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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24일 목요일

족자카르타 안녕~ 가자마다 대학교 안녕~

족자카르타에서의 마지막 날

영원히 시간이 멈춰버린 듯, 
한가롭고 아무 걱정없이 행복하기만 하던 족자의 생활도 어느덧 끝이 다가왔다. 
흑흑ㅜㅜ
2년이라는 시간도 돌이켜보면 찰나구나...
현재 군인인 분들에게는 영겁의 시간이겠지만... 

나는 원래 예정된 5월보다 조금 일찍, 3월 말 귀국하게 되었다.
그래서 3월 한 달은 그 동안의 업무를 마무리하는 각종 보고서와 서류준비,
인수인계와  개인신변 정리 등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1학년들과의 마지막 수업이 있던 날,
아침 수업에 빈 자리가 많아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뒤늦게 들어온 학생들의 손에는 케이크와 각종 음식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송별회 때 꼭 빠지지 않는 Tumpeng까지 등장하는 것이었다.

아이고 우리 학생들 ㅠㅠ
무슨 돈이 있다고 이렇게 십시일반 돈을 모아 깜짝 송별회까지 열었다니~ 어흑!
그동안 감사했다고 말해주는 학생들 때문에
나는 막 눈물이 앞을 가리고... ㅠㅠ

Tumpeng 의 가장 꼭대기를 자르는 의식은 떠나는 이의 몫이다.
나는 울어서 빨개진 눈을 꿈뻑이며 정성스레 Tumpeng을 잘랐다.

그리고 남은 음식들을 모두 함께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우리 신입생들과는 함께한 시간도 길지 않고
정말 잘해준 것도 없는데 이렇게 멋진 송별회를 열어주다니...
꼭 다시 만나요~!
한국어 공부 지금처럼 열심히 하세요~!

D3 학생들에게도 멋진 바틱 드레스를 선물로 받고
학생들의 성원에 그 자리에서 직접 입어보고 사진까지... 

'이렇게 가는 날까지 나는 받기만 하는군요.
정성어린 선물도, 따스한 관심도, 넘치는 사랑도 말예요.
영원히 잊지 않을게요.'


그날 저녁에 있었던 선생님들과의 저녁식사 시간.
이혜나 선생님의 송별회가 열렸던 바로 그 식당에서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되었다.

'Ibu kita Kim EunHee jangan pergi~'
이부 카르티니 노래를 개사하여 
이부김 한국에 가지 말라며 장난스런 노래를 부르시던 학과장님.


니닝 선생님께 바틱 손수건도 선물로 받고...
피트리 선생님께서는 너무 많이 눈물을 흘리셔서
나도 같이 끌어안고 펑펑 울어버렸다.ㅜㅜ


이렇게 족자에서의 잠 못 이루는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9시 비행기를 타려고 공항으로 출발하는데 예옌이 비행기 시간을 묻는다.
공항에 나올까봐 일부러 안 알려줬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리 8학기 학생들...

공항에서 새벽 6시부터 기다리고 있었단다...ㅠㅠ

족자에 와서 처음 맡았던 우리 2학년 학생들, 
처음이라 부족한 것도 많았고, 많은 것을 가르쳐주지 못한 미안함도 커서 정이 많이 갔는데,
이제는 졸업 논문을 쓰는 졸업반이 된 이 학생들이 
족자를 떠나는 순간까지도 내게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우리 예쁜 학생들 때문에 게이트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모두들 논문 잘 써서 졸업도 하고, 
공부도, 취직도, 원하는대로 모두모두 이루기를!


자카르타에 와서 열어본 선물은...
우리 함께 찍었던 사진이 들어간 예쁜 머그잔이었다.
그 안에는 손수 쓴 편지까지...ㅜㅜ


편지를 읽어보며 눈물을 후두둑 후두둑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 큰 사랑을 받은 지난 2년이 감사해서,
사랑하는 이들과의 헤어짐이 아쉬워서,
정든 것들과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함이 서운해서...

족자가 그리우면, 
가자마다 대학교의 푸른 캠퍼스가 가슴 시리도록 생각나면...
다시 돌아올게요.

안녕 나의 정든 족자여~

2012년 4월 22일 일요일

Cave tubing @goa Pindul

 래프팅과 동굴탐험을 동시에 
Cave tubing @Goa Pindul

족자카르타에 처음와서 가르쳤던 2학년 학생들 40여 명은,
 이제 벌써 4학년 졸업학기가 되어 논문이다 아르바이트다 각자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가장 정이 많이 가고, 또 나를 참 많이 따랐던 우리 4학년 학생들이
모처럼 족자 인근으로 야외 나들이를 준비중이라며 나를 초대했다.

