배급사 겸 영화사의 독점 형태로
인도네시아 영화시장은 운영되고 있다.

족자에는 단 두 군데 영화관이 있다.
Ambarukmo plaza라는 족자에서 가장 큰 대형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주로 로컬영화를 많이 상영하는 Cinema21과
헐리웃 영화나 중국 무협 영화 위주로 상영하는 Cinema XXI
 오늘은 Cinema XXI을 소개해 볼까 한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XXI건물 모습
주말 저녁은 XXI야외 카페에서 들려오는 라이브 음악소리로
주변지역은 흥겨움에 휩싸인다.
여느 몰 입장 때와 마찬가지로 영화관에 들어갈 때도 역시
입구에서 간단한 가방검사가 이루어진다.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현재 상영중인 영화 포스터들이 걸려 있다.
주로 외화가 많이 상영된다.
6개의 상영관이 갖춰져 있다.
매표소 앞에 줄을 서 있는 모습
평일에는 Rp25,000
주말에는 Rp40,000
3D영화의 경우 Rp50,000이다.

외화를 저정도 가격에 볼 수 있다니...
영화표 가격이 정말 저렴하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개봉시기보다 늦게 상영한다.
지난 주 금요일(7월 28일) 해리포터가 처음 개봉했고,
(2시간 대기 후 표를 살 수 있었다;;) 
난 이미 7월 초 트랜스포머를 한국에서 보고 온 상태지만
 8월 1일 현재까지 인도네시아는 아직이다.

매표가 끝나면 영화관 왼쪽에 위치한 야외 라이브 카페로 나와
흥겨운 라이브음악을 들으며 상영시간을 기다릴 수 있다.
차와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
커피와 티, 스무디 등과 스파게티, 샌드위치, 치킨 윙 등 메뉴도 다양하다.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은 라이브밴드의 열정적인 무대가 펼쳐진다.



사진촬영 안되는 줄 알지만...ㅠㅠ
영화관 내부 모습을 촬영하고 싶은 마음에 그만...
헤헤 예고편 상영 때 몰래 한 컷

국내 영화관 못지 않은 좌석과 내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에어컨 때문에 너무 추워서 겉옷을 꼭 가져가야 한다.
가끔 영화가 끊기거나 화면 상태가 좋지 못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준
다른 놀이 시설이 부족한 데 비해
영화관이 주는 즐거움은 꽤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전혀 걸리지 않던 한국 영화들도
요즘들어 아주 가끔 상영되기도 하는데
수애, 조승우 주연의 나비처럼 불꽃처럼이
지난 6월 초 상영했었다.
이 먼 타국에서 한국영화를 보는 기쁨과 반가움이란 ^^
인니어 자막 읽을 필요도 없고... ㅎㅎ
한국의 좋은 영화들이 더 많이 상영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