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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5일 수요일

길리 삼총사 맏형 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 여행

롬복 주변에는 다양한 길리(작은섬)가 많은데
특히 가장 유명한 길리 트라왕안, 길리메노, 길리 아이르는
다이빙과 스노클링 포인트가 많아서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이다.

지도 출처 - http://sinhonal.com/bbs/board.php?bo_table=05_01&wr_id=29

롬복에서 길리 섬까지 가는 길이 조금 험한데...
퍼블릭 보트로 30분, 혹은 사설 스피드 보트를 이용해서 15분이 걸린다
9월과 우기(10월 2월)에는 파도가 센 편이다.

롬복은 제주도의 2.5배 크기로 섬이 매우 큰 편인데
길리는 정말 작았다. 
걸어서 한 바퀴 휙 산책하는데 30~40분이면 충분한 크기

롬복의 북쪽에 위치한 방살 선착장에서 퍼블릭 보트를 타면
Rp. 13,000 의 저렴한 가격으로 길리에 들어갈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걸리고 배가 느려 멀미를 할 수도 있다.
고생을 사서 하고 싶은 젊은 사람들 혹은 모험가 타입의 여행자들에게 추천.

요건 스피드보트
10분, 15분이면 피융~하고 길리에 도착할 수 있다.
쾌적하고 빠르고 기다릴 필요 없고...
다만 비용이... 편도 Rp. 250,000~400,000정도로 무척 비싼 편이다.
더운거, 사람많은거 싫고, 바닷물에 샌들을 적시기 싫은 여성여행자들에게 추천
희야랑 호야는 퍼블릭 보트, 스피드 보트 두 개 다 이용했다.

길리 트라왕안에 도착하니 요 꼬마녀석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Cong xi fa cai 하며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우리를 중국인으로 생각한 것이 분명했다 ㅎㅎ
그만큼 이 섬에 한국인 관광객이 드물었다.

 길리 섬에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찾아볼 수 없다. 
섬 주민들이 섬을 보호하기 위해 내린 규칙이라고 하는데
대신 이 말이 끄는 마차 (치모도)를 타고 이동하거나 
호텔에서 자전거를 빌려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치모도의 윗 천장이 어찌나 낮게 달려있는지...
머리가 위에 부딪히지 않게 늘 조심해야 한다.

치모도를 타고 해안가를 따라 섬 전체를 한 바퀴 돌면서 
어떤 빌라 혹은 리조트가 멋지게 해변을 꾸며 놓았나 
비교하면서 둘러보는 것도 좋은 볼거리





빌라 옴박(Vila ombak)이 소유한 Jeti 선착장을 지나
15분 정도 치모도를 타고 이동하면 
우리가 묵을 숙소 옴박 선셋(Ombak sunset)이 있다.

제일 위에 지도를 참고해 보면 알 수 있지만
길리 트라왕안 섬에는 동쪽에 모든 리조트와 선착장이 몰려 있다.
그래서 우리 숙소는 반대편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한적해서 좋았고, 또 새로 지은 숙소라서 무척 깨끗하고 고급스러웠다.

드디어 도착!
빌라 옴박이 길리 트라왕안을 평정하고
야심차게 새롭게 오픈한 자매리조트 옴박 선셋!
조금 더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지어놓았지만
아직은 손님이 많지 않았다.
수영장을 지나 메인 로비로 체크인하러 가는길
지이이잉~~~ 우리 왔다고 징소리 크게 울려주시고ㅎㅎ

웰컴 드링크도 신경쓴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선택한 방보다 더 업그레이드 해서 좋은 방으로 안내해주셨다. 
선셋 방갈로! 
역시나 문 열고 나서면 바다가 턱하니 보이는 멋진 방!
우리가 묵은 1006호 
숙소가 무슨 박물관 입구처럼 크고 견고하게 지어졌다 ㅎㅎ



방은 인도네시아 느낌을 한껏 살리면서도 
깨끗하고 시원하고 고급스러웠다.

침실과

욕실에 딸린 개인 정원과

예쁜 세면대와 

다소곳이 놓인 침대위 환영 편지

간단히 차려진 열대 과일

방 구경도 마쳤으니 리조트 구경을 해볼까? 

