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자카르타의 비엔날레
에콰도르 전, 인디아 전을 테마로 하여
한 달의 기간에 걸친 비엔날레가 열린다는 정보를 학생으로부터 입수.
주말 오후, 말리오보로로 향했다.
바로 여기, Taman Budaya 건물을 찾느라 한참을 걸었다.
중간에 베짝 아저씨들의 호객행위를 스무 번은 넘게 거절했던 것 같다.
"Tidak usah makasih 고맙지만 괜찮아요"
라고 거절해도 되지만,
자바어로 "Botensa" 라고 거절하면,
'어랏, 이 사람 관광객 아니고 자바사람인가?'
하고 생각하며 더이상 따라오지 않는다. 헤헤
오랜만의 전시회 관람이라 가벼운 발걸음으로 열심히 목적지를 향했다.
아무래도 한국만큼 문화생활을 자주 못하는게 현실이니까...
이런게 열리면 무조건 찾아가야 된다. ㅎㅎ
Bringharjo 재래시장 뒤쪽에 위치해 있는 Taman Budaya(문화의 공원 정도가 되겠다)
규모가 큰 2층 건물이 두 개나 위치해 있고,
부지도 매우 넓어 보였다. 경비 아저씨들도 많이 계시고,
주변에는 행사를 준비하는 젊은이들로 북적북적...
그런데 어째 관람객보다 스태프 인원이 더 많아 보였다. ㅎㅎ
다른 공간에서는 에콰도르 전이 열리고,
이곳에서는 인디아 전이 한창이었다.
내가 논문지도를 했던 졸업반 학생 Kartiwi도 이번 비엔날레에 스태프로 참여
전시실 한 켠에 부스를 얻어 매일 밤을 새다시피 하곤 했는데,
한국 기업에 면접을 보기 위해 찌까랑에 갔기 때문에
이 날은 Tiwi를 만날 수 없어 아쉬웠다.
인디아 전 관람 시작.
인도 여성들을 더욱 아름답게 돋보이게 만드는 이마 장식 Bindi와
5천년 전부터 내려왔다는 아름다운 그림장식 Mehndi에 관한 설명이 나와 있었다.
3년 전 '인도'에서는 아니고... ㅎㅎ
'인도거리'(India street, Singapore)에서 신비롭게 생긴 인도 여성으로부터
어깨에 헤나그림을 그려넣은 적이 있다.
추상적인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비로움이란...
동물, 꽃, 종교적 문양과 기하학 무늬들이 어우러진 하나의 예술 멘디
천연염료로 멘디를 몸에 그리는 것 자체가 인도에서는 하나의 축제와 같은 의미라고...
ㅎㅎ 역시 희야가 지나칠 수 없는 인도의 음식들과 관련된 부스
화덕에 바싹 구운 난과 빠알간 탄두리 치킨
그리고 인도 특유의 향이 가득한 커리들...
처음에는 입에 안 맞는다고 생각했었는데
먹다보면 나도 모르게 중독되는 게 인도음식인 것 같다.
아, 족자에도 Jl. sagan에 분위기 좋은 인도음식점이 있다.
이름하여 타지마할 레스토랑
오래전에 찍어둔 타지마할 레스토랑의 사진이 있었다. ㅎㅎ
고소한 난과 커리 그리고 치킨과 샐러드
스읍...ㅎㅎ
대학생 때 류시화 님의 '지구별 여행자'를 읽고 나서 늘 동경의 대상이었던 인도.
엄격한 신분제도와 빈곤, 질병 등이 만연해 있으리라는 나의 편견을 없애주었던,
인생을 배우고 진정한 나를 만나게 해 줄 것만 같은 인도에 대한 환상을 갖게 해주었던 책.
대학 때부터 줄곧 마음 먹었던 인도여행을 아직 떠나고 있지는 못하지만,
언젠가는 꼭 배낭하나 둘러매고 훌쩍 인도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다.
인도가 아닌 인도네시아에 있는 지금의 나에게
잊었던 그 동경을 다시금 불러일으켰던 족자의 비엔날레 인디아 전이었다.
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개최한 비엔날레라고 들었는데
기억에 남는 멋진 예술품들도 많이 있었다.
대학생 스태프에게 부탁해서 사진 한 컷 찍기.
인도네시아에 오기 전,
예술의 전당 근처에 살면서 주말마다 산책 겸 미술관 나들이를 즐겼던 내가
족자에 와서 목말랐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전시회 관람이었다.
상설 전시회가 열리지 않는다고,
박람회는 늘 바띡과 관련된 것 뿐이라고,
투덜댈 것이 아니라
이렇게 직접 찾아보고 돌아 다니다 보면 멋진 작품들도 만날 수 있고
잊었던 옛날의 다짐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시간
족자는 정말 없는게 없는 문화의 도시라고 다시 한 번 느낀 하루
더하기.
말리오보로 거리 한 곳에 여행자 안내소가 위치해 있다.
더 정확한 설명을 기하자면,
트랜스 족자카르타 'Malioboro dua(말리오보로2)' 정류장에서 오른쪽 5m부근에 위치한
Tourist information center에는 직원분들이 두 분 무료하게 앉아 계시는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갈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신다.
그곳에서 목적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고,
족자카르타의 지도와 매달 열리는 행사표를 받아볼 수 있어
문화행사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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