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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9일 화요일

족자카르타 병원

족자카르타의 병원

피트리 선생님의 약혼자 입원 ㅠㅠ
학과 사무실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었다.
피트리 선생님의 약혼자가 오토바이 사고로 집중 치료실에서 치료중이라고 한다.
그 날 몇몇 선생님들께서는 3시에 바로 문병을 가셨고, 나는 수업이 오후까지 있는터라
다음날 혼자 문병을 나섰다.
병원은 노보텔 맞은편에 위치한 Bethesda병원.
찾아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으나
병원 내에서 ICU를 찾기가 어려웠다.
병원이 낮고 넓게 지어져서 내부를 빙빙 돌았다. 
병원 입구 모습



집중치료실은 구조가...
유리로 된 집중치료실 안에서 환자가 회복중이고
유리벽 뒤편에서 가족들이 환자를 지켜볼 수 있는 두 평 남짓한 공간이 있다.
이 좁은 공간에서 가족들이 걱정과 근심으로 환자의 회복을 기다리는데
집중치료실 커튼이 오후 12시와 6시 총 두차례 한시간씩 열린다고 한다.
이 때 환자 얼굴을 보기 위해 가족들은 모두 항시대기 모드로 들어간다.

들은대로 108호 병동을 겨우 찾았는데,
아이구, 살짝 열린 문틈으로 보니 어머님으로 보이는 나이든 여자분과 피트리 선생님께서
사이좋게 낮잠을 주무시고 계셨다.
에어컨도 없고, 실내는 좁고, 날씨도 무척 더웠는데
많이 피곤하고 지친 모습으로...
뭐... 책 보면서 한 20분쯤 그 앞에 쭈그려 앉아서 기다렸던 것 같다.
마침 약혼자의 누님이라는 분들이 오셔서 시끌시끌...
피트리 선생님과 시어머니 되실분께서 잠에서 깨어, 나를 보시더니 깜짝 놀라신다

가져간 음식들을 드리고,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
인도네시아어 책에서 문병 관련 챕터 본문을 한 번 읽고 가길 잘했다.
피트리 선생님께서는 예상 못하셨던지 눈물을 글썽글썽 하신다.
아이구 맘 여린 우리 피트리 선생님 얼마나 놀라셨을까?
어머님께서도 나를 어찌나 예뻐하시던지
피부도 희고 키도 크다며, 오랑꼬레아들은 어쩜 그렇게 다들 예쁘냐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금 빠른 속도로 달리던 피트리 선생님 남자친구께서 앞 차가 급제동하는 바람에
덩달아 갑자기 멈춰섰고 그 때 오토바이 핸들에 배를 심하게 부딪혔는데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왔다고 한다.
장출혈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피트리 선생님은 사고가 있던 날부터 계속 병원을 지키며 눈물로 밤을 새웠는데
얼굴이 반쪽이 돼 있었다.

두어 시간 대화를 나누다보니, 오후 6시 집중 치료실 커튼이 열릴 시간이 되었다.
남자친구 얼굴 보고 가라며 피트리 선생님도, 그리고 어머님도 나를 붙잡았다. 
사진은 어머님이 찍으라고 하셔서...

이렇게 누워있는 환자의 모습을 한시간동안 지켜볼 수 있다.
내가 왔다고 약혼자에게 알렸더니, 이렇게

손으로 G.A.M.S.A.H.A.M.N.I.D.A를 만들어 보여주셨다.
와 나도 눈물이 핑 돌았다.
어서 빨리 나으셔야 할텐데...

다행히 며칠 입원해서 치료 받으면 좋아질거라고 하니, 한시름 놓인다.
학교 행사가 늦게 끝날때면 항상 피트리 선생님을 집에 바래다 주기위해 찾아오시던
인상 좋은 분이셨는데...
하루 빨리 완쾌하셨으면 좋겠다.
인도네시아 병원의 집중치료실...
두 번은 경험하고 싶지 않은 곳!
정말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느낀 날이다.