올림픽 경기장 규격만큼 커다란 수영장

희야를 카메라에 담고 있는 호야 




리조트에서 바라본 바다 모습 
바다쪽에서 바라본 리조트 모습

그리고 옴박 선셋의 프라이빗 비치로 나가 보았다. 
예쁜 소파 위에서 바닷 바람을 오랫동안 쐬었던 것 같다.


말타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그네도 타고...
뒤에 보이는 리조트가 바로 옴박 선셋

해먹에도 앉아보고...

호야는 아예 자리잡고 편히 눕기까지 히히...
진정 쉴 줄 아는 그대구려...
오후 네 시에는 리조트에서 차와 간식을 무료로 제공해 주었다.
맛있는 간식과 따뜻한 커피와 함께 오후를 빈둥빈둥 보냈다.

해가 질 때까지 해변에서 맥주와 피자를 곁들이며 여유롭게...


실은 호텔에서 운영하는 다이버 숍에 가서 스쿠버 다이빙을 문의했는데...
우기에는 높은 파도로 인해 오후 다이빙을 나가지 않으신다고...
그럼 내일 아침에라도 예약을 해달라고 했더니...
비행기 시간을 물어보시며...
비행기 타기 전에 최소 12시간은 휴식을 해야 몸에 무리가 없다고 하셨다.
옛날에 오픈 워터 자격증 딸 때 공부했던 기억이 났다.
다이빙을 하는 동안 몸안에 쌓인 질소가
 고도가 높아질수록 다시 부피가 팽창해서 
혈관을 막아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
그래서 아쉽게도 이번 길리 여행에서는 다이빙을 포기해야 했다. 
둘다 다이빙을 너무나 기대하고 왔건만... ㅠㅠ
짧은 일정으로 온 탓이었다. 
으아앙! 최소한 3박 4일은 와야했어!!

어둑어둑한 밤이 되니 아까와는 다른 멋진 리조트의 풍경
오후에 한숨 낮잠을 자고

레스토랑에 저녁을 먹으러 내려왔다
옴박 선셋은 참 조용하고 한가하고...
투숙객이 정말 없는 편이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현재 18팀이 묵고 있다고 ㅎㅎ
이 설 연휴에, 이 너른 리조트에 겨우 18팀? 
그래서 이렇게 친절하고 세심하고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구나...
다음날 차편이나 배편 어레인지까지 신경 써주고 
이것저것 물어봐주는 직원들이었다.


사테 아얌이랑

바나나 튀김 디저트도 먹고... 냠냠

그렇게 길리의 하룻밤이 또 지나가고...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 든든히 먹고 하루를 시작!


이 섬은 정말 대박인게...


막 해변가에 산호초가 떠밀려 와있었다.


이렇게 예쁜 산호초를 막 주워담을 수가 있다니...ㅎㅎ

모래 위에 널려있는 산호초 시체(?)들...
시원한 음료와 식사를 할 수 있는 해변가의 카페와 레스토랑...


이제,
아쉬움을 가득 안고 길리 섬을 떠나야 할 때... 



길리 트라왕안을 뒤로 하고 ... 
안녕...

2014년 2월 4일 화요일

제 2의 발리, 순수함이 남아있는 롬복 Lombok(mataram) 여행기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좋은 점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희야를 행복하게 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아름다운 여행지가 인도네시아 곳곳에 많이 숨어있다는 것.

남들은 평생에 한두 번 갈까말까한 아름다운 휴양지를 
이곳에선 마음만 먹으면 주말에라도 훌쩍 다녀올 수 있다

이번에는 설연휴에 맞춰 아침에 떡국 한그릇 먹고 
훌쩍 비행기에 몸을 싣고 롬복으로 향했다.

지도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DvgF&articleno=910037

롬복은 발리 옆에 위치한 섬으로 제주도의 2.5배 크기에 해당하며 
아직은 발리만큼 관광시설이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깨끗한 자연환경을 지닌 아름다운 섬이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섬 베스트3' <영국 BBC>
'숨막힐 듯 멋진 비밀의 섬' <뉴욕타임즈>
'10대 허니문 파라다이스’ 세계 최고의 여행 전문지' <론리 플래닛>

이러한 수식어가 붙는 롬복은 발리와 비행기로 30분 거리이며 
배편을 통해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국제공항이 있어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도 입국이 가능하다.
자카르타에서는 약 2시간이 걸렸다. 

