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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0일 금요일

희야의 인도네시아 골프 도전기

임페리얼 클럽 골프

2014년 새해를 맞아 희야가 새로운 분야를 배워보기로 도전장을 내밀었으니,
그건 바로
골프였다.
한국에서처럼 배우는게 부담스럽지도 않고,
자카르타 인근에 엄청 많은 골프장들이 널렸으니,
운동을 너무나 좋아하는 희야가 골프를 배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주말에 늦잠을 좀 포기하더라도 
수업 없는 날 부지런을 좀 떨어서라도 
골프라는 종목에 발을 디뎌 보리라. 
음화화화

그렇게 나는 올해 초,
인도네시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엄청 찾아본 끝에
티칭 프로님의 연락처를 알게 되었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연습장으로 선생님을 찾아갔다.

공항에서 30분 거리인 Tangerang에 위치한 임페리얼은 
호텔, 컨트리 클럽, 골프 연습장을 모두 갖추고
Lippo Karawaci라는 쾌적한 계획 단지 안에 위치하여
경치, 입지조건, 접근성, 시설 규모 면에서 
두루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연애할 때 임페리얼 호텔 수영장에서 자주 데이트를 즐겼던 희야와 호야는

결혼하자마자 이곳에 컨트리클럽 회원권을 구입하였고,
우리는 매주 이곳에서 운동하고, 수영하고, 
밥도 먹고, 마사지도 받는 
나름 임페리얼 열혈 멤버다.

바로 이곳 임페리얼에서 골프도 시작하게 되었으니
집이랑도 가깝고 낯선 곳도 아니고
희야는 이래저래 골프입문의 첫조건이 무척 좋은 셈이었다.
아니 무슨 골프 연습장이 이렇게 좋아
탁 트여있고, 넓고, 공기 좋고, 
이곳에 연습하러 오면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하여...
'아이언'이라면 '아이언맨'밖에 모르던
골프 쌩초보 희야가
올 1월 말부터 매주 골프 레슨을 받게 되었는데...
첫인상도 좋으시고, 
사람을 편안하게 대해주시는, 
늘 유쾌한 장 선생님과의 만남은
희야에게 정말 큰 행운이었다. 

그립 잡는 것과 기본 자세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친절하게 기초를 알려주신 선생님 덕분으로
희야는 폼이 예쁘게 자리를 잡게 되었다?

뭐든지 한 번 시작하면 꾸준히 하는 성격인 희야.
초중고 12년 개근에 빛나는 성실성과 (V^^V)
어학원 같은 데도 1년치 끊으면, 1년 다 나가서 뽕을 뽑는 억척스러움이 만나,
골프 레슨을 현재까지 7개월째 꾸준히 하고 있다.

게다가 땅그랑에서 가장 쉽고 즐겁게 골프를 가르쳐 주시는 
우리 미녀 장 선생님^^ 덕분에 나는 골프 뿐만이 아니라,
여자로서의 삶이나, 인간관계,
 삶을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해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인생 선배도 만나게 되었다.

임페리얼 골프 연습장 2층 모습
1층은 금연구역, 2층은 흡연구역이라 나는 늘 1층에서만 연습을 하는 편.
(가끔 1층에서도 담배 피우시는 의지의 한국 아저씨들이 계시지만 ㅠㅠ)

클럽 하우스 레스토랑 전경



클럽 하우스에서 즐기는 샌드위치와 나시고렝(볶음밥)


골프장 경치도 함께 즐겨 주세용~

저기 마지막 홀을 향해 샷을 날리는 골퍼들이 보인다.

임페리얼은 경사가 심하고 해저드가 많은 편이라
살짝 어려운 필드에 속한다고 한다.
그런 임페리얼에서, 
희야가 레슨 시작하고 4개월 만에 라운딩에 나섰다.
(사실 레슨 시작하고 한 달 반만에 좀 쉽다고 하는 Kedaton 골프장에서
머리를 올리게 되었는데, 크다톤 소개는 다음 포스팅에서...)

어찌됐든 들뜬 마음으로 임페리얼 라운딩을 나섰는데,
필드 나가기로 약속한 전날 밤에는 
설레는 건지, 겁이 나는 건지 잠도 잘 안오고 ㅋㅋㅋ
아침잠 많은 희야도 새벽에 벌떡벌떡 일어나게 된다.

티업 약속 시간 오전 8시,
날씨가 꾸물꾸물 흐려서 비 올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햇빛 안 뜨겁고 선선하고, 공치기 참 좋았다.

티를 꽂고 드라이버 샷을 준비하는 희야
저 멀리 아마루 아파트도 보이고, AIA건물도 보이공...
 페어웨이에 침입한 오리?거위? 두 마리


장 선생님의 여유로운 드라이버
어찌나 파워가 있으신지, 정확하면서도 빵빵 잘 날리신다.
부러울 따름


난 이 사진이 왜 이렇게 웃기지?
위풍당당 세컨샷을 향해 걸어가는 희야 ㅋㅋㅋ
앞에 새로 지은 U-레지던스 아파트는 
네모진 와플 마냥 참 모냥 없다.