여기는 내가 몇 달 전 알러지 때문에 찾았던 족자의 인터내셔널 병원
어마어마한 규모에 깨끗하고 친절한 직원들,
현대적인 시설까지 갖추고 있었다.
Ring road Utara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이건 작년, 인도네시아 음식에 적응하기 전,
심한 장티푸스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모습.
보고서 마감일이라서 아픈 와중에도 컴퓨터로 작업했던 기억이 ㅎㅎ
가자마다 대학교 바로 앞에 위치한 Pantih Rapi 병원이다.
기독교 병원이고, 규모도 엄청 크고, 약도 잘 듣는 것 같다.
가깝고, 친절해서 내가 자주 이용하는(?) 병원.
그렇지만 대기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약간의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많이 아프다면 바로 응급실로 직행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
많이 아픈게 아니면, 미리 전화로 진료를 원하는 해당 과에 예약을 먼저 한 후
병원에 가서 역시 두 시간 정도 기다리고 바로 진찰 받을 수 있다.

타국 나와서 생활하면서 자기 건강은 정말 자기 스스로 챙겨야 된다.

2011년 11월 12일 토요일

UGM 한국의 날 축제 'KOREAN DAYS 2011'

한국어학과의 가장 큰 행사 '한국의 날'이 다가왔다.
우리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이미 한 달여 전부터 이 행사를 준비 해왔다.
이번에는 지난해와는 다르게 한인회의 도움으로 행사 규모도 커지고
한국 관광공사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초빙된 다양한 공연팀도 출연하여
더욱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이루어졌다.


학생들이 제작 배포한 포스터

1일 아침 첫 행사로 10시 세미나가 잡혀있었기 때문에
세미나 발표자인 나는 9시쯤 학교 강당으로 나가보았다.
새벽 2시부터 모였다는 열정적인 우리 학생들은
잠 한숨 못자고 스탠드 꾸미는 것을 마무리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부채춤 스탠드
이 공간에서는 전통춤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세미나장 앞
이 날 발표 주제는 Korean local wisdom으로 총 발표자는 세 명이 정해졌다.
니닝 선생님께서는 유교문화와 장남, 제사 등과 관련한 한국의 전통을
와힛 선생님께서는 단군신화와 한국인과의 관계를
그리고 나는 한의학에 대한 것들을 발표주제로 삼았다.

지난 해에는 K-pop을 주제로 하여 영어로 발표했었는데,
주제가 쉬워서 좀 더 편했던 반면,
이번에는 한의학의 기초 사상과 역사와 종류와 현대의학과의 차이, 유용성 등
한국어로도 설명하기 힘든 것들을
인도네시아어로 발표하려니 여간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니었다.
많이 준비했음에도 아쉬움이 남는 세미나였다.


한글 배우기 스탠드에서는 1,2 학년 학생들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글 자모 교육을 하고 있었다.
스탠드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가 붙잡힌 나도 ...

ㅎㅎ 이렇게 수업을 급하게 진행하게 되었다.
옆 무대에서는 댄스 경연대회가 열리고 음악소리는 시끄럽고
강당은 쩌렁쩌렁 울리는 와중에
초급한글 수업을 하려니, 한 타임 마치고 난 내 목소리는.....;;;
그래도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쓴 종이를 들고 스탠드를 나설 때 이들의 만족하는 눈빛이란 ^-^

인기만점의 한국음식 스탠드
비빔밥 주먹밥 떡볶이  한국과자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 학생들 새벽부터 열심히 요리하더니...
맛은 못 봤지만 두 시간만에 매진되었다는 얘길 들으니
음... 맛이 보통이 아니었나보다 ㅎㅎ

남아있던 한국과자들 모습만 카메라에 담았다
나름 수입과자?이므로 한국보다 더 비싼 편인데...
그래도 한국의 날이니만큼 사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아, 카라멜콘과 땅콩! ㅜㅜ

사물놀이 스탠드
찾아오신 손님들보다 우리 학생들이 더 신난 모습이다


지난 해에 3일 동안 5천 명이 다녀간 성공적인 축제
올해는 축제 규모도  커진 만큼 그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공식 집계 인원이 나오면 그 때 업데이트 하기로...

한복 입어보기 스탠드
찾아온 방문객들의 줄이 어찌나 길던지...