발리는 명실상부 세계적인 관광지로 이름을 널리 떨치고 있기 때문에
조용한 휴양지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시끄러운 곳일 수도 있다.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특히 한국인 관광객이 매우 드문 롬복은
신혼여행지가 될만한 멋진 섬이었다. 
3시 비행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저녁 6:50분 비행기를 타고 
롬복섬에 도착하고 보니 현지 시간으로 11시 ㅠㅠ
(자카르타보다 1시간 빠르고,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공항택시를 타고 Senggigi에 위치한 숙소로 향했다.
우리가 머물 숙소는 Sudamala vila
(www.sudamalasuitesvillas-senggigi.com/‎)
너무 밤늦게 도착한다는 것이 아쉬울 뿐...ㅠㅠ

하지만 밤에 바라본 숙소도 너무나 멋졌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빌라형태의 숙소였는데,
너무나 예쁜 카페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묵은 216호 입구의 모습 ㅎㅎ
예약 때 내 이름과 아이디를 사용했더니,
미스터 김 되어버렸네 ㅎㅎㅎ

방도 모던하면서 깔끔하고 너무나 예뻤는데, 


특히 욕실겸 드레스룸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다음날 입을 의상을 욕실가운 앞에 걸어 놓으니 안성맞춤ㅎㅎ


호야, 이리 와봐요.
거울보고 우리 신혼부부 놀이해요!ㅎㅎ
허니문 코스프레 중인 결혼한지 1년 5개월 차 부부 

밤에 파도소리 들으며, 바닷바람 쐬며,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고, 알콩달콩 깨볶고 콩볶는 사이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커튼을 열어젖히는 순간
와 하고 작은 탄성을 질렀다.
수영장 너머로 탁트인 바다...
옆에서 내 손 잡아주는 사랑하는 사람...
우르르 몰려오는 파도소리와 기분좋은 바닷바람...

이런 멋진 풍경과 함께 맛있는 아침식사도 얼른 하고파ㅎㅎ
2월초는 아직 우기가 끝나지 않은 때라서 쨍쨍 햇볕을 기대할 수는 없다.
생각했던 새파랑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였다.

 
밥 좋아하는 호야는 인도네시안 스타일 나시고렝 아침식사
빵 좋아하는 희야는 아메리칸 브랙퍼스트로

느긋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리조트 프라이빗 비치로 산책을 나섰다. 
안락하고 좋으면서도 가끔 한편으로 씁쓸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 
바로 리조트들이 끼고 있는 프라이빗 해변이다.
호텔 계열사들이 많은 자본을 투자해서 직접 개발했고, 
아름답게 관리하기 위해서 해변에 출입을 제한하는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여러 동남아 휴양지들은 모조리
호텔이며 빌라며 돈많은 외국인들이 섬의 주인행세를 해서
정작 원래 땅주인인 현지인들은 이런 아름다운 풍경은 제대로 감상할 수도 없다. 

실제로 필리핀에서는 원주민들을 몰아내고 섬을 개발하기 위해 
돈많은 호텔 계열사들이 악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고...
보라카이 아티족의 젊고 똑똑한 청년 지도자 덱스터가 살해당한  
기사를 읽고 분노한 적이 있었다. 
(보라카이의 눈물 기사 - http://tjffldk.tistory.com/18074)
아이고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네...

다만, 외국자본이 도상국에 투자하면서 지역민들을 내몰지 않고 
일자리도 제공해주고, 지역개발에도 힘써주기를... 
또한 우리도 여행 오며가며 명품 립스틱, 화장품 덜 사고 
주민들이 만든 수공예품 선물 사기!
그렇다고 이상한 약 같은거 말고 ㅎㅎㅎ

이날 날씨 흐렸는데도 바닷가 산책할 때 팔이랑 얼굴이랑 많이 그을렸다.



다시 빌라 수영장으로 돌아와서...
발리 플라워 주워다가 장난도 치고
머리에도 꽂아보고 수영도 하고...

여유롭게 오전 내내 누워서 책도 읽었다.
여행와서 기껏 읽는다는 책이 안어울리게 '유엔미래 보고서'  ㅋㅋㅋ
요즘 읽고 있는 책인데 엄청 재미있다
오후에는 롬복 섬에서 길리 섬으로 이동했다.