선생님과 함께 다정하게 찰칵~
호야가 찍어준 사진

엇, 이건 호야의 도촬.
희야, 뭘 그리도 진지하게 선생님께 말씀 드리고 있는 걸까?
"선생님, 묵찌빠 하실래요?" ㅋㅋㅋ
 
전반 아홉 홀이 끝나고 잠시 숨돌릴 수 있는 그늘집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며 우리부부 찰칵~
호야 우리 여보~
 우리 같은 취미를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저 얼른 열심히 배울게요!

선생님의 공은 어쩜 그리도 홀로 쏙쏙 잘 미끄러져 들어가던지...
내 공은 어쩜 그리도 야속하게 홀을 그냥 지나쳐버리던지...

여기는 12번 홀이었던가?
홀 양쪽으로 봉긋 솟은 두 개의 언덕 때문에 
재미있는 별명이 붙여진 곳이다.
일명 '마돈나의 젖가슴' ㅋㅋㅋ
골프를 칠 때에는 유독 성적인 비유와 농담이 많이 오간다고 하던데...
(캐디가 딸처럼 귀여워서 젖가슴을 꾹 찌르셨다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캐디 성추행 사건으로 알게된 사실)
인도네시아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어프로치샷은 천천히~ 가볍고 우아하게!
이론은 아는데, 나는 맨날 퍽! 데구르르!

그런 나에게도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으니...
그린 주변이 온통 물로 둘러쌓여 있던
파3 5번 홀.



이 동영상 재생 되는 겁니까?

 앞서 계속 공을 물에 자주 빠뜨려서 곧잘 잃어버리곤 하던 내게
심리적 부담감을 주던 홀이었건만,
나도 모르겠다 자신있게 휘둘렀던 아이언을 맞은 공이
그린 위로, 그것도 홀과 아주 가까운 위치에 안착한 것이었다.
퍼터가 미숙한 탓에 버디 찬스는 아깝게 놓쳤지만, 
멋진 파를 선사해 준 짜릿한 홀이 되었다.


임페리얼
http://www.imperialklubgolf.com/
021-546-0120
매주 화,목 Ladies' Day 요금 Rp. 298,000
월 Rp. 398,000
화수목 Rp. 478,000
금 Rp. 558,000
토 오전, 일 오후 Rp. 1,608,000
토 오후, 일 오전 Rp. 1,298,000

희야의 골프 도전기와 
인도네시아 골프장 소개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2014년 7월 25일 금요일

대선 정국을 거치며, 인도네시아 민주주의 성장을 함께 목격하다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 최종 발표를 기다리던 어느 한국어 수업 시간. 학생들은 대선 결과 발표 직후에 폭동이일어날 수도 있으니 나에게 바깥 출입을 되도록 하지 말라며 이런저런 걱정들을 내비쳤다. 외국인이나 중국계 인도네시아인들은 지난 1998년 폭동 당시처럼 집단 유혈사태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면서, 선생님은 중국인처럼 생겼으니 특히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해 주면서 말이다. 이미 재벌급 중국계 인도네시아인들은 잠시 해외로 나가 있는 사례가 많다면서, 유례없이 너무도 팽팽한 두 대선 후보간의 접전이라 어느 한 쪽이 이기든지 간에 결과에 반발하는 지지자들 간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자신들도 불안해하는 눈치였다. 빈민으로 태어나 중부자바의 작은 도시인 수라카르타의 시장에서 자카르타 주지사를 거쳐 단숨에 유력 대선 후보에 오른 돌풍의 주인공 조코위 후보는 개혁적, 친서민적 성향으로 젊은층과 서민층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는데, 만약 조코위 후보가 당선되지 않을 경우 많은 국민들이 반감을 가지고 폭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재자 수하르토 대통령의 둘째 사위였던 프라보워 수비안토후보는 저명한 경제학자 집안의 자제로 인도네시아 육사를 졸업하고 군장성을 거쳐 군과 보수층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데, 프라보워 후보가 당선되지 않을 경우 군을 일으켜 쿠데타를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결과가 어찌되었든 정국이 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는 추측들이 난무하며 학생들은 나를 지레 겁먹게 하고 있었다.
수하르토 대통령이 집권했던 30년 간의 독재 체제가 끝나고, 2004년 유도요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재선을 거쳐 이끌어 온 지난 10년간 인도네시아는 정치적으로 안정되었고 민주주의 제도 역시 빠르게 자리를 잡아 왔다. 지난 98년 유혈 사태 이후, 시간이흐르면서 국민들의 의식 수준도 높아졌고, 정치적인 안정을 바탕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어 중산층 역시 크게 성장하였다. 이렇듯 최근 일련의 발전 상황을 바라보면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낙관하면서도, 그런 가능성을 아주 배제할 수만은 없는 혼란한 상황에서 대선 결과가 발표되기를 기다렸다. 2억 4천만의 서로 다른 인종들이 모여 사는 이 거대한 나라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과 여론을 수렴하여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는 일이 어디쉽겠는가. 대선 투표 이후 최종 발표까지 13일이라는 기간 동안 뉴스와 신문 각 방송사들마저 두 패로 나뉘어 각기 다른 예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지들 사이에 계속되는 분열과 갈등 상태에 놓여 있어야 했다.
드디어 최종 대선 결과가 발표되고 조코위 후보가 53%의 득표율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세계로 뻗어나갔다. 별다른 사태 없이 조용히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하는 국민들의 분위기와 달리 경쟁자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는 개표 공식 발표 불과 몇 시간 전 선거 과정에서 발을 빼고, 이번 선거에 대규모 부정이 있었다며 선거 결과에 대해 법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가 우려했던 혼란스러운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고, 학생들과 시국을 걱정했던 일들은 기우였음이 기분 좋게 드러났다. 아직은 뒤숭숭한 국내 분위기 속에서도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은 따스한관심과 애정으로 그들의 새대통령에게 기대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3개 정당이 연정을 이룬 형태로 대통령 후보에 나섰기에 당장 내각 구성 문제부터 시작하여 조코위 당선자의 국정 운영의 앞날에 많은 갈등이 예상되지만, 개혁적, 친서민적, 소통형 리더로서 사랑받아 온 조코위 당선자가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를 더욱 공고히 다지고, 인도네시아에 지속적 발전을 가져오는 새바람을 일으키는 주역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2014년 6월 15일 일요일