3월 8일 수요일 아침 6시,
 우리 집 앞으로 나를 데리러 온 예옌의 오토바이를 타고 학생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학생들은 승합차도 한 대 빌리고 도시락도 싸고 제법 준비를 많이 했었다.

그리하여 우리가 향하는 곳은 바로....
Gunung Kidul 에 위치한 Pindul 동굴이다.
2009년부터 관광지로 개발되어 일반에 공개된 Goa Pindul(goa는 인니어로 '동굴'이라는 뜻)
지역은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500미터 길이의 강이 흐르는 동굴이다.
이곳은 Cave tubing이라는 야외활동으로 입소문이 나있는데
고무튜브를 타고 강물 위를 둥둥 떠다니며
박쥐나 석회 바위 등의 동굴 생태도 탐험하면서 물놀이도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매력적인 관광지이다.


족자에서 50킬로미터 떨어져있으며 로컬 커뮤니티에 의해 운영된다.
장비 대여와 동굴로 이동하는 차량 제공, 간단한 교육 등을 맡아서 해 준다.
학생들과 함께 이용한 패키지 프로그램은 1인당 Rp.75,000 상품이었는데
2킬로미터 강 투어와 동굴 탐험, 그리고 점심이 포함되어 있었다.
소요 시간은 약 2~3시간 정도.


튜브 래프팅을 하기 전 구명복을 착용하고 간단한 주의사항을 숙지하는 중.
나만 바짝 기합들어갔어 ㅎㅎ

장난이 무척 심하고, 농담도 재미있게 하시던 젊은 교관님 ㅎㅎ
가자마다 대학교 한국어학과에서 왔다고하니
나와 우리 학생들에게 참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여고 시절... 
매년 여름 수련회에 참가할 때면, 
나는 항상 활동적이고 재미있는 젊은 교관님에게 반하곤 했었지
큰소리치고 혼을 내기도 하고, 무서운 모습을 보이지만
1박 2일 수련회를 마치고 헤어질 때면 그사이 정이들어 눈물을 훔치게 만들던 그 분들...
젊은 교관들보다 한참 나이를 먹고, 학생이 아닌 선생님의 입장이 되어버린 지금은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만 지을 뿐...

2킬로미터 강 투어를 시작하기 전 단체컷

이때는 알지 못했다.
태양에 두 시간동안 온 몸을 그대로 맡긴 채 신나게 튜브 래프팅을 한 후,
얼굴과 온몸에 우리 모두 화상을 입게 되리라는 것을...ㅠㅠ

본격적인 동굴 탐험에 들어가기 전 강에서 튜브를 타고 래프팅을 하게 되는데
다같이 손을 꼭 잡고 한 줄을 이루어 강을 타고 내려간다.
도중에 물살이 빨라지면 한 사람이 강물에 빠지기도 하고, 물을 많이 먹기도 했지만,
모처럼 어린아이처럼 들뜨고 신난 우리는 소리를 질러대며 즐거워했다.

중간에 폭포를 만나서 찰칵
3월 우기의 끄트머리에서 불어난 강물 때문에 더욱 즐거운 래프팅을 할 수 있었다.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다.

목적지로 향하는 그 길에 그 아무리 거센 물살을 만나고 험한 바위에 부딪힌다 할지라도
우리 지금 잡은 이 손 절대 놓지 말자.
가자마다 대학교 한국어학과의 이름으로 만난 우리는... 하나...


처음 해 보는 튜브 래프팅에 나는 정신이 혼미.
이렇게 재미있는 레포츠를 그 동안 모르고 살았단 말인가 ㅎㅎ
초대해 준 4학년 학생들에게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점심으로 제공된 Mie ayam을 맛있게 먹고
(인도네시아식 닭국수 요리)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동굴 탐험이 이어졌다.

동굴 입구

약 50미터 길이의 동굴 안으로도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폭의 강이 끊임없이 흐른다

종유석? 석순? 석주?
흐음... 중학교 때 배웠는데....;;;
석회 동굴에서 자라는 석회주들... 

천장에 매달린 것들이 떨어지는 일은 없겠지 설마?

바위 틈 곳곳은 박쥐의 서식지...
박쥐들 날아다니고 난리도 아녔음....

한 30분 동안 천장만 바라보았더니 고개가 어찌나 아프던지...
하지만 너무나 진귀한 구경을 해서 좋았다.