롬복까지 왔다면 반드시 가봐야 한다는
길리 3총사
길리 트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아이르(길리는 작은섬이라는 뜻이라고 함)
섬 중의 하나인 길리 트라왕안으로 숙소를 옮겨 1박 했는데...
길리 트라왕안은 다음번 포스팅에서 올리기로 하고

다시 롬복이야기로...

여행 마지막 날 
길리 섬 여행을 마치고 롬복 섬으로 돌아오니 낮 1시였다.
비행시간까지 약 6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고,
우리는 아이폰 충전기를 되찾기 위해 다시 수다말라 빌라에 들렀다. 
(어저께 빌라에 놔두고 퇴실 ㅠㅠ 
다행히 친절한 직원분들이 잘 챙겨주셨다.
이래서 퇴실 때는 베개맡에 팁을 항상 두고 나와야 하는거구나.. ㅋㅋㅋ)

 



요 멋진 수영장은 쉐라톤 승기기

수다말라 빌라와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롬복에 가장 먼저 지어진 대형 리조트단지라고...
규모가 꽤 컸다.

호텔은 오래돼서 조금 낡은 느낌이 났지만
수영장이 크고 너무나 멋있었다.



쉐라톤 호텔의 해변

캬~ 정말 멋진 곳에 자리잡고 있구나...

뒤에 산 있고 앞에 바다 있고 완전 풍수지리에 따른 입지조건ㅋㅋ


이제 공항으로 떠나야 할 시간
호텔이 커서 그런지 호텔 앞에 택시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었다.
택시 기사 아저씨께 롬복 전통 음식으로 가장 유명한 식당에 데려다 달라고 했다.

택시 기사님이 사무실에 무전까지 쳐서 물어가며
소개해 주신 식당인데 너무 맵고 짜서... ㅋㅋㅋ


롬복 스타일로 요리한 생선 구이랑 닭구이를 먹고
너무 맵고 짜서 
떼보톨 많이 마시고... ㅋㅋㅋ





 공항을 향해 이동중에 찍은 사진
저 트럭이 교통수단이냐, 이사 가는 거냐, 무슨일이냐 하고 여쭤보니
택시 기사님이 말씀해 주시기를...
롬복의 전통 결혼 풍습은 신랑 마을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온 가족이 저렇게 신부쪽 마을로 이동해 와서
신부의 동네를 흥겨운 음악과 온가족이 함께 한바퀴 돈다는 것

아니나 다를까 Senggigi 해안가 지역을 벗어나 마을쪽으로 진입하니
이런 잔치 행렬을 볼 수 있었다.



다들 한껏 멋을 부리고 흥겨운 잔칫날을 즐기고 있었다. ^^


가다가 소나기도 내렸는데, 행렬은 전혀 멈춰지지 않았다.

롬복 공항에 도착



거센 비로 앞에 Citi link 비행기는 두 대나 연착되어 있었는데
다행히 우리 비행기는 제시간에 자카르타를 향해 떠났다.

다음번에는 더 여유로운 일정으로 와서
인도네시아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린자니 산에 트래킹도 가고
다이빙도 실컷 하고 푹 쉬다가 오고 싶다.
안녕 신비로운 섬 롬복~ 또 만나자!









2013년 11월 3일 일요일

말레이어가 인도네시아의 공식어가 된 이유

그동안 바하사 인도네시아를 열심히 배우기만 했지
왜 인도네시아는 이 나라 주류를 형성하는 자바인들의 언어가 아닌 
말레이어를 국가 공식어로 채택했을까에 대해서
한 번도 의심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중간고사 시험 공부를 위해 사회언어학 수업 교재를 열심히 읽다가 
흥미로운 구절을 발견했다.
(번역이 이상하더라도 양해바람ㅋㅋㅋ)