그리고 저녁시간
간단히 한 시간 가량의 식사와 휴식 시간이 주어지고
우리는 7시 5분 선생님들의 무대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기 위해 과사무실에 모였다
지난 2주 동안 5번 모임을 통해 열심히 연습한 원더걸스의 노바디와 인도네시아의 트롯(?)
이 두 곡을 열심히 안무 맞춰서 준비해왔다.
학생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로...
그런데 과사에서 나는 또 한번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고야 말았다.


물론 하루 다섯 번 올리는 기도가 일상생활이 되어 있다고는 하나
저렇게 옆에서 춤 연습하고 한쪽에서는 경건하게 기도를 올린다는게....
나는 입이 벌어질 정도로 놀라웠으나
선생님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쿵짝쿵짝 노바디 노바디 벗 유~
춤을 열심히 연습하셨고,
니닝 선생님께서는 열심히 절을 하셨다.

......................................................................
과사무실 안에선
이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나만 더 신기한 사람이 되는 분위기...


어찌됐든 마지막 점검도 마치고
의상도 갈아입고 우리는 드디어 공연을...
ㅎㅎ

공연 모습

평소에 얌전한 모습으로 수업하고 과제만 잔뜩 내주시던 선생님들이
이렇게 무대 위에서 열심히 코믹댄스를 추는 모습에
학생들은 이날 완전 광란의 도가니였다.
선생님 선생님 사랑해요를 외쳐대는 우리 사랑스런 학생들
첫 스타트도 틀리고 춤 순서도 섞이고
뒤죽박죽 어설픈 공연이었지만
너무나 좋아해주는 학생들 덕에 우리 선생님들도 정말 감동 그 자체

이 날 모인 모든 사람들과 '사랑해요'를 외치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우리 뒤로도 밴드와 여러 공연들이 있었지만
우리만큼의 환호를 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ㅎㅎ

그리고 3일째 되던 날은
한인회의 협조로 공연이 이루어지는 'Korea towards you'행사
세계 무대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한국의 B-boy댄싱팀인 고릴라 크루 멤버들이
이 멀리 인도네시아의 족자카르타에까지 공연을 위해 와 주었다.
생전 이런 공연을 실제로 본 적 없었을 우리 학생들과 일반 방문객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듯 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 집필활동에 바쁘신 이외수 선생님께서 오신 줄 알고... ㅎㅎ
농담이고...
정말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 하루였다.

홍대 전용관에서 드로잉쇼 'HERO'를 공연하고 있다는 네 분
음악과 춤과 컬트와 예술이 어우러진 멋진 무대였다.
마지막에 석굴암과 족자의 보로부드르 사원을 그린 멋진 그림은
정말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 먼 곳까지 와주신 모든 출연자분들...
족자의 우리 학생들, 한인들, 그리고 그 날 행사를 지켜 본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남기고 가셨다.

아, 갑자기 홍대 앞에 가서 떡볶이도 먹고,
좋은 공연들도 보고 싶어졌다.

이렇게 3일간의 한국의 날 행사가 모두 끝났다.
목요일 마지막 행사를 마치고 나니, 12시.
그동안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쉬지도 못했을 우리 학생들은...
이날도 끝가지 귀가하지 않고 남아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눈물도 보이고 박수도 쳐주고, 서로 아쉬움을 달래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그 동안 문제도 많고 다툼도 많았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큰 행사를 치름으로써,
이들은 더 멋진 어른으로 한 발 다가갈 수 있으리라...

정말 기특하고 대견한 우리 학생들, 
"선생님, 너무 피곤해요, 내일 수업이요...??"
하고 묻는 우리 학생들에게 나는 금요일 두 과목의 휴강 소식을 알렸고,
학생들은 또 한번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그렇게 그 밤이 마무리 되었다.
"내일 수업 휴강하는 대신 조건이 있어요.
한국의 날 행사가 끝난 후 느낀점 감상문 레포트 써 오세요"
^-^

2011년 11월 1일 화요일

Korean Singing Competition@대장금 식당

한국노래경연대회
23.OCT. 2011

매년 열리는 한국어학과의 가장 큰 축제 한국의 날이 다가왔다.
축제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 일요일,
한국노래경연대회 예선이 대장금 한국식당에서 펼쳐졌다.