오늘날 인도네시아의 언어 현실

 오늘날 인도네시아의 언어 현실


이제 기말 과제 두 편만 작성하면 
인도네시아 대학교도 기나긴 방학에 접어든다. 
지난 두 학기를 보내면서 예비 언어 전문가인 동기들과 
학문에 열정이 남다른 교수님들 사이에서 
언어, 문화에 관련된 지식을 공부하면서, 
이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문화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꼈다.
 그러나 이토록 다채로운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인도네시아가 
내외부적 여러 요인들로 인해 
자신들의 것을 지키지 못하고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큰 위기감과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인구 2억4천만의 인도네시아는 
바하사 인도네시아를 공식어로 채택하고 있지만, 
다양한 종족들이 사용하는 지방어는 
742개(Lewis, 2009; SIL International Indonesia Branch, 2006)에 달한다고 한다. 
출처 : Language diversity, change and endangerment in Indonesia
(Multamia RMT Lauder and Allan F Lauder
Linguistics Department, Humanities Faculty, Universitas Indonesia)

자바어(7,520만 명), 
순다어(2,700만 명), 
말레이어(2,000만 명), 
마두라어(1,300만 명), 
미낭카바우어(650만 명), 
바탁어(520만 명), 
부기어(400만 명), 
발리어(380만 명), 
아체어(300만 명), 
사삭어(210만 명), 
마카사르어(160만 명),
람풍어(150만 명), 
레장어(100만 명)
이들 언어는 언어 사용자가 백만 명 이상인 
대표 지방 언어 13가지다(A. F. Lauder, 2003). 
그리고 나머지 729개의 언어들은 
사용 인구가 수백 혹은 수천 명에 불과하거나 
더 적게는 10명도 채 되지 않는 언어들이 있다고 한다. 
이런 소수종족 언어들은 현재 언어 사용자가 사망하면 
언어도 함께 소멸되는 위기에 처해있다. 
대부분의 소수 종족어들은 문자도 없이 
구어 형태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인구가 많은 자바섬에는 1억 2천만 명 이상의 언어 사용자들이 
20여 개의 언어를 사용하는데 반해, 
인구 2백만 명의 파푸아섬에는 
271개의 언어가 존재한다고 하니, 
어떤 희귀 언어는 사용자가 두 명밖에 되지 않아 
그 할아버지들 돌아가실까 걱정이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웃어 넘길 일이 아니었다.

 유네스코의 세계 언어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언어들 중 약 30퍼센트만이 
세대간의 전달이 온전히 이뤄지고 있으며, 
나머지 70퍼센트의 언어들은 힘있는 언어에 밀리거나, 
거주자들의 이주, 정부의 잘못된 정책, 
소수민족 언어를 바라보는 부정적 태도, 사용자들의 질병이나 전쟁의 발발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점차 소멸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상황도 마찬가지. 
대중매체들 대부분이 바하사 인도네시아를 사용하고, 
이보다 더 심하게는 영어가 더 대접받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으며, 
소수 종족어들은 점차 그 지역의 학교 커리큘럼에서도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라 
지방어와 고유문화가 위협받고 있다.

좋은 직업을 구하거나 결혼을 위해서 
바하사 인도네시아를 사용하는 것이 소수종족 사이에서 당연하게 여겨지고, 
언어 접촉이나 거주 이전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소수 종족을 바라보는 다수의 태도나 교육제도 안에서 
지방어를 지지하는 정책 등의 변화를 통해서 
지방어의 계승이 꾸준히 이어져 
다채로운 언어와 문화가 
다양하게 공존하는 인도네시아를 오랫동안 경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