다양한 언어 사용 국가에서는 정치적 힘이 국가공식어 채택에 커다란 영향력을 끼친다.
백 여개 이상의 지방어를 가진 필리핀의 경우, 
1946년 그들이 독립할 때 필리핀어(Pilipino)가 국가공식어로 채택되었다.
필리핀어는 타갈로그어(Tagalog)를 바탕으로 한 것인데
타갈로그어가 특정한 민족만의 언어였기 때문에
국민 모두에게 만장일치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타갈로그어는 천 이백만 명이 사용하는 언어였고, 
기타 다른 Cebuana 언어 역시 천 만 명 이상이, 
또 다른 토착어인 Ilocano 언어는 5백만 명 이상이나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갈로그어 사용자들이 수도인 마닐라에 거주하는 자들이었기 때문에, 
타갈로그어의 국가 공식어 채택은 정치적 경제적 힘에 의한 선택이었다. 
   타갈로그어를 필리피노로 명칭을 바꾼 것은 언어를 더 널리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타갈로그어 사용 민족에게만 혜택이 주어지는 등 
여전히  차별이 진행중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인도네시아의 경우,
 정부는 정치적, 사회적 엘리트 집단의 언어인 자바어를 국가언어로 채택하지 않았다.
그대신 교역 언어로서 널리 사용되던 말레이어(Malay)의 한 방언을 발전시켰다.
실제로 자바어는 사회 계급에 의해 존칭표현이 복잡하게 나타나고 
언어학적으로도 배우기 어려운 언어이기도 하다.
이후 인도네시아어는 나라 전체에 성공적으로 빠르게 퍼져나갔으며, 
이는 여러 상황으로 볼 때 매우 중립적이며 적절한 선택이었다.
(Holmes; An Introduction to Sociolinguistics, 2001: 101)

말레이어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싱가포르의 공식언어로
3억 명 이상의 인구가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여행 때 택시 기사와 의사소통에 별무리가 없을 정도였고
싱가포르에서도 곳곳에 말레이어가 영어, 중국어와 함께 병기되어 있다.
이 말레이어의 계통으로 현재도 매우 유사한 체계를 지닌 언어가 바로
바하사 인도네시아(Bahasa Indonesia)인 것이다.
단순히 자바어보다 말레이어가 쉬워서 국가어로 채택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은 매우 다양한 역사정 배경과 상황이 맞물려 있었다.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류 자바인들의 언어를 제치고
소위 비주류 말레이어가 인도네시아의 공식어로 자리잡게 된 것은 
실로 놀랍다고 할 수 있다.

그 배경은 위의 책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말루쿠 해협 부근에서 무역어로 통용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7세기 수마트라 섬 부근에 번성한 스리위자야 왕조 시기부터)
자바어가 지나치게 어려운 이유도 한 몫 했으며
반면에 말레이어가 배우기 쉬운 것도 그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시제, 존칭표현, 성, 수에 따른 문법적 변화도 없어 배우기 무척 쉽다)
또 자바어와 같이 특별한 문자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말레이어는 라틴문자를 사용한다. 
(알파벳에 이미 익숙한 우리가 인도네시아어를 쉽게 배우는 것은 당연지사)

이렇게 비공식적으로 널리 통용되던 것이...
20세기에 이르러 민족주의 의식이 싹트면서
1928년 10월 28일 수라바야에서 청년단체에 의해 '청년의 맹세'가 선언되는데,
이 때 "하나의 조국, 인도네시아!  
하나의 민족, 인도네시아! 
하나의 언어, 바하사 인도네시아!"
라는 슬로건이 널리 제창된다.
결국 1945년 우리나라보다 3일 늦은 8월 18일에 
인도네시아는 독립을 쟁취하게 되고,
(네덜란드로 식민지배 350년, 일본 식민지배 3년)
바하사 인도네시아는 헌법에 의해 인도네시아의 국어로 제정되기에 이른다.

인도네시아어를 공부하다보면
다양한 단어들이 여러 지역어로부터 유래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어떤 단어는 자바어에서 온 것이고
어떤 단어는 어원이 파당이라고 한다.
(Padang, 수마트라 섬의 한 지역, 그 지역 민족 이름이기도 함)
이렇게 다양한 민족의 토속언어를(Vernacular) 반영하여 
바하사 인도네시아는 발전되어 온 것이다.

다양성 속의 통일(Bhinneka Tunggal Ika)을 국가 슬로건으로 내세운 인도네시아.
수많은 민족과 언어, 지방색이 한데 어우러져 생활하는 인도네시아는
단일민족, 단일언어를 사용해 온 한국인의 입장에서 
참으로 새롭고 색다른 모습이며, 학문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인도네시아의 문화와 언어에 대해 공부해야 할 것이 
정말 끝없이 많다고 생각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