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의 주최로 2012 자카르타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바로 오늘 6월 28일 인도네시아 대학교(UI)에서 열렸다.
본선에 진출한 12명의 참가자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한 주제로
각자 마음껏 한국어 실력을 발휘했다.
내가 UGM에서 가르치던 페비와 이차도 오늘 말하기 대회를 위해
멀리 족자카르타에서 기차를 타고 열심히 달려왔다.
왼쪽 페비와 가운데 이차
페비의 경우 지난해 나와 함께 대본도 준비하고 열심히 연습했었지만
아쉽게도 준우승에 머물렀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이차의 경우는 신입생인데도 한국어를 어찌나 잘하는지
똑똑하고 욕심많은 이차답게 열심히 준비해서 당당하게 처음 이 대회에 나온 것.
대기실로 가기 전 찰칵~
둘다 많이 긴장돼 보였다. ㅎㅎ
대기실로 달려가는 모습~
와우~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무료 간식
이날 무료 간식을 모든 방문객과 참가자에게 제공한 CJ 뚜레쥬르~
(특히 나는 뚜레쥬르의 '쇼콜라 케익 2호'를 매우 좋아하는데,
그런데 자카르타에는 없다 ㅜㅜ)
통크게 협찬한 CJ며,
한국어학과가 개설된 모든 대학에 매학기 장학금을 후원하는 KORINDO며,
한국 기업들 다들 훌륭한 사회적 기업들이구나...ㅎㅎ
강당 안으로 들어가니 사회자가 행사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김영선 대사님도 오시고,
여러 귀빈들과 UI의 신영덕 교수님 부부께서도 와 계셨다.
지난 1월에 족자에서 뵙고
어느덧 반 년이 흘러 이렇게 자카르타에서 뵙게 되니
신교수님 부부가 무척 반갑게 느껴졌다.
드디어 행사가 시작되고~
첫번째 발표자인 인도네시아 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
첫번째 순서부터 어찌나 잘하던지...
그리고 네 번째 순서인 페비
페비는 한국을 좋아하는 세 가지 이유에 대해서 말했는데
한국의 음악과 드라마, 한국의 문화와 음식
그리고 한국의 역사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노래와 드라마를 너무 좋아해서
같은 학년 중에 한국말도 가장 잘하고,
공부면 공부, 과제면 과제, 영어면 영어,
성격이면 성격 뭐하나 빠지는게 없는 멋진 페비.
이어서 다섯번째가 신입생 이차
이차는 고교시절 의대진학을 원하셨던 어머니와 학업 갈등, 진로 갈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소녀시대의 '어머니께'라는 노래를 듣고
깊이 반성하고 어머니를 이해하고 결국 화해까지 하게 되었다고...
중간에 이차는 내용을 잊어버려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꿋꿋하게 끝까지 잘해냈다.
우리 학생들, 아니 오늘 참가한 모든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기특하고 대견했다.
수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한국이 너무 좋아 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웠다며,
한국어능력시험 초급을 합격했다고 기뻐하던 참가자,
50년 전 인도네시아보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았던 한국이 지금 이렇게 발전한 것처럼
앞으로 인도네시아의 성장을 이끌겠다던 참가자,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인 한글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참가자 등등...
오늘 나는 한국을 이렇게 진심으로 사랑하고 배우려고 노력하는 인도네시아인들 사이에서
가슴속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참가자의 이름과 주제까지 일일이 메모하며 경청하시던
신교수님 사모님의 말씀이 아직도 생각난다.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아이들입니까?
한국과 인도네시아 두 나라 모두에 소중한 아이들이지요"
두 나라 모두에 소중한 아이들
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나의 어깨는 얼마나 무거우냐
더 많이 공부하고, 내가 더 많이 실력을 쌓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어진 축하공연
짜잔~ 꺅! UGM의 부채춤 동아리 학생들이다!
K-pop커버댄스와 사물놀이, 인도네시아 전통춤 등 다양한 공연들이 이어졌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우리 졸업반 8학기 학생들의 부채춤~
내가 가장 싸랑하는 우리 8학기 학생들이
족자에서 시험기간인 후배들을 대신해
이렇게 논문을 잠시 미뤄두고 달려온 것이다.
대기실에서 오랜만에(족자를 떠나던 날 아침 공항에서의 마지막 만남 이후)
만난 우리는 서로 얼싸안고 눈물이 그렁그렁~
나를 위해 부채꽃을 만들어준 우리 학생들~ ㅎㅎ
꽃 속에 숨었다.
여러분~ 더운데 얼른 옷 갈아입고 밥먹으러 갑시당~
UI안에는 한국식당이 있다.
아마 BIPA 프로그램을 듣는 한국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비빔밥과 순두부 찌개, 떡볶이 등을 시키고
그렇게 짧고도 아쉬운 점심식사를 뒤로한 채 나는 구나다르마 대학교로 출근~
한국어 초초급인 우리 공대 학생들에게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다녀온 이야기를 열심히 해주며
한국어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실컷 한 뒤 한국어 수업을 했다. ㅎㅎ
혹시 또 모르지...
내년 우승자는 우리 구나다르마 대학교 학생 중에 나올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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