9시에 시작되는 노래자랑,
우리 학생들은 아침 6시부터 집합했다고...
나는 이번 한국노래경연대회에서
한국어 발음과 억양 등을 평가도록 부탁받았다.


대장금 식당 입구의 포스터
지난 한 달간 노래경연대회 참가를 접수받은 신청자가 50여 명.
이 날 총 49개팀이 참가해서 열띤 경합을 벌였다.

식당의 안쪽 부분을 무대로 사용했다
일요일 외식업 장사는 대목일텐데
아침부터 저녁시간까지 식당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신
대장금 사장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이 날 심사위원으로 초빙된(?) 사람은 세 명.
왼쪽 나, 가운데 보컬 트레이너 그리고 퍼포먼스와 의상을 심사할 사니 선생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참가자가 49팀...
아침 9시에 시작된 행사는 저녁 7시에 끝이났다.
슈스케 심사위원이라도 된 것 마냥 이것저것 콕콕 잘못을 지적하던 나는
너무 피곤해서 쓰러질 지경이었다 ㅎㅎ
그리고 다음날 9시 수업 들어갔다는...

오픈 행사로 우리과 사물놀이 동아리의 공연이 있었다.
꽹과리 담당의 텐텐, 사물놀이의 리더를 상쇠라고 부르는 것 맞나?
이쪽저쪽을 번갈아 보며, 신나게 악기를 두드리는 밝은 얼굴의 텐텐을 보면서
나도 절로 어깨춤이 덩실덩실 ㅎㅎ
신명나는 우리 가락 한 마당에 모두들 흥이 절로 났다

이 날 진행을 맡은 3학년 학생들,
남학생 요기와 여학생 노르웨기아
7학기 학생들 중에 성격도 밝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항상 눈에 띄던 친구들이다
이 날 행사 진행도 어찌나 재치있고 재미있게 하던지...

한삼춤 동아리 학생들의 공연

부채춤 동아리의 공연

2NE1의 노래를 멋지게 부르던 고등학생들
다시금 K-pop의 인기를 실감한 하루
아니 어쩜 춤과 노래와 의상과 분위기까지 저렇게 흡사하게 따라하는지...
인도네시아의 어린 학생들, 매일 밥먹고 한국 노래와 춤연습에 매진하는 것 같았다.

기타 연주실력이 뛰어났던 밴드의 무대
'외톨이야'를 어찌나 멋지게 부르던지
우리 여학생들은 꺄~악 꺄~악
정말 어려보이는 참가자들
대세는 2NE1이었다.
47개 팀의 참가자들 중에 lonely를 부른 팀이 5팀,
it hurts를 부른 팀이 3팀 ㅎㅎㅎ

참가자들과 스태프들에게 간식이 주어지긴 했지만,
행사장소가 식당인만큼 맛있는 요리도 사 먹을 수 있었다.
무대 뒤켠에 마련된 스탠드에서 한국음식 짬뽕, 떡볶이 등도 먹을 수 있었다.
이 날 한인 사장님 중에 한 분이 고생한다고 떡볶이도 사주셨다.


인도네시아의 한국식당 '대장금'의 자랑
직원들 모두는 장금이 복장 ㅎㅎㅎ


우리과의 라이벌, 바로 우리 학과 사무실 건너편에 위치한 일본어학과 학생들의 무대였다.
일본어를 전공해서인지 발음에 nasal sound가 너무 많이 사용되어서
일본어인지 한국어인지 헷갈렸지만 
그래도 귀여운 학생들의 무대였다. 



이렇게 총 49개의 팀 중에서 11월 1일과 2일 노래자랑 본선에 진출하는 팀은 모두 8팀
나와 다른 선생님들, 그리고 한인분들의 평가까지 모두 종합해서 총 8팀을 선발했다.
다들 실력도 쟁쟁하고 한국노래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드러나보여서
누구를 떨어뜨리고 누구를 붙이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거의 대부분이 한국의 최신 댄스음악이었지만,
이승철과 이은미같은 가수들 노래도 등장해서 반가웠다. ㅎㅎ
한국음악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열정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한국인인 우리들과 한국정부가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