나름 진지하게 석회 동굴 탐험을 마치고 동굴 출구 부근에서 바위에 올랐다.

용감한 졸업생 치코의 점프 시범
"이렇게 뛰어보시라고요!" 
 
철푸덕 점프를 한바탕 하고 다시 돌아온 치코가 내게도 뛰어보라고 부추겼다.
"저길 들어가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몰라, 어머나!!
 내 뒤로 용기 얻은 우리 여학생들!

푸트리 입수


페비도 입수
ㅎㅎ

Cave tubing으로 신난 우리들

족자로 돌아와 뒷풀이로 학생 집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얼굴과 팔다리는 벌겋게 익어서 따끔따끔 쓰라리고 아팠지만,
좋은 추억 하나를 더 만들어서 행복했다.

3월 말이면 2년 동안 정들었던 족자카르타에서의 코이카 활동을 끝내고,
 가자마다 대학교와 또 사랑하는 우리 학생들과도 
이별을 해야하는 이 시점에서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함께한 즐거운 여행이었다.


Location. 
Bejiharjo, Karangmojo, Gunung Kidul, Yogyakarta, Indonesia.


2012년 2월 29일 수요일

진주와 함께한 D3 쓰기 수업


 2월 넷째 주 드디어 2011/2012의 두번째 학기가 개강했다.

이번에 내가 맡은 과목들은...
비지니스 & 여행 한국어
번역2
말하기2
말하기4
쓰기4
총 14학점

강의 오리엔테이션을 하느라 바빴던 지난 한 주, 
그런데 갑자기 족자에 오게 된 손님이 있었으니, 바로 진주ㅎㅎ
나의 여중, 여고 동창이자 자칭 '교육동지'인 국어 선생님 진주가
3월 고등학교 개학을 앞두고 족자에 여행을 온 것이다. 

내가 학교에 가 있는 시간에는 잠도 잘 자고, 푹 쉬기도 하고 ㅎㅎ
혼자 사원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몰 구경을 곧잘 다니기도 했던 진주.

목요일 쓰기 수업 시간에는 내 수업에 참여해서 함께 팀티칭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나의 말하기 속도와 발음, 음성에 익숙해진 우리 학생들에게
새로운 네이티브와 말할 기회를 줄 수도 있고
진주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학생들과 강의 안내를 짧게 마치고 진주를 소개했다.
진주도 강단에 서서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학생들은 한국의 고등학교 생활 이야기를 매우 궁금해했다.


그리고 이어진 자음퀴즈
이것은 진주가 중학교에 있을 때 학생들과 자주 했던 놀이로
범위를 정하고 자음만을 학생들에게 제시하면
학생들이 완벽한 단어로 정답을 맞히는 놀이다.

우리는 한국의 드라마로 주제를 한정했고
예를들어 내가 칠판에 'ㄷㅇ'을 제시하면
학생들은 재빠르게 생각한 후
'동이'하고 정답을 외치는 것이다.

나와 진주도 시청하지 않은 드라마들을 줄줄이 꿰고 있는 우리 학생들
진주는 학생들의 한국어 수준과 한류에 대한 관심
그리고 학교 시설에 대해서도 자못 놀란 눈치였다.

진주는 내가 천막치고 수업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다나? ㅜㅜ

조별로 게임도 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즐거운 시간들을 가졌다.
몇몇 학생들과 카톡 아이디를 공유하기도 한 진주 ㅎㅎ
학생들도 이 날 진주 선생님의 방문에 매우 신이 났다.
학생들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우리가 준비한 한국의 각종 차들
초이에게 스폰서 받은 인삼차, 녹차, 옥수수 수염차 묶음 ㅎㅎ

환하게 웃는 학생들 모습

진주에게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을 것 같다.

마지막은 가자마다 대학교의 인기 밴드인 'Bogosipo'의 보컬 Kinan의 노래로 마무리

제일 왼쪽의 예쁜 학생이 Kinan이다.
나는... 무릎의 검은 상처가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오는구나 ㅜㅜ

Kinan이 어찌나 노래를 잘하는지...
뿅 반해버린 진주는 Kinan에게 슈퍼스타 K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였고,
훗날 스타가 될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이렇게 Kinan과의 인증샷을 남겼다. ㅎㅎ

그리고 토요일 저녁 7시에 학교에서 JAZZ 콘서트가 열릴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
Kinan의 밴드가 오프닝 공연을 한다고...
우리는 다시 공연장에서 만날 것을 다짐하며
이렇게 D3 쓰기 첫 수업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